작지만 차분하게

낮지만 강인하게

고요하지만 긴 파장처럼 귓가를 울리는 듯한 글들이 모였다고 표현하면 좋을 거 같은 책

 

흔히 지나치고 쉽게 지나쳤던 일상을 작가의 또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 그리고 일상들,,,,

그 속에 내 이야기도 있고 친구의 이야기도 있고 우리의 이야기가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런가보다 지나쳤던 일이 아..그래서 그랬구나..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런 이유가 있어 그리 되었던 거구나..하며 알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책

그녀는 내게 그렇게 작고 사소했던 또는 커다랗지만 그 일에 가려져 알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차분히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손글씨로 편지를 보내오듯이 말이다.

정말 그녀의 아기자기한 손글씨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난 알지도 못하는 그녀의 음색이 내 귓가를 간지르듯 속삭이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혼자서 끙끙 앓고 있던 문제를 가까운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뒤

순식간에 개운하게 출어냈던 적이 있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일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도움을 청한다는 것은

내 안의 부력을 키워서 잘해내고 싶다는 뜻도 되니까.'

라는 글이다.

최근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모르는 부분이 많다보니 자꾸 묻기도 미안할 정도였다.

그러다 실수를 한 것이 늦게 생각나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일찍 연락을 취했는데..별일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쉬라는 이야기를 듣던 순간 두 눈에 눈물이 핑~!맺혔던 기억이 난다..불과 일주일전...

어쩌면 누군가에게 손만 내밀면 해결될 별일 아닌 것이었는데..

말못하고 혼자 끙끙 앓아야하는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그 순간은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또 한 부분은 여기다.

'등블 아래서는 볼 수 없어요'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가만히 눈을 감고,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어둠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더 깊은 어둠이니까.

우린 밝은 곳에서만 볼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어두울 때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참으로 많은데 말입니다.

등대는 밝게 비추고 있지만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어둠속에 한 줄기 빛입니다..하지만 그 빛도 등불을 너무 밝게 밝혀 놓은 아래에서 보려하면 눈에 띠지 않을 수도 있다지요..그러니 우리는 사고의 시각을 변화시킬 줄도 알아야함을 잘 인식해야할 듯 합니다.

 

참 좋은 글들로 제 가슴을 촉촉히 적시고 보듬은 달팽이의 편지..

그녀의 글들을 왜 그렇게 이름지었는지 그 지인들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달팽이처럼 더디지만 목적지를 가지고 열심히 달려갑니다.

어느 순간 달팽이가 원하던 삶이 떡하니 눈 앞에 나타나있을 수 있을테니까요..

꾸준히 달려봅니다^^

 

무엇보다 감나무처럼 오색과 오상오절의 덕 있는 나무처럼 살아가는 삶을 누려보고 싶습니다^^

그녀의 작은 파리가 맞군! 하고 마지막장을 넘길 수 있는 책!

음..파리의 고풍스럽고 자유분방하며 어쩌면 외설적인 면까지 기대했다면 꽝!이다..ㅋ

그래도 참 유용한 정보를 실어놓긴 했는데..

그 내용이 참 아쉽다.

마치 파리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자주 보는 잡지 한 귀퉁이에 담아 놓는 소개글 정도랄까?

아마 우리나라의 어느 도시를 설명하라면 이보다 더 많은 정보로 넘쳐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 곳이 어디인가? 세계의 여성들이 꿈꾸는 도시 파리아닌가?

제목도 거창하지 않게 작은 파리라고 했다..그것도 나의...

그러니 그녀가 보고 경험한 파리의 작은 일부분을 그녀 나름의 기준에 의해 묘사된 것이다.

그래도 소박하니 이쁜 마음을 가진 그녀라 보여진다.

왠지 그 곳에 가면 모두가 늘씬하니 모델처럼 멋진 의상에 구두에 가방에 헤어스타일을 하고 지나갈 것 같지만

그렇게 살기 위해 그녀들도 남모르게 노력하고 있을테고 그녀가 소개하는 그런 곳에 가기 위해 그녀들은 한달을 굶을지도 모를일이다.

유로의 개념이 없는 나에게는 가격은 그저 아..하고 넘어가는 정도지만 그 곳에 머물고 있는 그녀들의 시선을 끌만한 메리트가 있는 곳이라면 한달 월급이 아깝지 않을지도 모를일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 책은 대부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가장 편한 그리고 가장 정겨운 곳을 담아내고 있는 듯 했다.

아름다운 도시 파리...아름다워야하는 도시 파리..아름답다고 상상할 수 밖에 없는 도시 파리...

언젠가 그 곳에 가면 이 책에 나온 어떤 곳을 스치게 될지도..그리고 기억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파리를 소개했던 책속의 짜장면집 이야기...

무엇보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끌었던 건 이색직업이었다.

속옷을 배달하는 직업과 아파트를 한권의 책으로 담아내는 직업등등...

이 작은 책에서 나는 내가 꿈꾸는 미래에 또 하나의 숙제를 남기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자꾸만 늘어날 수록 인생은 조금 더 복잡해지고 미래완성은 늦춰지겠지만 그래도 늘 새로운 일과의 만남은 행복을 선물한다.

작은 파리에서 큰 꿈을 꾸워본다^^

 

또한 요즘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글만 나열하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 이 책도 그렇다.

그림과 사진들이 참 많이 삽입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이 작은 파리에 대한 그림들이 참 맘에 든다. 마치 주금깨 삐삐가 그려놓았을 법한 일러스트들 말이다.

그 중 하나는 휴대폰에 찍어 저장중이다.^^ 왠지 나같다^^

사진들은 색감을 두드러지게 살려낸 듯 하다. 붉은 기운과 초록의 기운 노란 기운이 도는 사진들은 그에 맞게 맛깔스럽기도하고 신비스럽기도하고 신선해보이기도하다.

작은 파리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 듯 하다.

 

글과 사진 그림이 재미나게 엮여진 파리를 꿈꾸게 하는 작은 이야기책같다.

시집이라하면 제목 넣고 그 아래 제목에 맞는 내용이 쓰여지는 그 것을 시집이라 하는 줄 알았다.

시인의 마음은 일반인들의 마음처럼 하트가 아니라 늘 변화하는 느낌이랄까?^^

 

모아스님의 성품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선시집이랄까?

글을 읽다가 참 많이도 웃고 참 많이도 고민했다.

마치 내 옆에 계시는 스님께서 그 상황에서 그리 메모 해 놓았을 법한 내용과 글체를 보면서 그렇게 곁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크게 나뉠것도 없고 크게 목에 힘 줄 제목도 필요없이 그저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한마디 한줄 적어내 주시는 것만 같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내 카톡사진으로 사용중이기도 하다

 

삶의 목표는 늘상 세워나가지만 결국 삶에 지들어 그 목표점을 잃고 살지는 않는지 나를 되돌아 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그 점 찍은 놈이 자신이라면 참...

 

아무리 급해도 사람을 밀치고 가면 사람을 놓친다..이 글도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죠..

우린 늘 빨리빨리에 길들여져있어서 남들보다 조금만 늦어도 뒤쳐지는 기분이 들어 그 익숙함에 자신이 무능하다고 판단하고 잘못된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도 있었습니다. 헌데 가만 생각해보면 급히 지나면 만날 인연들도 내 뒤로 무도 숨어버리고 마는 거란 생각에 머물게 되는 것이지요..

조금만 주위에 눈과 귀와 마음을 열어놓고 사람답게 걷다보면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만나고 부딪기며 살아가지지 않을까요?하는 생각말입니다...

 

 

 

또 제 가슴을 멍하게 한 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랑하는

짝 잃고

마음

아파서

그 세월

데리고

나들이

하였나

 

이따금 들리는

산새 소리만

오지도

가지도 않고

마음만 설래누나

 

스님은 제 마음을 알고  이글을 남기신 것만 같더라구요.,.,^^

요래저래 설래는 마음은 요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우리마음같아요

 

근래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와 사람들로 인해 보듬어지는 것과 사람들에게서 얻는 행복이 참 묘하게 얽히고 있는 제게

스님의 툭 던지듯 적어내린 글들은 가슴으로 차곡차곡 먼지 쌓이든 켜켜히 얹어져갑니다.

그렇게 조금씩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금 펼쳐보면 바람타고 먼지 날리듯 그 이야기들이 제게 또 하나의 선물이 되지 싶습니다.

 

어찌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참으로 쉬운 그림같기도 한 그림들....

이야기속에 나오는 느낌을 붙으로만 표현하는 건 그리 쉽지 않음에도 그 선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한 귀절 한 귀절들이 이 세상 살아감에 귀한 걸음이 되어 내 삶에 물 흐르듯 적셔들어 편안한 마음으로 삶을 대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 잠시나마 머물러봅니다.

 

굳이 종교를 갖지 않았어도 그 마음이 무얼 이야기하는지 알아듣기 어렵지 않습니다.

편안하게 쪽지 주고 받는 기분으로 책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꼭 한 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