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사랑하시오. 당신이 사랑한다면 사랑하시오.
그렇게 하시오. 당신은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오.
다만, 그대가 사랑하는 것이 그대를 사랑해주기 바라지 않고도 지금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사랑하시오.
하지만 사랑한다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그리 오래도록 당신 곁에 머무는 것은 아니라오.
그러니 때로는 당신 마음이 그렇다 할지라도 한 번쯤 그 마음을, 그 말을 비밀로 묻어두는 것도 좋을 일이오.
그대, 언젠가 그대도 꼭 그대 같은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오.
본문 p224~225
이 책이 하고 있는 말은 이것이지 않았을까?
조금은 산만하고 많이도 사적인 이 책이 준 나의 느낌은 딱 저 귀절에서 마음을 움직였고 그가 너무도 외로워 몸부림 치며 나름대로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마치 나를 보는 듯...
난 늘 그립지 않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아니 외롭지 않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것이다.
하지만 우리 삶은 죄다 외로움 투성이이다. 어디하나 외롭지 않은 구석을 찾아내기가 어렵지 않은가?
나만 그런것인가? 그 외로움을 이겨내는 많은 방법 중 하나가 오히려 그 외로움을 즐기는 것이지 않은가?
어쩌면 현란한 변명일 수 있으나 지은이는 여행이라는 멋진 프로젝트안에서 자신의 외로움을 이겨내고 있는 것같았다.
여행에서 만난 인연들의 이야기, 풍경을 바라보던 지은이의 심리적 반영 사색 등은 마치 나는 외로워 미치겠는데 나를 떠난 너는 어떻게 지내는지...난 이렇게 너를 잊기 위해 아니 잊어가며 살고 있다. 보고 있지? 하는 느낌이 강하다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독자가 아닌 그의 떠난 여인이 되어 있었다.
그는 나에게 난 이렇게 잘 지내고 있어..너도 잘 지내고 있는 거라 믿을께..
이곳에선 이런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이런 추억을 남겼어.
여행이 쉽진 않지만 너를 잊고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 선택한 이 길위에서 나는 나를 다시 일으켜새우는 중이야..
헌데 추억은 늘 한 곳에 머물러 있네....
여기..내 가슴에..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왜 일까? 지은이는 그렇다고 표현한 구석이 어디에도 없는데 내 보기에는 그 한 사람이 꼭 보아주길 바라는 느낌이
너무도 강하게 와 닿았다.^^ 난 점쟁이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 그의 마음이 글 여기저기에 묻어나니 그 외로움이 더욱 깊어지기만 한다.
시작은 멋진 제목에서 였다면 마침은 끝나지 않는 여행길로의 시작이라고 해야겠다.
내 삶의 여행에 함께할 동반자가 생길 수도 있고 홀로 갈 수도 있겠지만 삶의 갈증을 해소하는 가장 행복한 방법은 여행이며 그 여행을 통해 조금은 솔직해지는 자신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난 지금도 지구라는 행성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한 사람으로 여행을 하는 중이다.
내 삶의 중반을 향해 열심히 둘러보며 감상중인 것은 아닐까?
사랑에는 책임이 따르는 진실을 잊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영원할지도 모를일이니 사랑하시요....라고..
그가 내게 따끔하게 충고하고 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