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교감하는 인간치유를 담은 책..

내가 동물과 그닥 친하지 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크게 감동을 준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어릴적 어머니의 재봉틀소리와 꽃무늬원단에 행복해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독특했다.

그는 게이나 성이상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만든 꽃무늬 원피스를 좋아했고

어머니가 만든 누나의 꽃무늬 원피스를 입어본 기억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스커트를 갖고 싶어하는 어름이 되었다.

그의 아래층 이웃 여자아이와도 교감이 이뤄지는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 시대가 가진 자신의 트라우마를 스스로 헤쳐 나가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를 감별해 내는 듯한 히다리 포목점의 고양이 사부로씨...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부로씨는 알고 있는 것처럼 대하고 행동하는 듯한 모습을 가진 근엄하고 위엄있는 고양이인 듯 비춰졌다.

그렇게 그는 히다리포목점을 다녀온 이후로 자신에 대한 아주 평범한 생활이 아니라 자신의 또 다른 자신을 위한 선물같은 것들을 쏟아내며 사회에 한 발을 다르게 내딛게 되는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그에게 꼭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단순 가족이지만 서로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현실까지 스스로 옭아맨 감옥에서 한 걸음씩 나가는 방법을 스스로 어머니의 재봉틀을 통해 열어가듯 아래집 소녀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은 독특한 일본인들의 생활을 엿보는 듯 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고양이를 인격체처럼 대하고 그리 생활하며 겪어내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인 여자와 무능하게만 살아온 한 남자의 만남...그리고 무능하다고 생각되었던 이 남자에게 우연히 다가온 히다리포목점의 사부로씨^^

그에게 아주 딱 적성에 맞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해준 사부로씨는 어떤 고양이일지...^^

그는 고양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어주고 그들을 존중해 주는 생소한 일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며 자신에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도 보여집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소설도 아니고 어떤 주제를 갖지도 않는다고 시작했는데..정말 있었던 일을 열거하듯 고양이들을 통해 자신의 변화하는 모습과 미래를 찾아가는 모습들이 하나씩 이뤄져가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반려동물을 그저 나를 즐겁게 하는 장난감이 아닌 친구이며 동료이며 가족이 되는 고양이를 존중해 마다않는 그들의 삶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되고 의지가 되면 도움이 되는 모습들을 통해 성장하고 치유되는 그들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새롭게 돌아보는 자신속에서 또 다시 성장하는 과정을 겪는 그들을 바라보는 나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또 하나의 방법을 선물받은 듯 하다.

지랄이야

가을엔 모든 것이 살랑대는구나

날으는 새도 흐르는 구름도

심지어 덜컹거리는 시골 버스도

살랑대고 지랄이야!

그리운 사람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리우누 사람 하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일이다

지금 그대는 그런 사람 있는가?

그 외에도 가슴에 뭉클뭉쿨 와 닿는 글들이 넘치는 책과의 만남은 무척이나 반갑고 즐겁다.

사람들은 행복했던 기억보다 힘들고 아팠던 기억에 더 많이 머물고 있는 것 같다.

만약 행복했던 기억에 머무는 사람이 더 많다면 흔히 말하는 정신병원이나 치매환자들이 그렇게 고통스럽진 않지 않을까?

그렇게 우린 아픔속에서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허허당스님의 그림은 꿈을 꾸고 있으며 희망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추장이 되고 픈 아이부터 우주와 일대일로 맞선 개미까지...

그림과 글들속에서 나를 참 많이도 발견했다면 나는 그 아픈 상처에 머물지 않고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이미 그 아픈 상처를 벗어난 사람인지..조금은 아리송한 그런 느낌이다..^^

내가 성인이 되고 맘 먹고 부모님께 편지라는 손글씨를 보내기 시작할 즈음 스님의 그림과 글을 만났고 내 부모님께 꼭 필요한 느낌을 고대로 담아 보낸 적도 있다.

스님은 말씀 하신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존재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놀랍고도 신비로운 예술임이 들림없다고...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잘 견뎌내고 이겨낼 수 있었던 그 이유였다.

살아 있음에 나 스스로 나를 빛내고 주위를 환하게 만들 수 있으며 나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통해 내가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 있음을 그 때 알았었다.

스님은 마치 내가 어느 순간 힘겨워 어깨를 늘어트리고 있는지 아는 사람마냥 불쑥 나타나 책 한권 내밀고 가신 듯 그렇게 내게 다가오신 것 같다^^

사랑함에 답을 구하려 하면 답답하기 그지 없으며 결국 그 조급함에 그 사랑이 떠나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순리에 따르라는 표현도 멋지고, 내가 지금 무엇으로 삶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를 즐길 줄은 아는지에 대한 이야기들과 구속된 내 마음을 열어 세상과 소통하는 기쁨을 노래하고 계셨다.. 그리고 내 마음이 어떠한지에 따라 그 마음을 즐길 줄 알게 되는 방법을 살며시 놓고 가셨다.

결국 모든 해답은 내가 찾아야하는 것이지만 그 해답 근처에 나를 놓고 슬그머니 손을 놓고 바라보고만 계신 듯 하다..

이 책을 다 읽었을 즈음..나에게 시련이 찾아왔다..헌데 난 이렇게 다 알고 기다려야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 상처에 매달려 서로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말그대로 지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리곤 기다리겠노라 나를 진정시키고 그 친구를 내려 놓았다. 친구는 언제까지나 친구일테니...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다면 말이다...그 친구는 내가 상처가 아니라 했고 나 또한 그 친구가 상처가 아니다. 내 삶의 동행인이지 않은가? 친구라는 그 존재 자체가 말이다..

허허당 스님의 글과 그림처럼 나의 존재가 더없이 아름답고 고귀하다는 걸 알고 기다릴 때 상대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나를 맞아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