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비슷한 또래의 글을 대할 때면 늘 부러움이 가장 먼저 든다.

이들이 이렇게 여행이나 여가에 대한 책을 낼 수 있는 여유가 부럽고 책을 쓰게 된 계기나 직업이 부럽고...

내 직업이나 나의 여유가 하잘것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남의 떡이 커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나에게도 산은 참으로 많은 부분 마음과 몸을 정화시키고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다.

어느 순간 오름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다...

계단을 오르는 것이 두려워 버스를 타고 다니고 등산이 두려워 평지를 달렸던 시간들이 그 뒤를 이었었다.

이 책을 만나서 자꾸만 꿈틀거리는 내 마음의 저 구석 어딘가가 숨을 쉬며 마구 달려들라 그래요^^

서울에 이렇게도 많은 산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기록...

제가 아는 산이라고는 북한산과 인왕산, 북악산과, 삼각산, 관악산, 청계산 정도 인 거 같은데...

아..우면산이 하나 더 있네요..ㅋㅋ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제가 아는 산도 꽤 되는군요...조금 뿌듯합니다..ㅋㅋ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올랐던 산들까지 합하면 좀 더 되겠지요?^^

무튼 이렇게 많은 산이 있었다니...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꽤 이름들이 낯익습니다..ㅋㅋ

서울근교에 있는 산들중에는 자전거를 타고 올랐던 곳도 있군요...물론 도로로...ㅋㅋ

사실 산에 가도 산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 올랐는지도 모르고 그냥 오르고 내렸던 것이 전부였던 어린시절이었기에..

산 이름에 귀를 기울일 때 쯤엔 산이 두려워졌던 시절쯤 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런데 이 책은 그 힘들던 산을 동네 뒷산 오르는 느낌으로 표현해주시니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지 않나 싶어요..ㅋ

굳이 서른즈음의 여자가 아니어도 우리에게 필요한 여유와 숲이라는 의미가 나무 하나하나에서 얻어지는 무엇보다 크게 다가올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가보고 싶은 산은 심학산입니다..책과 숲, 쇼핑까지 가능한..ㅋㅋ

나즈막한 산이라는 것도 매력적입니다..오름의 두려움은 좀 더 걸려 해소되지 싶으니 말입니다.

둘레길이 많이 생겨서 너무도 반갑지만..두어 코스 다녀오고 힘겨워 다시 미뤄진 탐방코스들이지요.ㅋ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어도 다리는 아랑곳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거지, 두려워하는 그 마음은 거기 그냥 내버려두고 다리는 계속 앞으로 거어가는 거야."

p241중에서..

요 말이 어쩜 그리도 가슴에 콕 와 닿던지...ㅋ

정말 제게 필요한 말이 아닌지 싶습니다.

건강하지 않다고 아프다고 힘들다고 자꾸만 미뤄지는 나의 운동시간들...

이젠 조금씩 더 나아가야지 싶습니다. 이렇게 미뤄가다 영영 좋은 경험을 못 하고 갈까봐 두려워지는...

이 책은 용기를 얹어주는 희망의 산책길들을 선물해주는 기분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힘겨운 산행이겠지만 나의 페이스에 맞춰 편안한 마음과 방법으로 정상이 아니더라도 다녀올 수 있다는 그 홀가분함이 매력적인....

좋은 책을 만났을 때 드는 설렘이 오랜만에 제게 찾아 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전공이 패션디자인이었던 나...

이미 오래전 일이되었고 지금은 그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패션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엔 나의 삶이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언제고 비슷한 그 분야에서 내 손이 내 몸이 내 마음이 움직이는 모습을 되찾을테니 말이다.

오래전 티비를 항상 켜 두던 시절에..^^ 런웨이 1을 시청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 저자는 3의 참여한 학생디자이너란다..

어찌보면 참으로 부러운 사람의 이야기를 나는 질투어린 눈으로 바라봤던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가끔 꿈을 꾸는데 나의 의상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실용적이라는 칭찬을 받으며 런워웨이를 횡보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아마 권순수라는 학생디자이너의 모습을 꿈꿨는지도 모른다..ㅋ

참으로 기특하게도 어린 나이에 많은 생각과 깊은 마음을 품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나이 먹고 세상에 찌들어도 꾸준히 남아주길 하는 마음이 크다^^

예술가인 아버지 아래에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알고 어린시절부터 꿈꿔온 당찬 아이의 모습에서 그녀를 다시금 강인한 한국의 여인으로 성장시킬 다음의 모습까지..기대가 아주 크다.

누구나 꿈꾸지만 꿈으로 그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꿈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는 사람도 있음을 그녀의 다이어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미 오래전의 일이 되었지만 그녀에겐 미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다이어리인 듯 느껴진 건 그녀의 성장을 더 지켜보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1등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당당하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모습을 스스로 느끼며 자부심을 갖는 모습에 참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막내동생같은 그녀의 여린 모습은 없고 어리지만 당차고 꿋꿋하며 자신의 갈길을 제대로 알고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언니같은 한국여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같은 공부를 했던...그녀는 아직도 하고 있는...동질감에 그녀의 이야기들에 공감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던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책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의 지혜를 싹틔우는 문화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해봅니다^^

키스...

지금은 흔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지만 조금만 과거로 돌아가도 키스라는 말을 젊은 아가씨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란 참으로 부끄러운 단어였지 않았는가?

그런 키스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예술로 승화된 이야기꺼리들을 시적으로 표현해 낸 작가의 시각이 참으로 낯설면서도 단아하고 깔끔하면서도 다양한 빛깔로 빚어진 하나의 시어들이 아니었는가 싶을 정도로 감성이 뭍어나는 이야기들이었다.

예술 작품들을 통해 그들의 삶까지 들여다 보게 되고 그 안에서 그들이 묘사해 내고 있는 키스에 대한 견해까지 작가는 어떻게 이런 발찍한 해석을 할 수 있었을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작가가 말하는 12가지의 키스에 대한 나열을 차분히 읽어내려가면서 그 예술품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같은 일화들을 찾아내고 그 일화들이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의 시련과 고통, 아픔과 사랑, 동경과 상상의 경계를 드나들게 되는 작가의 세계까지 키스에 대한 잔상들로 뒤엉켜져 내 눈앞으로 스멀스멀 피어났다.

지금까지 이런 키스가 있었는지 조차 몰랐던 내게 이렇게 다양한 키스에 대한 해석과 키스의 명칭까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단순히 사랑에 대한 애정표현만이 아니라 동경하는 마음에서 느껴지는 열정까지도 키스라는 주제를 더해 예술작품에 녹아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지만 그들이 그 당시에 왜 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저 사랑만이 아니라 그들속에 내재되어 있는 숨길 수 없는 표현을 사회에 반하여 표출 할 수 있는 단 한가지 방법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이 수많은 키스들을 우리 가슴 어딘가에 묻어두고 있지는 않을까? 아주 적절한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간이 지나고 후에 내게 기억되는 키스는 어떤 것일지 무척 궁금해지면서 이 책들이 가져다 준 12가지의 예술에 대한 키스견해를 살짝쿵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와줘서 무척 즐거웠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마지막의 환희의 키스...아기를 낳다 죽은 어머니.

그 어머니를 찾아 먼 훗날 당신처럼 옷을 벗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아이의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이야기엔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감동에 빠져버렸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죽음으로도 표현할 수 없고 그 어머니의 죽음앞에서 그 의지와 뜻을 읽을 수 있는 성년이 된 아이의 모습에서도 키스가 의미하는 또 다른 면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환희 기쁨 그 자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