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나 마음 공부에 관한 서적을 만날 때면 가장 힘든 부분이 이야기를 읽고는 있으나 나의 삶에 접목시키는 게 무척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작가나 인물이 집필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의 눈에서 바라본 그들의 시선에 담긴 이야기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어느 번역가를 만나느냐도 참 중요한 듯 하다. 그래서 외국인이 쓴 자기계발서를 피하기 일쑤였던 내게 제목부터 가슴을 두두리는 멋진 책을 만나게 한 인연은 어쩌면 지난 나 삶에게 주는 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많은 이들과 부딪히지 않는 환경에서 어쩌면 조금은 은둔하듯 살고 있는 이 생활에 아주 잘 적응하고 있는지도 모르기에 내 지난 내 삶에 주는 선물이라고 표현했으나 앞으로 닥쳐올 내 삶에의 선물이 될지도 모른다. 왜냐구? 내 삶의 현재는 과거고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단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종종 다시금 되시겨질 듯 하다는 말을 서두에 밝힌다.

그는 일본인이지만 타이에서의 출가를 무척 아름답게 받아 들이는 멋진 승려다.

자신이 가진 삶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바라보고 타인의 삶에까지 평안을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복받은 일이 아닐까? 일본의 많은 사람들도 우리나라의 많은 이들처럼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스님의 현재 그들을 위한 작은 템플스테이가 커다란 의미로 다가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나든 남이든 우리는 마음에 아픔이라는 선물을 종종 하고 살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그렇게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내 마음의 상처를 먼저 치유하는데 노력하다보면 상대의 마음에 일어난 상처에 눈을 뜨게 되지 않을까? 스님의 바라는 것은 억지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지금 여기'에 대한 바라보기가 아닐까 싶다. 나를 돌아보고 나면 내 주의를 돌아보게 되고 사랑만 넘치고 있는 것이 아님 고통에 대한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둘 수 있는 시간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스님을 찾아온 몇 재가자들에게서 얻어낸 이야기들 속엔 분명 나도 있었고 나의 지인도 있었다. 그 속에 관계에 대해 취약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무척 놀라기도 했다. 나는 그 상황에 어떤 대처를 해 왔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지금이라는 상황과 여기라는 현실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인가? 가만 되짚어보면 내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타인의 마음에 내가 이끌려 다니고 있었던 격이라 나는 무척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내왔던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을 그 즈음 만났더라면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아도 되는 시간들이 과거로 지나간 것이다.

불교에서 흔히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는 이야기는 귀가 닳도록 듣고 살아왔다. 지금 여기라는 표현이 조금 다를 뿐 현재에 나와 남의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재해석에 대한 심리계발서같은 이 책을 지금이라도 만날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이라 여긴다. 남은내 모든 삶의 '지금 여기'를 기억하며 지친 삶에 혼란스럽고 힘든 그대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어린 소년이 펼쳐내는 시선으로 전쟁에서 가족을 지켜야하는 서로간의 마음에 감동이 절로 나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어 더욱 애잔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어린 마음에 동생에 대한 죄책감으로 밥 한끼 맘껏 넘기지 못했던 오빠의 마음을 너무도 간절하게 절실하게 그려내지 않았나 싶다.

실화라고해도 다르지 않을 이야기..

현실에 대한 도피라 하기엔 너무도 절실하고 꿈을 꾸는 세계로의 탈출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허황된 해석이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평화로운 자신의 나라를 꿈꾸고 그 안에 머물기를 바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파디의 가족도 그렇기에 좋은 환경의 미국에서 다시 자신의 나라인 아프카니스탄으로 돌아갔다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선택한 피난길에 막내딸을 잃어버리게 되는 비극을 맞이했다. 막내딸 마리암과 손을 잡고 함께 탈출한던 파디가 마리암의 인형을 가방에 넣지 않고 달려 트럭에 몸을 실으려던 찰라 인형을 떨어트리는 마리암의 손을 결국 놓치게 되면서 이 이야기는 더욱 절정에 이르게 된다.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바비인형들이 진열되어 있던 그 곳에서의 파디의 모습이었다. 동생을 잃어버린 트라우마는 그렇게 자신의 안에 늘 아프게 자리하고 있는데 엄마도 누나도 아버지도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현실이 오히려 파디에겐 더욱 큰 죄책감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려운 환경과 나라를 잃은 그들이 가진 고통속에 잃어버린 마리암에 대한 그리움...몸은 나아가고 있으나 마음은 더 아파가던 엄마의 상처...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가는 파디의 용기...무엇보다 동생을 찾으러 가겠다는 파디의 굳은 의지가 이 소설에서 주는 가족애에 대한 생각을 더욱 크게 하고 있지 않을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로 동생에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노력해낸 파디의 모습은 12살의 어린 아이가 도전했다고 믿기 어려울만큼 감동적이었으며 그런 속에서 빚어진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적 교우관계에 대한 해석도 가볍게 나타나는 내용들을 보며 극히 일부적 표현이겠지만 그 당시 아프카니스탄의 내전과 9.11테러를 바라보던 시선과 그 잔해까지 기억하게 하는 내용을 살피며 그 때를 기억하게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며 최근 다시금 미국에 일어나는 테러들을 바라보며 그 때의 두려움에 떨고 있을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까지 일게한다.

어쩌면 우린 모두 행복하길 바라지만 그 바라는 마음의 크기나 방향이 조금은 다를 수도 있다. 어긋나지 말아야할 아프카니스탄의 그들은 결국 사리사욕에 엄청난 일을 벌이게 되고 그들의 잘못된 신념이 파디의 가족처럼 나라를 떠나야만 하고 결국 타국에서 자국의 신념까지 두렵게 할만큼 비극을 맛보게 하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12살 파디의 시선으로 가장 평범하려고 노력했으며 내전에 대한 아이들 시선에서의 해석을 유도했다는 것도 아주 좋았다. 나 또한 전쟁을 잘 모르는 세대지만 우리나라의 아직도 휴전중인 지금, 우리는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파디의 가족과 다르지 않은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