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나에게도 학창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고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다.

호수의 일을 읽고 나니 딸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본 것 같다.

책 속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에서 스스로의 할 일을 하고 남을 배려하고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태권도 상비군이라는 운동에서 두각을 보였던 부모님들은 나로 인해 한순간에 직업을 잃었다.

상비군이라는 것이 아마 다른 것 보지 않고 태권도만 했을 부모님들은 이른 임신으로 인해 운동이 길을 접고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다.

‘당했다.’ 라고 표현하는 말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아마 중국에서 사기를 당한 것 같다.

우연히 만두 비법을 전수받으며 할머니랑 살게된 호정이.

성당 다니는 교인들에 말에 상처받는다. ‘ 마리아 할머니 손녀구나’ 이 말이 왜 상처가 될까? 생각해 보다가

부모님이랑 떨어져 사는 감수성 예민한 아이는 이 말이 부모님이랑 따로 떨어져 살고 있구나. 라고 들렸을 수도 있겠다 싶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진짜 말 조심해야 한다.

호정이처럼 우리집 아이도 ‘나가’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럼 짐짓 화가난 말투로 ‘엄마에게 나가가 뭐야.. 여기 엄마집이야, 네가 얹혀 사는 거라도.. ’라고 말해보지만

내 잔소리에 아이가 마음을 닫은건 아닌가하며 말을 하고도 후회한다.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요즘 잘 보는 오은영 박사님은 친구같은 엄마도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부모님은 부모님 다와야 한다고

호정이도 그랬을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같이난 동생 진주를 보며 부러워 하기도 하고 시샘하기도 하지만 진주가 자기처럼 되는 건 싫다고 말하는 아이. 구김살 없는 진주, 모든 사랑을 한몸에 표현하는 진주를 보면 호정이도 아마 부러웠을 것 같다.

호정이에게 공부하라고 하면서 부보님들은 ‘손목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만두를 빚어서..’ 라는 말을 자주한다.

이 말을 들으며 아이가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하지만 나 또한 아이에게 조금 생색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너도 열심히 해달라고.. 호정이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호수의 일은 학교에서의 에피소드가 많다.

수원에서 전학 온 은기와의 첫 사랑..마지막 만남에서 호정이에게 말해 주고 싶다. 첫사랑은 말이야 기억은 나지만 확실히 생각나지 않는 그런거란다.. 마음에 공간이 생겨 슬퍼질 것 같다는 호정이.. 세월이 약이고 시간이 약이다..

은기의 일도 안타깝게 그지 없다. 법정에서 무죄라고 하지만 사고라고 하지만 직접 아버지를 해한 것은 사실이다.

법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은기는 잘 일어나지 못했다. 엄마가 손을 뻗어서 겨우 일어났다고 한다. 아무리 괜찮다고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스스로는 느끼고 있는 것이다.

호정이와 나래와 지후의 에피소드는 학창시절이 절로 생각이 날 정도로 재미있었다.

서로의 감정을 남을 위해 내어줄 수 있는 아이들.. 아무런 사심없이 서로를 걱정해 주는 아이들을 보며 그때의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이 되는 호수의 일 친구들에게 앞으로의 일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