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과정이 우등생을 만든다

올해 3학년인 주현이는 혼자 스스로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다. 그래서 엄마 입장에서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공부를 할 때도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5분 정도 지나면 딴짓을 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 얘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가 끼어들어 같이 얘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현이가 공부하고 있을 때, 공부를 일찍 끝낸 동생이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화가 나 집중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국어, 수학, 영어 학습지를 하고 있는데 특히 수학을 많이 힘들어하고 노트 정리도 잘 안 되고 있다. 수학에서도 네 자릿수 나누기, 두 자릿수를 매우 어려워하는데 암산으로 몫을 어림하여 찾는 것을 매우 힘들어한다. 그리고 공부할 때마다 머리가 아프다고 할 때가 많다. 엄마는 주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부터 끝내고 놀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고쳐지지 않았고 이것이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모녀 사이의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주현이는 관계지향적인 사교형 아이다. 사교형 아이들은 어떤 목표보다는 관계를 통해 훨씬 더 많이 동기 부여를 받는다. 특히 가장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인간관계의 제1순위는 부모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이 엄마이다.
그런데 주현이 엄마는 목표지향적인 주도형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보기에 주현이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딸과의 관계는 뒷전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아이에게 과업을 주고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주현이는 엄마와 친밀한 관계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다가 어린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여 장점을 살려야 하는데 주현이의 경우에 가장 큰 장점은 친화력과 사교성이다. 바로 이것을 살려서 학습 동기를 부여해 주면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변모하게 된다.
주현이처럼 사교형 아이에게는 ‘협동학습’을 통해 학습 동기를 부여해 보자. 사교형 아이들은 혼자 고독하게 공부한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그래서 집에서 공부할 때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고 있을 때 엄마도 책을 읽고, 동생은 그림 그리기를 시키면 좋다. 만약 영어 학습지를 하고 있다면 엄마가 먼저 우리말로 하고, 여기에 맞게 아이는 영어로 말하는 역할놀이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교형 아이들은 함께하는 것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친한 친구와 같이 공부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즐거운 과정이 우등생을 만든다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이 동기 부여를 돕는다
만약 이해력이 빠른 아이라면 결과에 너무 연연할 필요 없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많이 던지는 것이 좋다. 꼭 정답이 아니어도 자기 생각이 정립이 될 때까지 기다려주며 생각을 이끌어내야 한다. 시사와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난상토론을 벌이는 것도 좋다. 왜냐하면 주위에서 자주 접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지 않는데 학습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공부는 특정한 주제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주변의 사건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학습지와 ‘책 읽기’를 병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아이들은 명작, 창작, 전래동화와 같은 문학을 체계적으로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책 읽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경 지식이 쌓이는 것은 물론,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함께 책 읽기를 통해 아이와 감정을 나누는 대화를 많이 하면 충분한 에너지 공급 효과가 있다.
이때도 아이가 잘하는 것을 통해 사고력을 키워준다. 예를 들어 그림을 잘 그린다면 우선 책을 읽고, 그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다음, 내용을 설명해 보도록 유도한다. 설명문을 쓸 때도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을 그림으로 그린 다음, 모양, 크기, 쓰임 등을 표현하게 한다. 일기장에 신문 스크랩을 하고 요약·정리하는 글쓰기도 좋다. 이렇게 언어를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매우 논리적인 사고를 형성하게 되어 수학 공부에도 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