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윌리엄 폴 영의 장편소설『오두막』.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언제나 마주하게 되는 질문 중 하나인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에 신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담고 있다. 딸을 잃은 슬픔에 잠긴 한 아버지가 하나님의 계시에 이끌려 찾아간 오두막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맥 필립스의 막내 딸 미시가 가족 여행 중 유괴된다.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버려진 한 오두막에서 아이들만 노리는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에 의해 미시가 잔혹하게 살해된 증거를 찾아낸다. 그로부터 4년 후, 슬픔 속에서 살아가던 맥은 '파파'라 부르는 하나님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하나님은 맥을 그의 딸이 살해된 오두막으로 이끄는데….

삼위일체의 성부, 성자, 성령이 각각 인간의 형태로 출현하고 맥은 세 사람과 길고도 심오한 대화, 때론 격렬한 토론을 나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그동안 신학 내에서도 논쟁이 되어온 삼위일체에 대한 문제는 물론,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여러 가지 이슈들을 연결시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인간이 가지는 믿음의 상실, 하나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보여준다. [양장본]

☞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맥은 믿음이 분해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 과정을 통해 슬픔과 절망을 이겨내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작가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줄 선물로 쓰기 시작했다는 이 소설은 사람들의 입소문과 웹사이트 광고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까지 6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2008년 여름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현재 38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윌리엄 폴 영의 장편소설『오두막』.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언제나 마주하게 되는 질문 중 하나인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에 신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담고 있다. 딸을 잃은 슬픔에 잠긴 한 아버지가 하나님의 계시에 이끌려 찾아간 오두막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맥 필립스의 막내 딸 미시가 가족 여행 중 유괴된다.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버려진 한 오두막에서 아이들만 노리는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에 의해 미시가 잔혹하게 살해된 증거를 찾아낸다. 그로부터 4년 후, 슬픔 속에서 살아가던 맥은 '파파'라 부르는 하나님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하나님은 맥을 그의 딸이 살해된 오두막으로 이끄는데….

삼위일체의 성부, 성자, 성령이 각각 인간의 형태로 출현하고 맥은 세 사람과 길고도 심오한 대화, 때론 격렬한 토론을 나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그동안 신학 내에서도 논쟁이 되어온 삼위일체에 대한 문제는 물론,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여러 가지 이슈들을 연결시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인간이 가지는 믿음의 상실, 하나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보여준다.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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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은 믿음이 분해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 과정을 통해 슬픔과 절망을 이겨내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작가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줄 선물로 쓰기 시작했다는 이 소설은 사람들의 입소문과 웹사이트 광고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까지 6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2008년 여름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현재 38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윌리엄 폴 영의 장편소설『오두막』.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언제나 마주하게 되는 질문 중 하나인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에 신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담고 있다. 딸을 잃은 슬픔에 잠긴 한 아버지가 하나님의 계시에 이끌려 찾아간 오두막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맥 필립스의 막내 딸 미시가 가족 여행 중 유괴된다.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버려진 한 오두막에서 아이들만 노리는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에 의해 미시가 잔혹하게 살해된 증거를 찾아낸다. 그로부터 4년 후, 슬픔 속에서 살아가던 맥은 '파파'라 부르는 하나님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하나님은 맥을 그의 딸이 살해된 오두막으로 이끄는데….

삼위일체의 성부, 성자, 성령이 각각 인간의 형태로 출현하고 맥은 세 사람과 길고도 심오한 대화, 때론 격렬한 토론을 나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그동안 신학 내에서도 논쟁이 되어온 삼위일체에 대한 문제는 물론,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여러 가지 이슈들을 연결시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인간이 가지는 믿음의 상실, 하나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보여준다.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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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은 믿음이 분해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 과정을 통해 슬픔과 절망을 이겨내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작가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줄 선물로 쓰기 시작했다는 이 소설은 사람들의 입소문과 웹사이트 광고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까지 6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2008년 여름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현재 38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쓰다 신조가 선사하는 오싹한 수수께끼!

호러와 본격 미스터리 양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는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장편소설 『사상학 탐정』 제2권 《사우의 마》. 미쓰다 신조의 팬이라면 묵직한 분위기의 민속학적 호러 미스터리에만 집중하는 줄 알았던 그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이제 막 호러 미스터리를 시작하는 독자라면 안성맞춤의 입문서를 만났다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조금의 빛도 허용되지 않는, 오로지 어둠만이 존재하는 숨 막히는 지하실. 괴기 동호회 멤버 다섯 명이 그곳에서 ‘사우의 마’ 의식을 치르기로 한다. 네모난 지하실의 첫 번째 귀퉁이에 두 사람, 나머지 세 귀퉁이에 각각 한 사람씩 선다. 그리고 자정에 맞춰 첫 번째 귀퉁이에 있는 둘 중 한 사람이 두 번째 귀퉁이로 출발한다. 그가 오면 두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세 번째 귀퉁이로 출발한다. 세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네 번째, 네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다시 첫 번째 귀퉁이로 움직인다.

이렇게 고리가 완성되고, 끝을 알 수 없는 의식이 궤도에 오른다. 시각이 마비된 채 오로지 촉각에만 의지해 의식을 치르던 모두는 차츰 정신이 몽롱해져 간다. 그렇게 끝도 없이 지하 방을 빙글빙글빙글빙글 도는 가운데 느닷없이 비명이 울려 퍼지고, 그날 밤의 진짜 악몽이 시작되는데…….

미쓰다 신조가 선사하는 오싹한 수수께끼!

호러와 본격 미스터리 양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는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장편소설 『사상학 탐정』 제2권 《사우의 마》. 미쓰다 신조의 팬이라면 묵직한 분위기의 민속학적 호러 미스터리에만 집중하는 줄 알았던 그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이제 막 호러 미스터리를 시작하는 독자라면 안성맞춤의 입문서를 만났다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조금의 빛도 허용되지 않는, 오로지 어둠만이 존재하는 숨 막히는 지하실. 괴기 동호회 멤버 다섯 명이 그곳에서 ‘사우의 마’ 의식을 치르기로 한다. 네모난 지하실의 첫 번째 귀퉁이에 두 사람, 나머지 세 귀퉁이에 각각 한 사람씩 선다. 그리고 자정에 맞춰 첫 번째 귀퉁이에 있는 둘 중 한 사람이 두 번째 귀퉁이로 출발한다. 그가 오면 두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세 번째 귀퉁이로 출발한다. 세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네 번째, 네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다시 첫 번째 귀퉁이로 움직인다.

이렇게 고리가 완성되고, 끝을 알 수 없는 의식이 궤도에 오른다. 시각이 마비된 채 오로지 촉각에만 의지해 의식을 치르던 모두는 차츰 정신이 몽롱해져 간다. 그렇게 끝도 없이 지하 방을 빙글빙글빙글빙글 도는 가운데 느닷없이 비명이 울려 퍼지고, 그날 밤의 진짜 악몽이 시작되는데…….미쓰다 신조가 선사하는 오싹한 수수께끼!

호러와 본격 미스터리 양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는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장편소설 『사상학 탐정』 제2권 《사우의 마》. 미쓰다 신조의 팬이라면 묵직한 분위기의 민속학적 호러 미스터리에만 집중하는 줄 알았던 그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이제 막 호러 미스터리를 시작하는 독자라면 안성맞춤의 입문서를 만났다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조금의 빛도 허용되지 않는, 오로지 어둠만이 존재하는 숨 막히는 지하실. 괴기 동호회 멤버 다섯 명이 그곳에서 ‘사우의 마’ 의식을 치르기로 한다. 네모난 지하실의 첫 번째 귀퉁이에 두 사람, 나머지 세 귀퉁이에 각각 한 사람씩 선다. 그리고 자정에 맞춰 첫 번째 귀퉁이에 있는 둘 중 한 사람이 두 번째 귀퉁이로 출발한다. 그가 오면 두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세 번째 귀퉁이로 출발한다. 세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네 번째, 네 번째 귀퉁이의 사람은 다시 첫 번째 귀퉁이로 움직인다.

이렇게 고리가 완성되고, 끝을 알 수 없는 의식이 궤도에 오른다. 시각이 마비된 채 오로지 촉각에만 의지해 의식을 치르던 모두는 차츰 정신이 몽롱해져 간다. 그렇게 끝도 없이 지하 방을 빙글빙글빙글빙글 도는 가운데 느닷없이 비명이 울려 퍼지고, 그날 밤의 진짜 악몽이 시작되는데…….

남대문 밖 연화봉이라 불리는 작은 동네는 빈민굴이나 다름없는 빈촌이다. 대개 과수원이나 채소를 작농했고, 더러는 콩나물을 길러 파는 걸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오 생원은 그 중 큰 과수원을 가져 유족한 생활을 하는 중늙은이다. 부지런히 일을 하는 데다 인심 씀씀이도 후해 동민으로부터 좋은 평판을 들었다.

이 집에는 여러 하인 가운데 삼룡이라는 벙어리가 있다. 땅딸보인 그는 얼굴이 몹시 얽고 입이 크며 목이 짧은 추남이다. 남으로부터 놀림감과 수모를 받으면서도 이에 개의치 않고 충직스럽게 일하기 때문에 오 생원은 푸대접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댁에는 삼대 독자로 내려오는 열 일곱 살 난 아들이 있는데, 버릇이 없고 성깔이 포악스럽다. 약골로서 워낙 행실이 나빠 동네 사람들은

"후레자식! 아비 속상하게 할 자식! 저런 자식은 없는 것만 못해"

라고 욕들을 했다.

주인 아들은 걸핏하면 벙어리를 못 살게 굴었다. 검불을 놓는가 하면, 심심파적으로 때리고 학대했다. 이럴 때마다 벙어리는 '그는 나의 주인의 아들이다'라 생각해서 참고 견디었다. 하지만 그 아들이 바깥에서 울고 들어올라치면 부리나케 달려나가 응징하는 걸 잊지 않았다.

벙어리는 스물세 살이지만 장가들 팔자가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육신은 멀쩡하기 때문에 젊은 피가 욕정을 부르지만 억누르고 단념할 밖에는…… 그저 노예처럼 일하며 연명해 나가는 게 자기의 운명이려니 할뿐이다.

그해 가을에 주인 아들이 장가를 들었다. 집안은 괜찮지만 가난한 과부댁의 열 아홉 살 처녀를 돈으로 사와 짝을 지은 것이다. 인물 생김이며 배운 것, 행동거지에 나무랄 데가 없었다. 사람들은 신부 신랑을 두루미와 까마귀에 비교하며 혀를 끌끌 찼다.

이후 신랑은 빙충맞고 신부는 칠칠해서, 친척 대소가 사람들이 신랑을 핀잔하게 되자 못난 신랑은 홧김에 신부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날이면 날마다 신부의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다. 이것이 벙어리 삼룡이에게는 가장 괴로운 걱정거리가 되었다.

왜냐하면, 벙어리가 보기에는 이 댁 새아씨가 건드리기도 황송할 만큼 숭고해 보였던 탓이다. 아씨를 생각하면 공중에 있는 달보다도 더 곱고, 별보다도 더 깨끗하게 여겨졌던 터였다. 주인 아씨를 동정하는 마음이 어느 사이에 야릇한 감정으로 변해 갔다.

새색시는 벙어리 하인의 지극한 섬김이 고마워 비단 자투리로 부시 쌈지를 하나 만들어주었다. 이것이 새서방의 눈에 띄어 벙어리는 온몸에 피가 맺히도록 구타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벙어리의 안댁 출입이 금해졌다.

하루는 새서방이 술에 취해 돌아와 자기 색시를 요절낸 모양이었다. 벙어리가 계집 하인에게 경과가 어떠하냐고 물은즉, 아씨가 곧 죽게 되었다는 시늉을 지어 보인다. 그는 억분을 가눌 길 없어 그날 밤, 월담을 하여 아씨 방으로 뛰어들었다. 마침, 아씨가 목을 매달려는 찰나여서 달려들어 명주 수건을 빼앗았다.

이 소동에 집안에 난리가 났다. "어디 사내가 없어서 벙어리를!" 하는 음해를 받고 벙어리는 새서방으로부터 짓이김을 당했다. 피를 토하며 신음하는 걸 표독스런 새서방은 채찍 끝에 납뭉치를 달아 미친 듯 갈겨댔다. 그리고는 이 집에 두어둘 수 없다며 대문 밖으로 내쫓았다.

그날 야밤중에 오 생원 집은 사방이 화염에 휩싸였다. 그때 벙어리가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사랑채의 오 생원을 구출하여 업고 나왔다. 다시 안방으로 내처 들어가 팔에 매달리는 새서방을 밀쳐버렸다. 이곳저곳 살피는 동안에 화상을 입고 왼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겨우, 아씨가 건넌방에서 타죽을 요량으로 이불을 덮어쓰고 있는 걸 찾아내어 안아 올렸다. 불길이 출구를 다 막아버려 지붕 위로 올라갔다. 불길은 거기도 휩쌌다. 벙어리가 자기의 목숨이 다한 줄 알고 아씨를 내려놓았을 때는 그녀 또한 목숨이 끊어진 뒤였다. 벙어리의 입 가장자리에는 행복스런 웃음이 감돌고 있었다.

남대문 밖 연화봉이라 불리는 작은 동네는 빈민굴이나 다름없는 빈촌이다. 대개 과수원이나 채소를 작농했고, 더러는 콩나물을 길러 파는 걸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오 생원은 그 중 큰 과수원을 가져 유족한 생활을 하는 중늙은이다. 부지런히 일을 하는 데다 인심 씀씀이도 후해 동민으로부터 좋은 평판을 들었다.

이 집에는 여러 하인 가운데 삼룡이라는 벙어리가 있다. 땅딸보인 그는 얼굴이 몹시 얽고 입이 크며 목이 짧은 추남이다. 남으로부터 놀림감과 수모를 받으면서도 이에 개의치 않고 충직스럽게 일하기 때문에 오 생원은 푸대접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댁에는 삼대 독자로 내려오는 열 일곱 살 난 아들이 있는데, 버릇이 없고 성깔이 포악스럽다. 약골로서 워낙 행실이 나빠 동네 사람들은

"후레자식! 아비 속상하게 할 자식! 저런 자식은 없는 것만 못해"

라고 욕들을 했다.

주인 아들은 걸핏하면 벙어리를 못 살게 굴었다. 검불을 놓는가 하면, 심심파적으로 때리고 학대했다. 이럴 때마다 벙어리는 '그는 나의 주인의 아들이다'라 생각해서 참고 견디었다. 하지만 그 아들이 바깥에서 울고 들어올라치면 부리나케 달려나가 응징하는 걸 잊지 않았다.

벙어리는 스물세 살이지만 장가들 팔자가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육신은 멀쩡하기 때문에 젊은 피가 욕정을 부르지만 억누르고 단념할 밖에는…… 그저 노예처럼 일하며 연명해 나가는 게 자기의 운명이려니 할뿐이다.

그해 가을에 주인 아들이 장가를 들었다. 집안은 괜찮지만 가난한 과부댁의 열 아홉 살 처녀를 돈으로 사와 짝을 지은 것이다. 인물 생김이며 배운 것, 행동거지에 나무랄 데가 없었다. 사람들은 신부 신랑을 두루미와 까마귀에 비교하며 혀를 끌끌 찼다.

이후 신랑은 빙충맞고 신부는 칠칠해서, 친척 대소가 사람들이 신랑을 핀잔하게 되자 못난 신랑은 홧김에 신부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날이면 날마다 신부의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다. 이것이 벙어리 삼룡이에게는 가장 괴로운 걱정거리가 되었다.

왜냐하면, 벙어리가 보기에는 이 댁 새아씨가 건드리기도 황송할 만큼 숭고해 보였던 탓이다. 아씨를 생각하면 공중에 있는 달보다도 더 곱고, 별보다도 더 깨끗하게 여겨졌던 터였다. 주인 아씨를 동정하는 마음이 어느 사이에 야릇한 감정으로 변해 갔다.

새색시는 벙어리 하인의 지극한 섬김이 고마워 비단 자투리로 부시 쌈지를 하나 만들어주었다. 이것이 새서방의 눈에 띄어 벙어리는 온몸에 피가 맺히도록 구타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벙어리의 안댁 출입이 금해졌다.

하루는 새서방이 술에 취해 돌아와 자기 색시를 요절낸 모양이었다. 벙어리가 계집 하인에게 경과가 어떠하냐고 물은즉, 아씨가 곧 죽게 되었다는 시늉을 지어 보인다. 그는 억분을 가눌 길 없어 그날 밤, 월담을 하여 아씨 방으로 뛰어들었다. 마침, 아씨가 목을 매달려는 찰나여서 달려들어 명주 수건을 빼앗았다.

이 소동에 집안에 난리가 났다. "어디 사내가 없어서 벙어리를!" 하는 음해를 받고 벙어리는 새서방으로부터 짓이김을 당했다. 피를 토하며 신음하는 걸 표독스런 새서방은 채찍 끝에 납뭉치를 달아 미친 듯 갈겨댔다. 그리고는 이 집에 두어둘 수 없다며 대문 밖으로 내쫓았다.

그날 야밤중에 오 생원 집은 사방이 화염에 휩싸였다. 그때 벙어리가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사랑채의 오 생원을 구출하여 업고 나왔다. 다시 안방으로 내처 들어가 팔에 매달리는 새서방을 밀쳐버렸다. 이곳저곳 살피는 동안에 화상을 입고 왼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겨우, 아씨가 건넌방에서 타죽을 요량으로 이불을 덮어쓰고 있는 걸 찾아내어 안아 올렸다. 불길이 출구를 다 막아버려 지붕 위로 올라갔다. 불길은 거기도 휩쌌다. 벙어리가 자기의 목숨이 다한 줄 알고 아씨를 내려놓았을 때는 그녀 또한 목숨이 끊어진 뒤였다. 벙어리의 입 가장자리에는 행복스런 웃음이 감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