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간을 설계하고 이를 만든다는 것, 아마 이것은 직접 그 공간에서 생활하고 살아갈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반영하여 만든 이해와 배려의 결과물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서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실제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건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책처럼 서로의 의견을 편지로 나누고 방문하고 또 조율을 해나가는 그 과정들이 상당히 중요해 보이며, 그 과정을 통해 서로의 마음 또한 나눌 수 있음을 읽을 수 있었기에 단순하게 건축가와 이를 요청한 고객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함께 빵집을 만들어 나가는 동료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던 책이 아닐까 한다.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이 책은 시골에서 빵집을 운영하면서, 직접 가마에서 빵을 굽고 만들고 판매하며, 작은 마을에서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빵을 나누는 주인의 생활공간이자 판매 공간 그리고 빵을 만드는 공간에 대한 건축을 의뢰하면서 나눈 편지를 모은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꼭 그 목적만을 담고 있다고 하기에는 자신의 일에 대한 그리고 그 공간의 의미 혹은 활용에 대한 생각들을 조용하게 또 담담하게 풀어쓰고 있어서 서로 나눈 편지를 읽다보면 빵을 굽는 그 따뜻한 온기가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설계자의 노고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책이다.

간단하게 서로의 일정을 교환하고 자신들의 요구조건만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눔으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그 따뜻한 마음이 편지마다 이어지고 있어서 읽다보면 조금씩 그 산뜻하고 따뜻한 기분에 매료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표현처럼 빵을 만드는 이의 정직하고 성실한 생활과 이에 대한 생각들이 손으로 한자 한자 써내려간 편지처럼 조곤하지만 단단하게 적혀 있고,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이들의 마음 또한 이를 충분히 느끼고 그 생각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기에 그 편지의 이어짐에서 따뜻한 배려의 온기 또한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요즘의 경우 많은 일들이 상당히 빨리 진행되어 지고, 효율성이라는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보면 속도 면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과정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하게 설계를 요청하고 이에 대한 결과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나누게 되고, 이를 통해 서로의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들 수 있으며 그리고 이에 대한 대가로 설계비의 절반은 빵으로 지불할 수 있는 그렇기에 계속 이어지는 빵의 온기로 인해 관계가 이어지고, 그 모든 과정을 조용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읽을 수 있었기에 주인이 만드는 빵처럼 담백하고 성실한 과정을 눈으로 따라갈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통합된 유럽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그들만의 공통의 성향과 분위기 또 역사적인 흐름으로 인해 각기 다른 나라들이 서로 어울려 연합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유사한 분위기 너머에는 분명 그들만의 개성과 그들만의 사회와 역사, 그리고 그들만의 다른 문화적 흐름 또한 존재하고 있었음을 대략적으로 그들의 사회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책이 “디자인은 다 다르다”가 아닐까 한다.

디자인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유럽을 방문하게 되고, 다양한 건축물들과 여러 디자이너들 그리고 수많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일상적인 길거리의 디자인 등에서 각 나라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 저자는 무수한 사진을 찍음과 동시에 그 차이에 대한 이해를 하고자 이 책을 만들게 되었음을 책의 들어가는 부분에 적고 있다.

그러면서 유럽을 방문하며 마주했던 여러 풍경들, 길거리의 포스터, 공공디자인, 일상적이면서 기능적인 물건들의 디자인, 또한 이를 어떻게 전달하고 표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각 국가들만의 독특한 개성과 그들만이 간직하고 있는 풍경을 미술만을 경계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사회, 문화, 역사 등의 흐름의 이해라는 물주기와 함께 설명을 하고 있어서, 독특한 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상당하지만 그런 디자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여정 또한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어서, 다른 유럽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그럼 우리는 어떨까 라는 생각에도 조금은 이르게 만드는 책인 듯 하다.

여행에 대한 로망 혹은 낭만으로 인해 유럽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하고, 또 우리와 무언가는 다른 문화적인 특성으로 인해 그 다름이 상당히 특별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세부적인 사항까지 혹은 당연한 일상의 풍경이라 지나치기만 했던 여러 디자인들이 꽤 많은 것들을 말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유럽을 살피는 또 다른 눈을 갖게 된 듯해서 좋기도 했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라는 우리의 내면을, 우리의 풍경을 또 우리만의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떠올려보게 만드는 부분들도 있었기에 이 또한 책을 읽는 시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준 요소가 아닐까 한다.

아직 사막을 실제로 마주하거나, 그 땅의 열기를 느껴본 적도 그리고 그 적막함과 고요함이 주는 울림에 마음이 설레 본 경험이 없기에 실제로 사막을 눈앞에 두고 그 땅을 밟고 걷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는 상상을 할 수 밖에 없다. 여러 책을 통해 묘사되고 보여 지는 사막을 통해, 또 그들이 그 순간을 경험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통해, 혹은 다큐나 영화 등의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풍경을 통해 느끼거나 생각해보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사막이다. 넓은 지평선, 막막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사막의 열기와 끝없음, 그럼에도 묵묵하게 그 땅을 지나가고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일몰과 일출의 생경한 아름다움을, 그 땅의 냄새와 바람이 불 때마다 변화하는 그 풍경을 간접적으로 볼 때에는 마음이 설레었다. 그래서 꼭 한번은 그 곳을 직접 마주하고 싶었다.

 

이 책은 때로는 도피의 공간으로, 또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는 고요하기도 또 고독하기도 한 시간을, 묵묵하게 그곳에서의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막마다 간직하고 있는 다양한 색과 아름다움을 사막에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것처럼 묵묵하게 적고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열일곱의 나이에 처음 마주한 모로코의 모래와 암석의 광야, 그 드넓음과 생경함 앞에서 글쓴이는 두렵기도 했지만 평안하기도 했고, 자신의 몸속의 모든 세포들이 다시 그 땅을 그리워할 것임을 예견한다. 그리고 그는 다시금 자신의 도시로 돌아가지만, 또 다른 사막들을 찾게 되고, 오랜 시간을 들여 그 풍경 속에서 서서히 머무는 법을 알아가게 된다.

 

사막이라는 풍경이 놀랄 만큼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위험한 곳이기도 하기에, 여러 준비를 하기도 하고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그곳에서의 삶을 이해하고, 또 사막의 공간 그 자체를 온전하게 마주하고 느끼기 위해 자신의 여정을 이어가고, 그 속에서 삶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마주했던 그 순간들과 풍광을 적고 있기에, 이 책을 읽다보면 사막이라는 공간에 점점 이끌려가게 된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다보니 조금씩 사막이라는 공간과 풍경에 익숙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그 익숙함은 더 큰 끌림과 설렘으로 이어져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의 열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며, 또한 사막이라는 공간을 왜 찾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한번은 그 땅의 냄새를, 풍경을, 생경함을, 광활함을 그리고 고요함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