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해도 몇 번쯤 본 기억으로, 그리고 인상적인 음악들로 인해 또는 광고 등에서 만나게 되는 배경음악으로 인해 기억에 남는 장면 혹은 아리아 등이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무언가 거창하고 웅장한 느낌에 쉽게 관람을 선택하게 되지 않는 부분이 없지 않으며, 익숙한 오페라를 제외하고는 그리 친근하게도 혹은 관심을 갖게 되지도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음악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한 곡이 아니라 서사적인 구조를 가지면서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며, 아주 긴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러 이들의 목소리를 만들어지는 하모니와 아리아는 분명 매력적인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를 잘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렇기에 궁금하면서도 무언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오페라였는데, 이렇게 그 배경이 되는 공간에서 여행을 하듯이, 그곳의 정취와 분위기를 느끼면서, 함께 오페라의 정취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 책이 재미있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페라를 마주하는 진중한 마음을 무조건 가볍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즐겁게 또는 다양하게 오페라를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초반에 간략하게 오페라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간략한 역사와 함께 오페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 환경은 아니기에 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은 어쩌면 그 생경함도 한몫을 한다고 생각하기에 대략적으로라도 오페라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 분명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 여러 지역에서 만난 오페라를 설명하는데 이 가운데서 가장 궁금했던 것이 시칠리아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프라하의 <루살카>가 아닐까 한다. 물론, 두 지역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겠지만, 두 작품의 경우는 잘 모르고 있기도 했으며, 그 지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오페라의 줄거리와 그 분위기 등을 전달하고 있는 글을 읽으면서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직접 음악을 듣지 않으면서 상상만을 하는 혹은 글의 설명만으로 그려보는 것에는 분명 상당한 한계가 있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시칠리아와 프라하에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저자가 상당히 부러웠다. 그리고 오페라가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그리 생경하게만 느껴지지 않았으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과 각 지역의 분위기가 잘 어울려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공연을 보기 위해 여행을 하거나, 혹은 우연한 기회에라도 여행을 하면서 공연을 보는 것이 여행의 경험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오페라이지만, 그래도 이런 대략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공연을 직접 못 보더라도 다양한 매체 등을 통해 보거나 아리아를 듣는 것부터 조금씩 오페라에 친숙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너무 부담스럽게 느끼기 보다는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마음으로 천천히 즐기려 한다면 친근하게 느껴질 순간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 공부를 얼마나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그 시기상으로는 참 오래했다는 생각이 한편으로는 든다. 그런데 그만큼의 시간을 들였음에도 영어를 얼마만큼 활용할 수 있는가, 즉 그것의 정확성과 수준을 떠나서 언어적인 측면에서의 활용을 생각해보면, 배운 만큼 혹은 시간을 들인 만큼의 어떤 실질적인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 듯 하다. 간단하게는 외국을 여행하면서 깊은 의사소통을 아니더라도 필요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 혹은 누군가가 무엇을 물었을 때 이에 대해 간단하지만 명확하게 뜻을 전할 수 있는 정도, 글을 쓰면서 표현하고 싶은 의미만은 분명하게 전할 수 있는 실력이 되는지 스스로를 살피게 되면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그 들인 시간에 충분히 노력을 하거나 집중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단지 수업을 듣고 혹은 그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많은 시간동안 영어에 노출되었다면 어느 정도는 영어에 익숙해지는 부분들이 있어야 함에도 아직까지 부담스럽고 생경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언어의 구성 및 구조, 그리고 발음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접근하지 않은 것이 어려움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영어를 언어적인 측면에서 접근해고 공부하지 않았던 것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요즘 해보게 된다.

소통하고 뜻을 전달하고, 실수를 하고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더라도 해보고자 하는 자세,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쓰기 위해 고민하고 또 써보는 연습, 그 과정들이 지난하고 또 지루할 수 있으며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들임에도 시험을 위해 혹은 필요한 점수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만족스러우면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영어라는 언어와는 그 자리에서 맴도는 관계였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물론, 말을 잘 하고 싶은 부분들도 있지만, 글을 쓰는 것이 결국에는 말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에 라이팅 연습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한 부분이 있었는데, [영어 라이팅 훈련 실천 확장 워크북 1] 이 책의 경우는 기본적인 문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를 적용한 문장을 연습하고, 또 이와 유사한 또 다른 문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장들의 앞뒤에 대화로 접목이 가능한 부분들이 추가로 확장하는 과정들을 거치기에, 라이팅 연습을 하면서 기본적인 회화 연습 또한 가능하게 되며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에 기본 문장에 좀 더 정확하게 사용하고 활용 가능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도시라는 공간에 상당히 오래 살고 있으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앞으로도 도시에서 살아갈 듯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도시라는 공간에 크게 애정과 관심을 갖지는 못했던 것 같다. 너무 당연한 공간이기에 혹은 그렇기에 당연하다는 듯이, 삭막하다, 내 나름의 속도가 아니라 도시의 속도에 휩쓸려 갈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그 함께의 의미를 잘 느낄 수 없는 그런 차갑고 빠른 도시의 이미지에 언제부턴가 큰 고민 없이 수긍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달리 보려는 노력도, 또 달리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나 의지를 갖고자 하지 않는 것을 큰 무리 없는 것처럼 받아들였었는데, 언제부턴가 조금씩 그 도시의 공간을 달리 보고, 새롭게 해석하고, 그 속에서 어울리고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처럼 그렇게 도시를 즐겁고 새롭게 해석하고 만나기 위해 노력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아직 그러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또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고,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마음으로라도 지지를 보내고, 또 조금씩이라도 다양하게 도시를 바라보고 살아보고 또 고민을 하고 직접 부딪혀 보고도 싶어서 관심을 갖게 된 책이 [도시기획자들]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도시라는 공간의 새로운 즐거움과 재미를 찾아내고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소통하고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 그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해내고, 그 경험을 통해 조금씩 그들이 마주하고 경험하는 도시의 폭과 풍경을 더 넓고 깊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책과 함께 하며 인문학적인 풍경을 그려내는 축제, 먹거리를 기르고 좀 더 푸르게 우리의 삶의 환경을 바꾸어 나가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 작은 목소리도 전하도 나누면서 그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경관을 만드는 이, 그리고 시장이라는 공간이 오래되고 낡은 이미지가 아니라 보다 활력이 넘치고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그 모든 과정들을 통해 여기저기에서 당연한 듯 보이는 도시의 풍경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도시의 모습으로, 서로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터전과 공간에 대한 애정으로 스스로 생각을 만들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자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은 이어지고, 도시의 모습은 보다 다양해지며 활력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를 통해 도시의 모습을 기획하고 활동하는 이들의 삶 또한 변하게 되고, 힘든 시간을 견디며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의 구조, 이 책에서 그 과정을 살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한다. 읽으면서 힘든 과정 또한 없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을 참고 견디는 인내도 필요하며, 사람들을 믿고 함께 일을 꾸려나가는 에너지도 필요하며, 도시를 잘 이해하고 그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자세도 필요로 하는 등 도시의 모습을 꾸려가는 여러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서, 도시를 기획하는 혹은 이를 만들어나가는 실질적인 모습들도 살필 수 있어서 이 또한 좋았던 것 같다.

어떤 꿈을 꾸고, 또 어떤 도시의 모습을 그려나갈지는 모르겠으나, 무작정 도시는 이런 것이 당연하다 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무엇도 도시기획이다”라는 저자의 표현처럼 무수한 생각들과 행동이 모여 결국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인 도시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고, 그 속에서 보다 즐겁고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음을 생각해보게 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