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듯 하며, 그 관심의 저변 또한 확실하게 넓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인상주의 등의 유명한 사조의 그림들도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관람할 수 있지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적인 작품이 전시되고 새로운 작가를 알리는 기회가 되는 공간도 조금씩 늘어나는 듯 하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까지는 현대미술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다양하게 표현하고, 놀랍도록 신기한 크로스 오버의 영역을 보고 있노라면 분명 그들의 창의성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한편으로는 그 새로움이 이해되지 않는 듯 느껴지는 답답함, 혹은 항상 난해하게 의미 불명의 표현들만이 현대작품이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기도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제까지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지는 않았었기에, 기본적인 이해를 위한 바탕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떠한 영역이든 새로움이라는 것이 그 순간 폭발되어 나오는 듯 보이지만, 그 저변에는 이제까지의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변형과 창조의 교차가 오늘의 현대적인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이 궁금하기도 하고, 알아가고 싶기도 하며, 또 언젠가는 마음에 드는 그림 한 두장쯤은 갖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궁금했던 책이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가 아닐까 한다. 전문적으로 혹은 집요하게 수집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림은 판매하고 신진작가들을 소개하고 그들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로 만들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미술시장이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는지는 궁금했다.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하고, 미술시장이라는 혹은 그림을 구입하고 이를 판매하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생경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는 이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이 책은 이렇게 그 속에서 직접 움직이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생략하였으며, 비평가의 경우도 단지 한명만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치지만, 여러 아트 딜러와 컨설턴트, 컬렉터 등의 인터뷰를 읽을 수 있으며, 이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동향, 혹은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생각들, 여러 화가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 또한 좋은 컬렉션을 위한 조언 등을 읽을 수 있다.

아트 페어, 비엔날레 등으로 인해 새로운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소개 혹은 그들의 교류가 점차 확대되고 이를 주시하고 참관하고 있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다만, 이 과정이 미술에 대한 관심의 확대에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새로운 투자의 장으로서의 역할 또한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물론, 이 또한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투자를 위해 형성되는 시류 혹은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만 주력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작가들 또 작품들이 기회를 얻고, 또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지고 이런 과정들이 결국에는 세계가 조금은 더 재미있어 지고 즐거워지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에 이케아 매장이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많은 이들이 이케아에 대해서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파란색 로고를 통해 보여 지는 이케아의 이미지는 북유럽 가구의 단순함과 이를 직접 고객이 조립해 만드는 방식, 그리고 가구뿐 아니라 생활의 스타일까지 함께 보여 주는 듯한 카탈로그를 통해 이미 이케아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조금쯤은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이케아가 한국에 매장을 열게 된다는 의미에서, 또 한편으로는 기업의 구조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하고 있지 않은 점, 거대한 기업인 듯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가족기업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듯 보여 지는,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의 모습이지만 그렇지 않은 양면적인 느낌의 이케아가 궁금했던 것 같다.

이 책은 1부 이케아의 탄생과 2부 이케아의 성공전략으로 나누어져, 이케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렇게 성장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과 전략을 적고 있다. 장사의 매력과 즐거움에 빠져 일을 시작하게 된 잉바르 캄프라드의 가족사와 유년시절부터 그가 소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가구만을 다루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케아의 모습이 갖추어지는 시기, 새로운 발상으로 저렴한 가격과 조립식 가구의 형태로 배송의 손실을 줄이고, 품질에 대한 인정을 통해 가격을 넘어서는 고객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확장의 일로를 걷게 되는 등의 과정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공산권 국가들이 전환의 시기를 겪으면서 경험하게 되었던 어려움, 그리고 이를 또 다른 기회로 삼아 새로운 국가들로 매장을 확장하고 힘들 것이라 여겨졌던 중국과 러시아 매장에서의 성공 등 이케아의 오늘로 이어진 그들의 성장의 굴곡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격적인 전략, 단순하지만 어떠한 공간에서도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구상하는 북유럽 스타일의 가구, 이케아의 매장이 단순하게 가구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그 공간에서 여러 즐거움과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배치 등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전 세계로 배송되는 카탈로그를 통해 아케아만의 스타일을 판매하고 고객의 눈과 발을 매장으로 이끌 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신뢰를 통해 가족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며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만들기 위한 노력 등을 통해 이케아가 오늘에 이를 수 있었음을 적고 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잉바르 캄프라드의 어린 시절 그리고 젊은 시절 동경했던 정치적인 혹은 사회적인 방향성에 불편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또한 철저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독불장군처럼 보이는 독단적인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 이후 기사 보도에 의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인정을 하고 이를 후회하는 모습을 통해 또 이를 직원들에게 직접 알림으로 인해 보다 진정으로 이를 마주하고자 한 점, 또한 여러 사회적인 혹은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 이를 무조건 덮거나 혹은 공장을 이전 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참여를 하고자 노력한 점에 있어서는 분명 이케아라는 이름의 무게를 지키기 위한 행동일지는 몰라도 의미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이케아가 보여주고 있는 이미지, 그리고 그들이 만들고 있는 분위기가 이케아의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 그들에게도 문제는 존재하며 관리할 수 없는 부분들 또한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또 진정으로 위기를 해결하고자 대처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그 이케아의 푸른 로고는 아마 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여러 사항 등을 고려하고자 하는 한 발 앞선 적극적인 사회적, 환경적 고려가 이루어진다면 더 할 나위 없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이 요리를 하시면 당연한 듯 앉아서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생각보다 요리에 손이 많이 간다는 것, 재료를 준비하고 손질하며, 혹은 어떤 요리를 할까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준비 이후의 과정 또한 불 위에서 혹은 오븐 등에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제법 나이가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직접 요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였을 때 알게 되었다.

그 이전에도 요리를 준비하고 가족의 식사를 담당하시는 엄마의 역할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자주는 아니더라도 몇 번의 요리를 하고, 바탕이 없는 실력으로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매번 정성스럽게 요리를 준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정성어린 마음과 고마움에 대한 마음의 깊이가 배가 된 듯 하다.

요리는 못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기에, 요리와 관련된 책들을 조금씩 기웃거리게 된다. 일종의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듯이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요즘의 경우는 책들도 상당히 아기자기하게 요리의 느낌을 잘 담고 있어서 책들을 보고 있으면 배가 부르면서 배가 고픈 느낌이 든다.

이번 책은 그리 많은 요리를 소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정성스레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가득 하다. 간소하다 할 수도 있으나 직접 만든 치즈로 시작하는 샐러드, 한번쯤은 만들어 보고 싶었던 라타투이 그리고 이를 하루가 아니라 이틀 아니 삼일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소개, 사과가 그득하니 들어나 보여서 오히려 그 맛이 기대되는 업사이드다운 애플파이 등 서양의 요리 가운데 익숙하게 따뜻함을 느껴볼 수 있는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기에 직접 요리를 만들고 있지 않더라도 그 느낌이 전해지는 듯 하다. 또한 글쓴이가 직접 눈앞에서 요리를 하듯이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각각의 재료를 느끼고 그 조화와 맛 어울림을 생각하는 그 시간들을 온전하게 담고 있는 듯이 느껴져서 책을 보면서 직접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음식이라는 것이 그 맛도 중요하겠지만, 재료를 알아가고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먹는 사람을 떠올리며 행복해하고 정성스레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그 풍요로움 또한 중요한 요소일 텐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 마음으로 인해 엄마의 요리가 혹은 그 누군가의 요리가 기억 속에 더 따뜻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떠올려 보게 된다. 그렇기에 책을 읽다보면 조금씩 배가 고파지지만 무언가 책의 삽화 같은 파스텔의 뭉글한 기운이 퍼지는 듯 느껴지기도 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배는 고프지만 마음은 부르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정성스레 만들고 나누고 싶은 요리라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