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에 대한 책을 수집하다가 제목땜에 고르게 됐다. 
쇠를 먹으면서 자꾸 커져만 가는 별난 짐승의 옛이야기이다. 전래 동화는 구입해 주었지만 그 전집 중에 이런 이야기가 없으니 잘 구입한 것 같다. 애들은 바다에 있는 불가사리 만을 생각하다가 이 책을 읽고는 잘 죽지 않으니 불가사리 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쇠슬 먹는 별난 짐승의 그림은 꼭 옛 민화에서 튀어나온 두꺼비 같은 모습이다. 조금은 정겁고 투박하다. 다양한 그림풍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네버랜드의 옛 이야기 책 시리즈를 읽어보면 우리말의 맛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한 것이 엿보인다. 말의 운율과 해학적인 요소들이 많아서 책을 읽으면서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 이 책을 읽을땐 내가 마당놀이 하는 연극 배우나 된듯이 목소리를 바꿔가면서 감정을 넣어서 그리고, 사투리도 넣어가면서 읽어 주었더니 ..너무나 반응이 좋았다. "또 읽어 주세요"
하는데, 두번 읽고 나니까 목이 껄껄 해서 혼났다.
"찰칵찰칵 쇠 맛 좋다, 철컥철컥 쇠 맛 좋아"하면서 트림도 한 번 했을 때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다. 그런 모습에 목이 아파도 힘이 불끈 나는 것 아닌가?

맨 뒷장에 보면 이 이야기의 역사적 배경이 나온다. 고려말의 왕조가 무너질 쯤의 혼란속에서 나타난 전설속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신돈의 횡포로 만들어 졌다고도 하고, 불교를 억제하여 산 속으로 피신한 스님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애들에게 들려주기엔 아직 많이 어리다. 그래도 언젠가 그럴 때가 오면 자신있게  이야기 해 주게 역사에 대해서도 지식을 좀 쌓아놔야 겠다.

아파트 주위에 헬리콥터의 출현이 잦다 보니,  애들이  헬리콥터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다가 골랐는데, 정말 대박이다.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하는 독서에서 손으로 자기가 직접 움직이면서 가지고 놀수 있는 책이니 좋아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헬리콥터는 아픈 사람을 실어 나르는 구조헬기이다. 헬리콥터 모형을 책위에 올려놓고, 책에 나오는 지시대로 맑은 하늘로  또는 어두운 동굴로 구멍난 곳으로 옮겨 놓고 다음장을 넘기는 식이다. 헬기가 구조해야 하는 사람은 배에서 일하는 선원. 
왜 다쳤을까 물어봤더니 높은 데서 떨어졌을 것이라 한다. 그래서, 너희들도 조심해야 겠네라고 말해 주었다. 어디든 올라가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주의를 주는 편이였다. 그런데 여기서 그런말이 나올 줄 몰랐다.
배에서 일하는 사람은 왜 헬리콥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  읽으면서, 동굴이 나오면 "무서운 박쥐다 .어서 어서 도망가야해!"하면서 이야기 하면 애는 더 빨리 구멍에 헬리콥터를 두고는 책장을 넘긴다. 처음엔 서툴던 운전이 많이 노련해(?)졌다.

얼마나 가지고 놀았으면 헬리콥터를 움직이게 하는 두꺼운 종이가 너덜너덜 해져서 벌써 몇번이나 테이프를 감았는지... 책이 좀 망가지면 어떠랴...또 이런 잼있는 책 없나 다시 살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