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한글 번역본으로 읽었을땐 작가의 참 기발한 아이디어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며칠 전 원어로 된 책을 접할 기회가 있어서 읽어 봤더니, 정말 간단한 영어 어휘들을 감칠감 나는 우리말로 잘 옮겼다는 것을 알고 옮긴 사람이 누구인지 다시 보게 만들더라구요.
’요셉에겐 오래 입어 작고, 누덕누덕 천으로 기운 오버코트가 한 벌 있어요.’에서처럼 말입니다.
원문은 Joseph had little overcoat, It  was old and worn 입니다. 이 문장이 계속 반복되는데, 번역은 누덕누덕에서 너덜너덜로 옷단이 한올 두올 풀리는 등으로 번역해 놓은 것 말입니다.
직역하면  말의 재미를 느낄 수 없었겠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우리말을 사용하니 운율도 느껴지고, 글의 내용을 더욱 더 잘 전달해 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너무나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간략히 적으면 작고 낡은 오버코트를 잘라서 재킷을 만들고, 너덜 너덜 해어진 재킷으로 조끼로 만들고, 한 올 두올 풀리는 조끼로 목도리를 만들고, 뽕뽕 구멍이 뚫리고 낡은 목도리로 넥타이를 만들었습니다. 
갈기 갈기 찢어진 넥타이로 손수건을 만들고, 꼬질 꼬질해진 손수건으로 단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단추를 잃어 버리고, 요셉은 오버코트가 단추가 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었지요. 

입고 있던 것이 낡아서 못 입을 정도가 됐을때 찡그린 요셉의 얼굴이 낡은 것에서 쓸만한 새로운 것을 만들었을때의  즐거운 분위기가 책을 읽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을 때 조차도 그림책을 만들어서 모든것을 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만족하고 즐거워 하는 삶!

이런 요셉처럼 삶을 살아 간다면 화를 내면 남을 미워할 일이 없을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이 요셉의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살아가면서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들이 황당무게한 이야기를 지어내서 이야기할때는 대개 건성으로 흘려듣는 경우가 있어서 엄마로써 좀 반성이 됩니다. 아이들이 엉뚱한 이야기를 할때 조차도 호응하며 들어 주었다면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가 더 풍부해질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엄마는 저도다도 더 심한것 같네요. 눈앞에 보이는 사실 조차도 제대로 들어 주지도 믿으려 하지도 않으니 말입니다. 

빌리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새끼 고양이 만한 작은 용이 있었습니다. 빌리는 빨리 이 사실을 엄마에게 알리려고 후다닥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가 자기방에 용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냉정히 세상에 용같은 건 없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자기에겐 분명히 보이는데.. 빌리또한 보이는 용을 애써 왜면합니다. 그런데 왜 이러는 걸까요? 용이 자꾸만 커집니다. 고양이만 했던 것이 개만큼 커지고, 엄마만큼 그리고 거실을 가득 채울 만큼 커지는 거예요.
엄마는 그런 용에는 신경쓰지 않으려는 듯 비켜다닙니다. 
보이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니 용은 더 커져서 집안을 가득 채우다 못해서, 머리는  현관문 밖으로 꼬리는 뒷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잠에서 깬 용이 배가 고프던 차에 빵을 실은 트럭을 봅니다. 용은 신나게 트럭을 쫒아 갑니다. 집을 달팽이처럼 등에 지고 말이죠.
점심을 먹으러 온 아빠도 용을 발견하고 빌리와 엄마가 있는 집을 발견하고 옵니다.
그런 와중에도 엄마는 용의 존재를 부인하러는 말을 하려고 했고, 빌리가 강력히 외칩니다.
 아주 큰 용이 있다고요. 그리고 자기를 알아주길 원해서 용이 자꾸 커졌을 거라구요. 머리를 쓰다듬자 용은 다시 작아 집니다.

자기를 알아주길 바래서 자꾸자꾸 커졌던 용이 마치 말썽꾸러기 아이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은 하지 않지만 그런 아이들 내면엔 자기를 알아주고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숨어 있기 때문이죠. 어느  아이나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올리의 상상의 세계에서 아이들은 웃고, 즐거워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올리처럼 혼자서도 가게에 갈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길 원하면서 읽어 주었습니다.

올리는 엄마 심부름을 가면서 빨간색 거대한 괴물과 안개처럼 나타나는 유령과, 자전거 타는 마녀, 무서운 회갈색 곰, 두명의 우주인을 만납니다. 그들을 모두 물리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다는 이야기 입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아이들의 특징을 잘 그려낸 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 아이들이 더 좋아하겠죠. 
상상속에선 아이들은 언제나 용감하고 지혜롭습니다. 
커다란 괴물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소리를 더 크게 지르고 유령을 보고도 유령을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유령을 사라지게 만들어 버리죠. 자전거 타고 오는 마녀와 부딪혔을때, 엄마의 말을 상기시키며 "마녀님 저리 가세요!"했을때는 읽는 엄마가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왜냐면 아이들에게 마법의 말은 '요'로 끝난다는 이야기로 어른들한테 존칭어를 쓰게 하려는 속샘이 있어서 였어요. ^ ^
아이들은 불꽃 사탕을 먹고, 외계인의 머리가 날아간 대목이 너무 재미있답니다. 그 불꽃사탕을 먹어 보고 싶다나요.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올리가 의자에 앚아서 사탕을 먹으려고 할때 곳곳에 숨어있는 곰, 마녀, 외계인, 유령, 괴물의 모습이 보이는데, 아마 또 다시 올리의 상상이 펼쳐지겠죠.
한꺼번에 다 나타나면 올리는 어떻게 이들을 물리칠 까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혼자 심부름 갈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쌍둥이라서 그런지 둘이 함께 가면 괜찮을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5세 남아라 아직은 엄마의 조바심으로 좀 힘들것 같고, 내년쯤 시도해 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