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전에 만들어진 백제 금동 대향로를 보고 거기에 조각된 형상들을 소재로 만든 그림 동화입니다. 책의 맨 뒷 페이지에 사진으로 나오는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백제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금동대향로는 어디를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그것을 만든 사람은 상상력이 뛰어난 이야기꾼이거나 여러나라 문물을 접할 기회가 많은 사람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생각이 잠긴 원숭이나 머리에 뿔이 난 새, 코끼리를 탄 신선이라든가 다양한 괴물들의 모습까지... 이것을 한참 들여다 보고 있으니 만든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 지네요.

백제 금동 대향로라는 훌륭한 문화재를 이렇게 그림동화에서 풀어내어 어린 아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참 좋은 의도라고 생각되는데, 내용면에서 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금동 대향로의 조각들은 대부분 활동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창조물인데 글의 내용은 아이가 자신의 음악을 들어줄 누군가를 찾아가는  좀 차분하고  어찌보면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내용입니다. 백제금동대향로를 받치고 있는 용의 모습과도 연관지을 때 좀더 스케일이 크게 작품을 만들 순 없었나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습니다.

완함이라는 악기를 무지무지 좋아하는 어떤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애는 틈만 나면 완함을 연주했습니다. 아이는 완함의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 완함을 들고 자신의 연주를 들어줄 누군가를 찾아 먼길을 떠납니다. 머리에 뿔이 난 괴물, 코끼리를 탄 할아버지, 꽃 덤불 사이의 조그만 괴물, 절벽의 원숭이, 손에 불꽃 모양의 구슬을 든 괴물, 북치는 새까지 모두들 바빠서 아이의 완함 연주를 들어줄 수 없다고 하네요.
겨우 겨우 숲을 빠져 나와 언덕으로 가는데, 손에 악기를 든 아이들이 보입니다. 모두들 "내 음악 소리를 들어 주지 않을래?"라며 이야기 하죠. 완함, 배소 , 피리, 북, 거문고의 악기를 든 아이들이 함께 연주를 하고 그 음악소리가 온 산에 울려 퍼집니다.

책의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여기에 나오는 악기의 연주를 CD로 제작해서 판매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그 악기들의 사진컷과 간단한 설명이 덧붙여 지면 어땠을까요.   이 책은 엄마 독자로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꼭 제가 어렸을때 그 모습들이여서 얼마나 정겹게 느꼈졌는지 모릅니다. 잊고 지내던 어렸을 적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그런 시절의 이야기를 지금의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만든 이 책이 참 고맙게 여겨집니다. 
 한 여름 별 반찬 없이 된장에 고추 찍어 먹던 일상들, 더운 여름 시냇가에서  눈 내린 겨울 언덕에서 미끄럼 타고 놀기, 보리 밝기, 보리밥의 나물 깨기, 보리 구워 먹기, 탈곡기에 타작하는 모습들... 모두 사진처럼 지나갑니다. 돌이켜 보면 탁히 놀게 많지 않았었는데, 자연과 더불어 참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네요. ^ ^
이 책은 보리 농사에 관해서 이야기 해 주고 있는데, 전 보리 씨앗이 뿌려지고 거둬들이기 까지의 시간동안 그 속에서 함께 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 오니 어쩌죠?


가을에 뿌려지는 보리가 싹이 나고 자라는 모습을 시간의 순서에 맞게 한 눈에 볼 수 있게 그려져 있어서 설명이 따로 필요 없겠어요. 추운 겨울 푸르른 모습으로 겨울을 나는게 소나무 만이 아니라 보리도 끼워 줘야 겠어요. 그렇게 겨울을 나고 나면 봄 나물 깨는 아낙들에겐 보리 밭 만한 데가 없습니다. 개불알풀, 광대 나물, 씀바귀, 별꽃 나물, 냉이, 민들레, 꽃다지등의 많은 봄 나물이 난답니다.
보리밭에는 새도 많다지요.꾀꼬리, 뻐꾸기, 장끼 까투리와 꿩 병아리등이 살았다고 합니다. 정말로 꿩이 보리밭에 알을 까서 꿩병아리를 몰고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덧붙여 당연히 보리밭에 벌레들도 많겠죠. 달팽이, 무당벌레, 진딧물, 각다귀, 파리매, 왕거미, 방아벌레등 많이도 살고 있었답니다.
보리가 익을 무럽 보리 구워 먹기는 좋은 간식이고 즐거운 놀이였습니다.

이 책은 보리 농사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고 있지만, 그 속엔 보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식물들과 곤충들 , 새들 그리고 우리 농촌의 70년대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대화체여서 이야기 해주듯이 읽힐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역시 보리의 그림책은 흠잡을 때가 없네요. 강추입니다.

옛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재미는 물론 이지만, 과거의 시간대에 살았던 사람들과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옛날 이야기이지만, 과거의 사람사는 이야기와 지금의 사람사는 이야기가 어디 그리 다를게 많겠습니까?
  옛이야기 속에는 웃음으로 배꼽잡기도 하기만, 삶의 지혜를 많이 느낄 수 있으니, 요즘 창작 동화 좋은것 많아도 나는 옛이야기가 더 좋더라구요.

이 책에 보면 우리 겨레가 가졌던 건강한 웃음의 비밀은 남을 비꼬거나 비웃는데서 오는게 아니라 이웃을 껴 안는 넉넉한 마음에 있었다고 이야기 해 줍니다. (P6)
 그 이야기는 나의 실수나 허물 또한 묻혀 버릴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은 네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수룩한 사람들,- 바보사위 덕에 한바탕 웃고, 수박을 나귀알인줄 알고 따뜻한 아랫목에 푹 썩인 어리숙한 이야기는 안타깝게 했습니다.  꼬꼬 푸드데기 에서는 닭을 꼬꼬 푸드데기 술을 올랑 촐랑, 떡을 옴츠레기라고 지어내는 사위가 싸온 음식을 구경만 시키고 가져 갔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외에도 아버지와 아들, 시조 배우기, 힘든 문상 등이 나오는데 모두 조금 모자라지만 나름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웃음짓게 합니다.

*별난 사람들 - 도둑 잡은 방귀, 가마솥에 들어간 사돈, 호랑이와 나팔쟁이 똥된장 이야기, 네아들의 재주, 떡이 좋아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똥된장 이야기는 어렸을때 들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에야 똥과 된장이 어떻게 헤갈려서 똥으로 된장을 끊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때는 똥과 된장의 비슷한  색깔만 떠올리며 얼마나 웃었던지,,, 그때가 생각나더라구요.

*허풍치는 사람들 - 게으름뱅이 이야기 , 자린고비 이야기, 정신 없는 사람, 해인사 밥솥과 송광사 뒷간, 허풍선이 사냥 이야기, 우는 모퉁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허풍치는 사람의 말을 되받아 더욱더 허풍치는 이야기들에서 상상력을 동원하여 책을 읽게 되는데, 그게 더 읽는 독자들을 즐겁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꾀 많은 사람들 -  돌부처 콧물, 꾀많은 총각 장가 들기, 글자 풀이 , 두꺼비의 떡 먹기 내기, 효자 만들기, 정수동 이야기 가 나옵니다. 저는 네째마당이 제일 마음에 들더라구요. 지혜를 많이 가르쳐 주는 내용들이 많아서 일겁니다. 특히 효자 만들기가 와 닿던데, 이런것은 그림책으로도 나왔음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잘못키운 아들을 남 부끄러워 밖에다 대고 말도 못하고, 자기가 바라던 대로 밖에 나가 아들 자랑, 며느리 자랑을 했더니 그대로 변하더라는 내용. 남의 협담을 좋아하는 우리들이 배워야 할 지혜가 아닐지...

그림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림은 글의 내용의 포커스를 잘 맞추어서 그림이 글을 더욱더 살리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익살스럽게 그려진 많은 그림들이 중간중간 쉬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였습니다.

자기전에 한 부분씩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초등 저학년 이상에게 맞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