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 애들이 3살쯤에 구입한 것 같습니다. 마트의 도서 코너에 갔더니 냉큼 이 책을 집어 오는 겁니다.  그 해에는 뽀로로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 후에도 여러번 뽀로로에 대한 책을 구입했습니다. 구입한 그 해에 마르고 닿도록 보더니 그 다음부터는 어디에 있는지도 알지 못할 정도로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 있었어요. 며칠전 단행본들을 살펴보면서 제 눈에 들어온 뽀로로.. 어렸을 때 읽혔던 책에는 아이들과의 추억도 함께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어 줄때 열심히 듣던, 서로 먼저 보겠다고 다투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요.
이 책을 지금에 다시 읽어 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어요. 3살때 읽던 동심 속 펭귄을 이젠 제대로 알게 해 줄 때도 된 듯 싶은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여기저기에서 펭귄에 대한 정보들도 찾아서 펼쳐 놓았습니다. 글이 짧은데다가 내용도 다 알고 있는 것이라 흥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던 것을 쉽게 나 몰라라 하진 않는 것 같네요.
역시나 뽀로로가 로켓을 타고 신나하다가 로켓이 고장나면서 떨어지는 그 장면을 제일 재미있어 합니다. 로켓이 왜 떨어졌을까?라고 물었더니 한 아인 진짜가 아닌 장난감이라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하고,  또 한 아인 운전대도 없는 것 보니 잘못 만들어 진 거라 합니다. 
3살땐 이런 대화가 안 되었는데, 이젠 조금 컸다고 자기들도 생각하는 바가 있네요.^^

왜 포비가 뽀로로를 바다로 데리고 갔는지? 왜 뽀로로는 바다속을 날아다니듯이 헤엄칠 수   있는지? 펭귄은 새인데 왜 하늘을 날지  못하는지? 펭귄은 어떻게 추운 지역에서 맨발로도 다닐 수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증을 유발 한 후에 펭귄에 대한 내용을 다른 책에서 찾아서 읽어 주었습니다. 지식적인 책으로 가니  한 아인 싫어 하는 듯 싶지만, 안 듣는 듯 하면서 듣고 있고, 둘째는 그래도 관심을 보입니다.
저도 읽어 주면서 같이 하나씩 배워 갑니다.
이젠 읽지 않는다고 주위 어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줄까도 생각했었는데,이렇게 활용하고 나니 안 주길 잘 한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키가 작은 편이라 마빈이 불공평하다고 투덜대는게 남일 처럼 느껴지진 않습니다. 키가 비슷하던 아이들이 손가락 한마디 정도 더 크더니 이젠 한눈에도 차이가 많이 나니, 크겠지가 아니라 이젠 신경써야 하지 않나를 고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이들은 크게 스트레스 안 받고 아무렇지 않게 친구들과 잘 지내는게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입 짧은 아이들이 밉게도 느껴집니다. 좀 더 먹으면 더 클 것 같은데, 밥 양도 적고 가리는 것도 많고....
그래도 마빈은 자신이 작다는 것이 싫어서  커지기 위해 노력은 했네요.
아이들에게 넌저시 "마빈이 남들이 쉴때 좀 더 먹었더니 조금씩 조금씩 더 커졌데" 했더니 아이들은 그땐 아무말도 안하다가 다음장 마빈이 너무나 커져서 나무들을 우적우적 씹어 먹는 장면에서는 "뚱뚱보 마빈!"이라며 오히려 입을 삐죽거립니다.
마빈이 너무 욕심을 부려서 남들 보다 좀 더 큰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더더 커지길 원했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내가 원하는 이야기는 알고 있지만, 차마 '나도 더 많이 먹고 커질거야'라는 말은 나오질 않나 봅니다. 
마빈이 더 커져서 숲을 몽땅 먹어 치우고, 다음엔 대륙 한 덩어리씩..우리 둘째 아이는 흥분해서 화살로 명중시켜서 더이상 못 먹게 만들거라며 씩씩 거립니다. 그래서 한술 더 떠서 전투기하고, 탱크들은 다 어디에 갔나 몰라했더니, 맞장구를 칩니다. 
어쨌든 마빈이 다 먹어 버린 지구는 사라지고,  작은 달 위에 서 있는 마빈은 태양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정말 정말 사랑하던 친구들이 보고 싶어 졌던 거죠. 자신이 행복했던건 커다란 몸을 한 지금이 아니라, 작았지만 함께 할 친구들이 있는 옛날이였죠.
마빈은 결국 모든것을 토해 내고 자신의 모습을 찾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커지기 위해 노력하길 바라긴 하지만, 아이들이 그것때문에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까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엄마의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들이 깨닫고 필요성을 느낄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현명한 것 같습니다. 작아도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고등학교 선배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이다. 표지가 화려하고 많이 알려진 베스트셀러들도 즐비 했지만, 유독 선배는 이 책이 넘 좋더라며 꼭 읽어보라며 손에 쥐여 주었다. 표지에 있는 아이의 그림을 보고 청소년 권장도서인가 라며 생각했었다. 그런데 읽어 보니 어느 연령대가 읽어도 좋은 감동을 선사하는 것 같다. 총 3번을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때 6살인 우리 아이들이 좀더 크면 읽어 보라 해야 겠다 여겼지만, 2번째 읽고 나서는 지금도 받아 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 부분부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이 책에 심취했기 때문에 그 여운이라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붙들고(?)읽어 주었다.


어느날 명작동화를 읽어 주는데 ’아기사슴 플래그’란 책에서 보면 주인공 아버지가 방울뱀에 물려서 주위에 있던 엄마 사슴을 잡아 간을 꺼내 상처에 갖다 대어 해독시키는 내용이 있다. 그것을 읽고 나서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비슷한 상황에 대해서 읽어 주었으면 어떨까 싶어 시도해 봤다. 아이들이 읽는 명작동화는 상황설명이나 감정의 변화같은 것이 설명되어 있다기 보다는 그림으로 파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근데 이 책에선 긴박했던 순간과 작은 나무의 감정의 변화같은 것을 상상하면서 느낄 수 있어서 효과 만점이였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뱀에 물렸을 때 할 수 있는 응급처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니깐 더할 나위없이 좋았던것 같다.

어떤 동화책 중에 먹고 먹히는 먹이 사슬에 대한 글을 읽고 나서는 탈콘매가 느린 메추라기만을 잡아 먹으며 그것은 결국 느린 메추라기가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도 읽어 주었다. 이해를 하는지 못하는지 그냥 듣고만 있긴했지만, 읽어 준 후 뿌듯.

기독교인과의 거래 내용은 좀 변형해서 아이들에게 철학동화 형식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동화로 다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입으로 자기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떠벌리는 사람한테는 조심해야 한다."라는 교훈을 아이들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책에서 할아버지가 했던 이야기 중에 ’개든 사람이든 간에 자기가 아무데도 쓸모 없다고 느끼는 건 대단히 좋지 않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래서 냄새 못맡는  개 모드와 청력 시력은 우수하지만, 늙은 개 링거를 함께 다니게 한 내용이 있다.  우리의 옛이야기 중에 ’길아저씨, 손아저씨’와도 일막 상통하는 내용이다. 참 시사하는 바가 큰것 같다. 너는 이래서 안돼 넌 이것도 못하니?하는 식이 아니라 넌 이런면이 있어서 내가 많은 도움을 받았구나 고맙다, 넌 이런 면은 참 잘 하는 구나 라고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해 본다.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시킬게 아니라 어려도 감당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함도 느끼게 해 주는 내용이다. 


다음에 다시 이 책을 읽으면 또 다른 내용이 마음에 와 닿을 것 같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