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을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지난해 서울디자인올림픽에 '가로등과 벤치'를 주제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작품을 출품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이름에 걸맞게 매회 이색적인 도전과제가 주어져서 여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신선한 눈요기거리가 많아 본방사수를 못한 날은 재방송이라도 꼭 챙겨보는 편이다.  한참 프로그램이 물이 올랐을 때였나?  패션에 이어 디자인이라는 전문 분야까지 과감히 도전장을 냈던 것을 보고 시청자로써 무한한 애정과 박수를 보냈었다.  당시 열정만으로는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일들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디자인 감성 멘토 김영세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관심도 아마 그 때부터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던 것은 은행에서 심심풀이로 보던 잡지 속에서였다.  그 당시 그는 아이리버 엠피쓰리의 초창기 모델이었던 삼각형 엠피쓰리의 디자이너로 제품의 인기와 함께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강국이라는 이름처럼 신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한국시장에서 엠피쓰리 디자인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그의 모습은 기억 속에서 이내 사라졌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기심만큼 그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동하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아직 우리나라는 '어느 회사 제품이냐'라고 묻지 '누가 디자인한건데?'라고 묻는 사람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무한도전이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 이름만 기억하던 그의 모습을 보니 패션 업계만큼 자리 보전하기가 힘든 디자이너로써 성공일로를 달려온 그의 일상이 문득 궁금해졌다.

 

이 책 <이매지너>는 그의 전작<이노베이터>와 내용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책이다.  소비자는 신상품을 구입하는 순서에 따라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그 첫번째가 이노베이터, 두번째가 얼리 어댑터, 그리고 마지막이 팔로워 즉 일반 대중이다.  한마디로 이노베이터란 시대를 앞서가는 눈을 가진 소비자로서 트랜드를 창조하는 부류이다.  일반대중과 비슷한 기호와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강한 호기심과 행동력으로 대중을 선도하는  이노베이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노베이터>에서 충분히 공감했었다.  그런데 몇가지 중복된 내용들을 이매지너에서도 마주하고 있자니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신선함이 반감되는 느낌이다.  히트 상품 제조기라 불리는 김영세 자신이 이노베이터이면서 이매지너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는 모르겠지만 전작에 비해 내용면에서 기대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평범한 독자의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책 제목처럼 이매지너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  그런데 어린아이가 넘기듯 어설프게 책장을 몇 장만 넘겨봐도 이 책이 INNO의 카다로그인지 책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방법들 또한 꼭 그의 입을 통해서 듣지 않아도 어디에선가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방법들이다.  <이노베이터>에서처럼 39가지나 되는 노하우를 바랬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 속에 삽입된 그의 디자인처럼 반짝반짝한 것을 기대했기에 실망감 또한 컸다.  똑같은 교과과정을 배워도 일등과 꼴찌가 있는 것처럼 역시 잘난 사람들은 평범한 것을 비범하게 바꾸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솔직히 이매지너라는 거창한 책 제목만 뺀다면 그렇게 실망할 책도 아니다.  히트상품 제조기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니는 그의 디자인 습작노트와 실제 제품으로 탄생된 모습을 한 자리에서 감상 할 기회와 그의 디자인 철학까지 느낄 수 있는 책이니 그처럼 디자이너로써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책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디자인 퍼스트를 실천하는 INNO의 디자인 프로세스와도 비슷하다.  즉 시장조사를 한 후 독자의 입맛에 따라 쓴 책이라기보다는 이 책을 원할만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획하고 만들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와 같이 가장 나중에 물건을 구입하게 되는 팔로워 계층은 영원히 위시리스트에서 잠자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노베이터들은 망설이지 않고 구매버튼을 누를 수도 있는 책이라는 말이다. 

 

상상을 현실로 재현시킨 그의 디자인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에는 아낌 없는 찬사를 보낸다.  훌륭한 이매지너로써 다양한 제품들의 디자인을 척척 해내는 그의 모습은 범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곳곳에서 열등감이 폭발한다는 점이 아쉽지만 말이다.  이 책으로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일상 생활 용품들 속에 디자인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뭐든 아는만큼 느끼고 보이는 법이니까.  그리고 쉽지는 않겠지만 상상력을 키우고 그것을 형상화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그와 같이 이매지너의 대열에 동참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나는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가 그랬듯 새로운 영감을 받고 실천하지 않겠는가.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하겠지만 나처럼 책 한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독자는 읽기 전에 고민을 좀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받아든 순간 지하철에서 신문 접어서 보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책 크기도 그렇거니와 책 속에 나누어진 구성도 책이 아니라 신문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겉 모양만 눈에 띄는 책이 아니라 책 내용도 특이하다.  주인공인 JC 가 청탁받은 에세이 원고가 수록된 윗단락, JC와 안야의 관점에서 쓴 글들이 중간단락과 아랫단락에 각각 배치되어 책의 한페이지에 같은 배경 속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옮긴이는 음악에서 대위법을 예로 들어 이 소설의 특이한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각 성부가 명료하게 식별할 수 있는 선율적 독립성을 지니면서 여러 성부가 일정한 규칙에 따라 결합하여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보면 이 소설은 옮긴이의 말처럼 대위법에 충실한 소설이긴 하다. 

 

그런데 각각 독립된 단락을 한꺼번에 소화하며 책을 읽어나가기란 나 같은 범인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책의 가독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J.C의 강력한 의견들에 수록된 그의 사상을 읽어내려 안간힘을 쓰다보니 아래 이야기의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지며 책읽기가 점점 버거워졌다.  작가의 새로운 시도에 발맞춰 나 또한 새로운 시도를 만끽하려 했지만 중간부분에서 포기하고 읽기 쉬운 이야기부터 읽고 에세이 내용을 정독하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다소 위안이 되는 사실은 옮긴이도 그런 방법을 택했다는 것 뿐,  음악처럼 자연스러운 조화를 기대하며 읽기에 나의 지식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것은 에세이 내용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봐도 이렇다 할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전적으로 내 지식의 얕음 때문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후다닥 읽어치운 이야기는 노작가 JC가 같은 건물 세탁실에서 엉덩이가 매력적인 젊은 여성 안야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당시 JC는 출판사로부터 '강력한 의견들'이라는 주제의 에세이를 제안받고 글을 쓰고 있었는데 마침 일자리를 구하던 안야에게 원고를 입력하는 일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된다.   JC는 파킨슨병 초기 증사을 앓고 있어 몸이 쇠약하기는 했지만 꼭 그녀를 고용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음에도 그녀의 매력에 이끌려 그녀를 고용하게 된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치장에만 관심있던 안야는 JC의 음성이 담긴, 혹은 엉성한 쪽지에 담긴 그의 생각들을 쫓아 글을 입력하고 그의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함께 살던 남자친구 앨런과 이야기하며 점차 그를 이해하게 된다.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며 소유욕이 강하고 경제적인 사고에 능숙한 앨런은 자신의 여자친구가 그의 사상에 끌리는 것에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그리고 유명한 작가인 JC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계획을 세우지만 안야의 저지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들은 헤어진다.  그렇다고해서 요즘 유행하는 막장드라마들처럼 JC와 안야의 관계가 드라마틱하게 끝나기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둘은 지극히 현실적인 결론에 다다르게 되니까 말이다.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책 속 에세이 글조차 살아 숨쉬도록 만들어 놓은 소설 구성에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에세이 속 JC의 사상들은 등장인물들 각자의 생각 속에서 재탄생해 각자의 입장에서 되살아난다.  일흔이 넘은 노작가 JC처럼 나이가 많은 저자도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테니 이런 구성을 통해서라도 좀 더 자신의 생각을 생생하게 살아 숨쉬게 해주고 싶었던 듯 싶다.  정치적 이슈들과 문학, 예술, 종교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철학적 담론들에 관한 지적 호기심이 책을 선택하게 만들었다면 실제로 책 내용에 숨결을 불어넣어주고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들었던 것은 JC와 안야의 이야기였다.

 

비단 새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를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요즘처럼 뉴스를 보지 않던 때가 있었던가 할 정도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었던 때, 이 책으로 말미암아 정치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며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무정부주의자로 표방된 JC의 생각들은 어쩌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지만 암암리에 통제된 삶을 살고 있으며, 수많은 정부정책에 냉소적이거나 악의적인 댓글들로 일관하는 대다수의 네티즌들의 모습들은 '강력한 의견들' 속에서 자주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스스로가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쓴 글이라 부정적인 말들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글을 접하게 되는 독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반론을 이끌어 낸다는 점이었다.  늘 긍정적인 사고에 비판의 날을 세우던 사람이라 긍정적으로 반론을 쥐어짠 경험은 참으로 낯설고 신선했다. 

 

기대했던 황혼의 로맨스 같은 것은 없었지만 안야와의 만남이 JC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부드러운 이야기를 쓰라고 했던 그녀의 충고를 받아들인 후반부 에세이 내용을 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책의 제목이 왜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일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해결점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그녀를 만나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였을까.  아니면 여전히 명예가 더럽혀진 치욕스러운 삶 속에서 달콤한 로맨스를 상상하는 죄의식이라 느꼈던 것일까.  저자가 남아프리가 태생이라는 점에서 염두해 두고 본다면 소설 속 국가나 민주주의에 대한 좀 더 심오한 생각을 할 수 있었겠지만 부족한 지식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뿐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음악이 그러하듯 몇 번을 읽어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신선한 소설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비슷하게 돌고 도는 삶 속에서 무디어진 지성과 감성을 이끌어내길 원하는 독자라면 새로운 형식의 이 소설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며칠 전 대입 수시 시험을 감독한 남편이 본인은 하나도 모르는 시험 문제 답안을 서술형으로 쫙 쫙 써대는 아이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대입시험이라면 이제 두돌을 앞 둔 엄마로서는 까마득한 일처럼 느껴지는데 남편은 아직도 시험감독의 여운이 남았는지 벌써부터 아이에 대한 걱정을 늘어 놓는다.  집에서 아이 교육은 잘 챙기고 있는지 책은 잘 읽어 주고 있는지 매사 육아에 대해서만큼은 시어머니처럼 깐깐하고 잔소리를 아까지 않는 남편이라 이번에도 며칠동안 남편의 잔소리에 시달려야 할 것을 각오하고 있는 중이다.

 

좁은 땅떵어리에 자원도 없는 나라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이 크게 작용했다.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영어 몰입식 교육이니 논술이니 하는 딴나라 이야기들도 내자식이 태어난 순간부터는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아이 교육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뭐니(money)'만 있으면 다 해결 될 것 같지만 여전히 부모가 신경써야 할 것들은 너무나도 많다. 

 

아이 교육 중에서도 기본중에 기본은 책읽기다.  자국의 언어를 채득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으니까 기본이라고 하는 것은 당연지사.  또한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고 전집을 들여 놓지 않는 이상 큰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기본이라고 할 만한 이유라고 하겠다.  어린아이들에게 책읽는 습관 갖게 해주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고 어려운 일이겠냐고 생각했던 나는 아이를 낳아 책읽기를 시도하다 여러 난관에 부딛치게 되었다.  내 힘 닿는데 까지 그저 열심히 읽어주면 되겠지 했는데 아이가 내 생각만큼 따라주지도 않을 뿐더러 힘든 육아와 병행하며 즐겁게 책을 읽어주는 것 또한 만만찮은 일이었던 것이다.  무엇이든 못해주겠냐 하고 의기양양하던 초보엄마가 슬슬 한가지씩 포기하며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손 놓고 지내고 있을 때 책읽기에 비법을 전수해 줄 가뭄에 단비 같은 책을 만나게 되었으니 그 책이 바로 <우리 아이 행복한 책읽기>다.

 

0세 교육이 중요하게 생각되면서 요즘 엄마들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책을 읽어준다는데 나는 극심한 산후 우울증으로 그 시기 아이에게 별로 잘해주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또래아이들보다 말도 늦고 체구도 작은 아이를 보면 그 시절 다른 엄마들처럼 챙겨주지 못한 후회가 밀려와 모든 것이 내 탓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책 읽어줄 때마다 산만하거나 시큰둥안 아이의 표정을 보면 미안한 마음과 의욕은 저만치 사라지고 늘 짜증내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어제를 후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육아게시판에 들어가보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엄마들의 질문들이 참 많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하나요?  책 좀 추천해주세요'부터 '어떻게 하면 아이가 집중하는 책읽기를 할 수 있을까요'까지 자식을 둔 엄마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는 모양인지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이 가득하다.  세상이 좋아져서 예전에는 동네 아줌마들의 입소문으로 들어야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는 있었지만 아이들마다 기호가 달라 내 아이에게 적용해도 될 만한 알짜정보를 찾기란 이 역시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과 만나면서 그런 고민들이 한 방에 다 해결된 느낌이다.  나만의 든든한 독서지도사를 구했다고 해야할까? 

 

1장 '책과 친구가 되자'에서는 가장 궁금했었던 우리 아이 나이에 맞는 책을 찾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책 읽어주며 글자를 빨리 터득하기를 바랬던 엄마의 조급증에 대한 충고라든지 부모들이 흔히 범할 수 있는 실수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2장 '우리들의 책읽기'에서는 정말 궁금했었던 문제들, 즉 책 읽어 줄 때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책읽기 방법과 우리아이에게 지금 어떤 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아이에게 책 내용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라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지금도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것은 온몸으로 의사표현을 하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충분히 아이가 원하는 책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심감이 생겼다.   3장부터 5장까지는 사례별로 책읽기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수록해 놓았는데 주변에서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고민거리들이라 나중에 아이가 커서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을때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마지막 6장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재미있는 책놀이 부분이었다.  책읽기를 즐겁게 해주는 다양한 놀이방법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현장에서 직접 실습해 보는 듯한 생동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책 도미노 만들기나 아이 신체를 전지에 그려 책과 대조해 보는 놀이 등은 글을 모르는 우리 아이에게도 당장 해줘도 즐겁게 해 볼 수 있는 놀이들이어서 미루던 책장정리를 하며 도미노 놀이를 해볼 참이다.  책이 단순히 문자나 정보전달을 하는 용도라는 틀을 깨고 다양한 방법으로 책과 친해지는 시도를 함으로써 아이가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갖도록 해두어 두고두고 유용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백과사전이나 세계문학전집정도 구비해 두면 그나마 책 좀 읽은 아이였던 우리 세대의 책읽기는 책장에서 책을 꺼내와 읽는 2차원적 수준이었다.  책에서 다양한 책놀이를 간접경험하고나니 내가 아이에게 해줘야 할 책읽기는 3차원,4차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며 잠시 수그러들었던 아이 책읽기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다시 불타오른다.  더불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에게 좋은 책읽기 방법을 전수해 주기 위해서는 엄마도 계속 아이의 책읽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함을 느낀다.  출판사를 의식해서 본 책은 아닌데 우연찮게도 며칠 전에 읽었던 아이마음을 읽는 어린아이 심리학과 같은 출판사의 책으로 아이와 함께 크는 엄마시리즈 책이었다.  맨 뒷장에 수록된 다른 시리즈도 살펴보니 읽어보면 꽤 도움이 될 듯하다.  아이와 행복한 책읽기를 희망하는 엄마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기 바라며 내가 그랬듯 이책으로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나만의 책읽기 노하우를 발견해 내 아이가 진정한 책읽기의 재미를 느끼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