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내혁명>의 저자 하루야마 시게오는 엔돌핀의 분비가 활성화될수록 우리몸의 면역체계가 개선되어 자연치유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주장했다.  뇌내혁명은 이 엔돌핀을 어떻게 하면 많이 분비하게 하느냐에 대해 다루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이미 의학적인 모든 치료를 했음에도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명되었던 중증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그의 이론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왔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가짐이 엔돌핀을 생성한다고 했다.  특별히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마음가짐 하나를 바꾸었을 뿐인데 병이 좋아진다니 정말 기적적인 이론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은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공식이 생겼다.

뇌내혁명이 나온지 10년.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를 통해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을 뇌과학적 근거를 통해 밝혀주었던 이시형박사가 이제는 엔돌핀의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물질 세로토닌에 주목하며 <세로토닌하라!>는 신간을 출시했다.  책에 따르면 노력하면 보상이 따르는 엔돌핀적 가치관은 만족감이 없고, 더 큰 보상이 따르지 않았을때 밀려드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의존증까지 불러일으켜 더이상 엔돌핀적 가치관만으로 현대를 살아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자는 본능적 감정과 이성적 의도적 사이의 균형을 결정하는 뇌속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동이나 공격성을 불러일으키는 노르아드레날린과 강한 쾌감을 동반하지만 중독위험이 있는 도파민 및 엔돌핀의 폭주를 조절하는 세로토닌이야말로 21세기에 주목해야 할 물질이라는 것이다.  연인들이 뜨거운 포옹을 하는 격정적인 순간이 엔돌핀이라면 포옹이 끝나고 서로 두손을 잡고 마주보는 편안한 순간이 세로토닌의 상태, 즉 행복감이 충만한 상태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책의 4장과 5장은 세로토닌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삶의 지침과 운동요법이 나와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운동, 언어, 지성, 이성, 감성 등 뇌의 모든 고급 기능을 지휘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중요한데 4장은 전두엽의 기능을 200% 올려주는 생활지침이 나와있다.  첫째 눈물이 나도록 감동하고, 둘째 부정적인 생각들을 물리치고 일단 시작하고 생각하며, 셋째 아침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넷째 책을 가까이하며, 다섯째 '당사자의식' 즉 주인의식을 갖고, 여섯째 함께 어울리면서도 혼자서도 행복할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일곱째 물고기 한마리에도 고래를 잡은듯 순수한 마음을 갖고, 여덟째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아홉째 매사 감사하며, 열째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삶을 살아라는 열가지 지침을 내렸다.  5장은 특별한 운동요법이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걷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기술했다.

개발도상국처럼 앞으로만 달려왔던 사람들에게 이젠 좀 쉬고 놀아도 괜찮다는 풍조가 만연해지면서 엔돌핀이 주목받았다면 무분별한 향락과 도취가 만연된 우리사회에 '이제 세로토닌하라'는 저자의 책 제목이 완곡한 경고처럼 들었다면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강화학습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그가 던지는 화두는 분명 21세기는 새로운 인간형을 원하며 이제 새로운 인간형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세로토닌은 자기 조절력을 강화하여 다른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돕는 물질일뿐 저자가 지금까지 다른 저서에서 얘기했던 '뇌는 항상 스스로를 향상시킨다'라는 뇌과학의 결론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가 열거한 열가지 지침도 모두 어디에서 들어봤던 지침이고 책을 읽는 독자들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책의 내용이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 주구장창 읽어댔던 누군가의 책 속 구절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엇이든 실천이 따를때 느낄 수 있는 것.  뇌가 달라질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실천하는 노력을 스스로 행할때  이 책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