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현대사회에서 '화'에 대한 화두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듯 하다. 직장을 다닐때는 사회적 체면탓에 쉽게 숨기고 회피할수 있었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지금은 쉽게 참거나 숨길 수 없어 읽은 책이다.  책 제목조차 일반 실용서적들과 다를바 없이 목적이 분명한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아닌가.  책 읽는 목적이 명확한 책은 쉽게 읽힌다.  이 책도 그런편에 속한다.  그렇지만 일반 실용서들이 추구하는 것처럼 확실한 방법론을 설파했다 보여지지 않는다.  우선 스님이 쓴 책이라 다수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불교의 선에 대한 내용은 쉬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책에 나온 방법들 중 다수는 이미 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일들인데 과연 그런 습관들이 진짜 화를 다스릴수 있게 해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43가지 습관을 모두 익혀야 비로소 화내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일까?

  이 책을 읽는 목적과 같은 이유로 하루 한통씩 받아보는 법률스님의 희망편지에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했던 말씀이 생각난다.  마음은 습관이다.  늘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며 살아온 습관 때문에 계속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우선 그렇게 느끼는 나를 알아차리고 "아 이렇게 불만족스럽게 느끼는 것이 내 업이구나" 연습하면서 내가 지은 인연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라고 했다.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해답을 구하지만 스님의 답변은 거의 비슷하다.  자신의 만든 번뇌를 스스로 끊지 못하면 계속 그 번뇌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매일 사람들이 쏟아내는 고민들의 해법을 읽으며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다보니 아이들 앞에서 화내는 내모습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 힘이 약한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했던 습관이 굳어져 매사 화를 참지 못하는 내모습이 만들어진 것이다. 

  법률스님의 희망편지를 보며 내가 어떤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면 이 책은 좀 더 체계적으로 나를 정진할 방법을 찾아 고른 책이다.  법률스님의 영향때문이었는지 국적은 다르지만 책의 저자가 스님이라는 사실도 솔직히 구미가 당겼다.  세부적으로 나뉜 목차만 봤을때는 짧은 이야기를 엮어 만든 형식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 짜투리 시간을 최대한으로 이용해 볼 요량이었다.  그러나 역시 결론은 책읽기는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호흡이 짧은 책은 여운도 짧다는 것.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있었다면 남들에게 무엇인가 전해 줄 얘깃거리라도 있었을텐데 책을 읽고나서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다 읽고 나서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 몰라 책의 목차를 다시 훑어 보았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의 진가는 저자의 가르침대로 실천했을때 비로소 얻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책 한 권을 만났다. 이책은 자녀교육의 메카 대치동에서 샤론코치라 불리며 특별 강연회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초등이상 자녀 교육에 대한 핵심 정보를 담은 책이다.  책 제목은 다소 위압감이 느껴지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단 한 줄도 놓치지 않게 되는 힘은 그동안 저자가 실전에서 쌓은 교육 노하우가 꼼꼼히 담겨 있기 때문인듯 하다.  저자는 샤론코칭 & 멘토링 연구소의 대표이자 학습코칭과 컨설팅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교육 강연으로도 이름이 높은 사람이다.  <엄마주도학습>도 처음 펴낸 책이 아니라 지난해 <대치동 샤론코치와 SKY가기>에 이어 두번째로 출간하는 책이다.  EBS ‘부모’, ‘학교란 무엇인가’, tvN ‘스타특강쇼’, story on ‘100인의 선택’, JTBC ‘대한민국 교육위원회’ 등 몰랐던 것이 이상할만큼 수많은 언론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강사이기도 하다.

  아이를 낳으면 누구나 겪는 시행 착오 중 하나은 아이교육에 관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잘 먹고 잘 자면 그만이던 육아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유이다.  주변에 소문난 누구 엄마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며 일정 관리해 줄 능력맘은 안되고 불안한 마음에 이리저리 귀동냥해서 얻은 정보만으로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전전하다 결국 학습의 주도권을 사교육에 내주는 것이 보통맘의 현실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실상도 초등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다.  태어날때부터 이미 사교육에 익숙한 아이들은 혼자 무엇인가 시도한 경험이 없어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학생 스스로도 불안해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봐왔다.  "처음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는 없다. 좋은 공부습관은 엄마주도학습에서 출발해 자기주도학습으로 완성된다." 저자가 말하는 엄마주도학습이란 어렸을 때 엄마가 주도적으로 공부습관을 잡아주어야 자기주도학습의 틀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요즘에는 교육 연령대가 낮아져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학습량이 상당한 편이다.  집에서 가르치려니 엄마랑 아이 사이만 나빠지고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수 없으니 엄마들도 기관에 교육을 일임하여 불안을 해소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럼 엄마들의 태도에 일침을 가하며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건 엄마가 게으르기 때문이다" 라고 얘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아무것도 안하는 것도 게으른 것이지만 부모가 꼭 해줘야 하는것을 모르는 것도 게으른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큰 그림을 그려주는 학습 멘토가 부재하여 알수없었던 지침과 바로 실천해볼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들이 엄마주도학습에는 아주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내년이면 초등입학을 준비해야하는 내게 가뭄에 단비같은 책이다. 

 

  초등 5학년까지는 ‘무엇을 공부 하는가’보다 ‘어떻게 공부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아주 작은 계획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줘야 하는 것이 엄마주도학습의 핵심”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릴때부터 학습지 5장을 매일 풀게 한 것처럼 무리한 계획이 아니라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학습계획을 세워 아이가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여러가지 노하우가 책속에 가득하니 예비 학부모들은 완독하기를 추천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물며 공부가 그러하리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