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시공사의 저스트고 시리즈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책. 물론 겉표지부터 느낌이 다르지만 책을 펼쳐서 보기 시작하면서 이 산뜻한 느낌. 깔끔한 편집이 눈을 가볍고 즐겁게 해준다. 특히 여행서들만의 특징이 너무 작은 사진과 빽빽한 편집들로 인해 정보를 얻고자 하지만 금방 피로해지는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은 딱 특징적인 필요한 사진만 크게 깔끔하게 들어가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는 여행서다.

난 이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딱 십년 전에 유렵을 갔다왔었다. 그것도 아주 궁핍하게 정말 한푼 두푼 모아 진정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알뜰하게 생활하려고 발품도 많이 팔고 맛난 것은 정말 큰맘 먹고 몇 번을 생각해보고 나서야 가서 먹을 정도로 가난한 여행을 했었는데, 그 당시에 느꼈던 것과 지금 나이를 먹고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찾은 후에 다니는 여행 스타일이 바뀐 나로써 보는 이 책은 많은 신선함과 새로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싶은 마음을 막 생기게 만들어주었다.

우선 유럽이라는 곳은 우리가 쉽게 갈 수가 없다. 오랜 비행시간으로 왕복 시간만 해도 엄청난 시간이 걸려서 그 시간대비 여행을 며칠이나 하다 올 수 있을 것인가와 비용도 엄청나다. 그래서 우리가 한번 가면 유럽에 있는 많은 나라들을 이왕 간 거 한 나라라도 더 보자, 한 도시라도 더 보자는 생각으로 많이 쭉 발도장만 찍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그럴 때 유용하게 정말 핵심만 찍어서 둘러보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이 책이 나온 거 같다. 각 도시별 나라별 최소한의 시간으로 짜여진 소개들. 이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하듯이 정말 우리 나라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취향에 맞춰서 핵심만 뽑아서 만든 특색 있는 신선한 책이다.

유럽 전체적으로 나라별로 꼭 하면 좋은 것들에 대한 정리로 시작해서, 각 나라별 간단한 정보로 시작, 공항, 시내 가는 법, 주요 유명 도시들의 갈만한 곳 정리, 무엇보다 앞부분에 있는 지도로 그 도시 한눈에 보기가 좋다. 그곳엔 간단히 가볼만한 곳도 표시가 되어있고 전체적으로 도시를 볼 수 있어서 저자가 이야기해주는 코스 말고도 개인적으로 일정을 짜보기에 좋게 되어있다. 어디를 가든 자신의 취향에 맞게 저자의 추천 코스에 가감을 하기에 좋으니까 말이다. 그 다음에 있는 사진과 간단 설명으로 24시간이나 48시간 72시간 여행코스도 참고하기에 좋다. 게다가 더욱 마음에 들었던 건 최대한 도보로 이동하는 코스들로 짜여져 있다는 것이다. 사실 워낙 볼거리들이 몰려있는 곳들이 많아서 대중교통이나 택시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그 곳의 분위기도 느끼고 여유로운 현지인들의 모습도 볼겸 걷는 것도 유럽여행 일정 속에서 종종 꼭 넣어야할 것이라고 나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점이 잘 맞아서 더 좋았다.

난 십년 전에 유럽 4개국만 갔다 와서 나름 천천히 여유롭게 여기저기 많이 보고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그 장소들을 다시 이 책을 통해서 보니 더 반갑고 즐겁다. 그리고 안가봤거나 못 가봤던 장소들을 보면서 몇 년 후, 아직 아이가 어려서 아이가 조금 더 큰 후에 정말 큰맘먹고 한 달이나 20일로 아이와 함께 이 저자가 알려준 방법으로 핵심만 골라서 보고 즐기다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람블라스거리에서 아가랑 거리의 예술가들을 아가랑 같이 여유롭게 보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며 그런 날이 얼른 오기를 기다리면서 이 책을 덮었다.

저스트 고 오사카, 고베, 나라, 교토 최신판 책이 나왔다. 오사카는 원전으로부터도 거리가 있어서 조금은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우리가 부담없이 갈수 있는 비행시간과 지하철이나 버스 대중교통이 편해서 자유여행으로 누구라도 좋은 여행서 하나만 들고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장소 중 하나다.

 

우선 여행을 가려면, 특히나 해외여행을 가려면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땐 좋은 여행서 하나나 장기로 간다면 두권정도 가지고 가는 게 좋은 거 같다. 그리고 서점에 가보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많은 책들 중에 어떤 책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될 텐데 중요한건 역시나 책의 정확도이지만 그걸 가기 전에 알기란 참 어려운일이라 이런 건 서평이나 리뷰를 통해 평가를 참고하면 좋은 거 같다. 난 아주 예전 거의 10년 전 유럽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친구랑 둘이 다른 출판사 책을 한권씩 사서 갔으나 그 당시 나름 유명하다는 책이었으나 잘못된 정보들이 적혀 있어서, 그거대로 그 책만 믿고 갔다가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한 적이 있어서 너무너무 속상한 하루를 보낸 기억이 있다. 그만큼 정확도가 중요하다. 아무리 요즘 해외여행이 흔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연휴철이나 휴가철이 되면 몇만 인파가 인천공항을 통해 나갔다고는 하지만 국내여행보다는 큰마음을 먹고, 경제적 비용을 들이고, 시간을 내서 가는 것 인만큼 효율적이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여행서가 중요하다. 아무리 스마트폰이 정보를 엄청나게 담고 있다지만 세세한 여행에서 부딪히는 일들이나 정보들이 다 담겨있지는 않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한두 특수한 경우의 동남아를 제외하고는 여행 책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우선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부터 봐야 할 거 같다. 얼마나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정보가 있는지를 참고해야할 것이다.

 

저스트 고는 우선 각 지역마다 볼거리를 간략하게 사진과 함께 쉽게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를 해주었다. 그리고 취향에 따른(명소, 먹거리, 쇼핑 등) 여행 동선을 하루나 이틀로 보여주고 있어서 스케줄을 짜는데 참고하기에 좋다. 그리고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의 시간이나 금액, 찾아가는 방법 등도 자세히 나와있다. 그 중 시간이나 금액 같은 정보도 아주 중요한 거 같다. 특히 문닫는 시간은 교토 같은 경우는 아주 중요하다.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하다 보니 지하철보다 시간 예상이 더 잘 안맞는경우가 많고 주말이나 요일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 길이 막히는 경우도 많아서 관광지나 일정이 여행자가 예상한것보다 어긋날 때가 많아서 입장 시간등을 잘 파악해야하는데 그런점들이 잘 되어있다. 특히 입장 마감시간이 언제까지다라는 정보가 있어서 유익하다.

또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오사카는 정말 먹을 것이 엄청 많은 곳이다. 나만해도 제작년에 갔을 때 초반엔 너무 관광에 치우친 여행을 하다보니 대충 먹으며 다니다 마지막 날 다 먹어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비행기 타기직전까지 4,5끼를 연달아 먹어서 맛있는 걸 마지막엔 우걱우걱 집어넣는 수준까지 이르렀던 기억이 있는데, 먹거리도 일정에 골고루 잘 배치해서 볼수 있게끔 지역별로 사진이나 설명이 잘 나와 있다. 특히 맛집 사진 중 식당 외부 사진이 나와있는게 있어서 찾기가 훨씬 수월하다. 특히 맛집들이 먹거리 사진만 있고 맛집 외부 사진이 없으면 찾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이 책도 외부 사진이 몇몇개가 나와있긴 하지만 음식사진이 대부분이라 조금 아쉽다.

가장 아쉬운점은 무게감과 맨 뒤에 자유여행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우선 너무 무거워서 이것만 가지고 다니기에도 하루만 여행해도 어깨에 무리가 올 정도다. 잘라가기 편하게끔 편집이 되어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정보가 많아서 무거워질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면 맨 뒤쪽에 있는 가이드북을 실제 여행자들이 오사카를 다니면서 들고 다닐 수 있게 그런 내용들도 들어가 있으면 정말 완벽한 책이 되었을텐데 황당하게도 그 책 안에는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여권, 항공권, 인천공항 가는 법, 짐싸기 이런 게 되어있다. 게다가 쉽게 책에서 잘라서 들고 다닐수 있게 만들었는데, 짐 싸고 선물사고 한국 전화하고 이런 걸 왜 이런 부분에 넣었는지 아쉽다. 이렇게 쉽게 잘라서 들고 다닐수 있게 만들 거라면 간단한 오사카, 고베, 나라, 교토의 핵심 포인트들만 간단하게 적어서 짧게 가는 여행자들이나 여성 여행자들이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게 유용한 정보로 가득 채워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도 많은 유용한 정보들로 가득 찬 책을 보며 올가을이나 내년 초에 다시 오사카를 갔다 올 계획을 짜보기 시작했다. 이번엔 저스트고와 함께 가게 될 거 같다.

 

우리가 많은 것을 잊고 살고 있는거 같다. 정말 소중하지만 신경쓰지 않고 너무 나 자신, 당장의 이 한 순간만을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것. "어른 아이" 세속에 찌들어 사는 나와는 정말 거리가 먼, 어쩌면 완전 반대되는 단어인거 같다. 하지만 그 단어에 딱 맞는 권정생 선생님.

몇페이지를 읽었을까, 몇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내가 울먹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게다가 친구를 만나러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읽기 시작한 책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는데,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안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려고 하고 눈앞이 흐려지는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픈 권정생선생님의 일생. 권정생 선생님의 부모님 마음이나 둘째형의 마음, 그를 떠나 보내는 가족들의 마음, 끝이없는 안좋은 일들과 사건들. 그런데 그런것들이 바로 권정생 선생님만의 일생뿐이 아닌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산역사 그대로이고, 가장 힘든시기에 모든걸 몸으로 겪어야했던 권정생 선생님이기에 더 안타까웠다. 그런 엄청나고 다양한 견디기 힘든 일들을 겪고, 당하면서도 그 따뜻한 마음을 유지하신 권정생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시다. 그런 분이기 때문에 그런 동화들과 글들이 남아있는거겠지만 말이다.

기독교에 대한 선생님의 올바르신 생각과 자연이나 사회 전반적으로 바라보시는 시각에 정말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 많았다. 어렵게 초등학교만 학창시절을 보내고 야학으로 조금 배우셨지만 그분의 넓은 안목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정말 그 어떤 사람보다도 싶고 올바르신걸 보고 감탄을 하게 했고, 반성하게 되었다. 대학시절엔 나름 내 주관을 가지고 살았던거 같은데 직장생활을 하고 그것도 아주 고리타분한 곳에서 직업의 터전을 삶고 아이를 키우면서 더 그런것들과 멀어져 있고 세속에 찌들고 내 자신, 내 가족만을 위하며 살고 있는 나한테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신 선생님의 말씀들과 인생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 좋은 곳에서 배불리 한번 먹어보시적도 없는 어머님과 가족과 멀리 떨어져 아픔과 외로움 속에서 죽은 형과 다 같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길 바라며 많은 반성과 깨달음의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