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큰 이모가 이유식책을 선물한 적이 있었어. 그 때는 요리개념으로 재밌겠다, 생각보다 간단하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쓱 훑어봤었는데 이 책은 소아과 의사가 쓴 책이라 정독하게 되는구나. 예지 낳고 최고로 유용하게 보고 있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를 쓴 선생님의 책이거든. 물론 그 책에도 이유식 부분이 있긴 한데 거기는 주로 이론이 나와 있고 이 책에는 필요한 도구과 조리법, 재료와 조리한 이유식의 보관 방법 등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은 이 책이 더 상세하게 나와 있는 것 같아.

모유를 못 먹여서 예지가 간혹 아프면 엄마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나마 초유를 먹였으니 많이 나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항상 미안하고 건강한 예지가 고맙고 그렇단다. 엄마의 그런 마음을 만회할 기회가 바로 이유식이라고 생각해. 각종 성인병 및 평생의 식습관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이유식이니까. 어찌보면 이유식이 더 중요할 듯도 하네.

초유니 산양유니 여러가지 성분이 들어갔다고 광고하는 분유에도 모유가 더 좋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듯이 이유식 역시 파는 것보다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는 것이 더 좋겠지. 특히 파는 이유식은 성분만 분유랑 다를 뿐 젖병에 넣어먹거나 하는 것도 있대. 우리 나라에서는 이유식이라고 하지만 이유식은 실은 고형식이라고 불러야 옳다고 해. 우유만 먹던 아기가 어른이 먹는 것과 같은 음식을 먹는 훈련을 하는 것이 바로 이유식이야. 그래서 이유식이 중요한 거고.

이 책에서 가르쳐주는 것은 간단해. 욕심부리지 않고 책에서 가르쳐준 대로만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네. 물론 생소한 것을 받아들이는 예지의 자세도 중요하겠지? 책과 함께 엄마의 사랑과 정성을 첨가해서 만들 이유식. 벌써부터 엄마는 기대가 돼.

요즘  하루종일 혼자 예지보면서 끼니거르는 일도 많고, 간단하다는 이유로 인스턴트 식품을 애용하고 있는 엄마인에 예지의 올바른 식습관을 위해서 엄마부터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말로만 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교육이니까. 이번주부터 티비 안보기를 같은 이유로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네. 다 예지가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 사실 엄마 의지 약한 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거든.

어려울 것도 같지만 엄마는 벌써 예지가 이유식 먹는 모습이 기대돼. 처음 숟가락이 입으로 들어올 때 오묘한 아기의 표정은 싫어서가 아니라 당황해서라는 것을 기억하고 욕심내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해줄께. 아픈 아가를 위한 이유식도 수록되어 있어서 더 든든한 이 책과 함께 우리 예지에게 완벽한 이유식을 제공해 줄께.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건강해서 항상 고마워요. 사랑해~ 

엄마가 다니는 수영장에 이런 문구가 있어. '수영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습니다'. 수영하러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목적이 다이어트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목적은 예지랑 놀아주기 위한 '체력'이 1순위, 2순위는 살 ㅎㅎ) 그런 문구를 걸어놓은 것이 신기하면서도 수영은 체력소모가 많아서 금방 배가꺼지니까 식욕을 살려줘서 많이 먹게 만든다고 생각했어. 수영을 하고 나면 정말 기절할 정도로 배가 고프거든. 금방 밥을 먹고 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25m도 헉헉대며 겨우 완주하는 엄마와 다르게 옆 라인에서 무한반복하고 있는 그 체력짱 아줌마들의 덩치를 보면 항상 의문이었지. 저렇게 운동하는 데도 왜 살이 빠지지 않을까? 그만큼 먹기 때문이겠지. 엄마가 중학교 시절에 처음 수영을 배울 때 같이 다니던 아줌마들은 아예 음식을 싸와서 강습을 마치면 바로 먹더라고. 찜질방에서 실껏 땀빼고 힘들다고 먹는 사람들처럼 말이지.

근데 이 책에서는 수영을 해도 정말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하네. 아니 빠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체지방이 쌓인다는 충격적인 정보가! 수영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첫째, 수영은 근육이 열을 내지 못하게 한대. 수영장 온도가 낮지? 그래서 근육이 열을 내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지방을 연소시키는 걸 방해하는 거야. 둘째, 수영은 체지방 대신에 글리코겐만을 소모한대. 수영을 하면 피로하고 배가 많이 고파지는 게 그 이유야. 셋째, 아까 수영장 온도가 낮다고 그랬지? 그래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피하지방을 저장하게 한대. 그래서 수영선수들의 피부가 울룩불룩하지 않고 매끈한 거야. 수영선수 출신의 Y양의 허벅지도 같은 이유인가봐.

엄마는 물을 참 좋아해. 우리 예지도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물 속에 있었잖아. 왠지 모르게 안정된 느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물 속. 둥둥 떠 있을 때의 그 편안함. (엄마는 개인적으로 배형을 제일 좋아해^^) 예지와 같이 놀기 위한 체력기르기와 집에만 있는 갑갑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아빠의 배려로 선택한 수영인데, 사실 부차적으로는 예지를 낳고 변형(?)된 엄마의 체형을 교정하려는 목적도 숨어 있었거든. 올해 목표인 평형을 마스터하고 나면 수영하는 시간을 좀 줄여야겠다고 결심했어.

이 책에서는 다이어트라는 용어를 식이요법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좀 헷갈리는 면이 있어. 보통 다이어트는 식이요법+운동 이잖아.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라 그런 건 기본이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몰라서라기보다는 조급한 마음때문이라고 생각해. 요요현상이 심해서 누구나 말리는 원푸드가 아직도 성행하는 이유가 그런거지.

다이어트를 식이요법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강조하고자 하는 문구를 연두색으로 표기해서 오히려 잘 안 보이는 점, 59p에 지용성 비타민을 언급할 때 음식을 같이 언급하지 않은 점을 빼고는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아주 만족스러워. 한 때 10kg를 감량한 경험이 있는 엄마로서는 다이어트에 관해 안해본 게 없는데 이 책을 진작에 만났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구나. 하긴 그 때 엄마의 목표는 이 책에서 경계하는 '단기간에 얼마까지 빼자'였으니 이런 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겠네.

운동을 꾸준히 해 온 아빠(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사실 아빠가 먹는 보충제에 관한 정보가 있어서야 )덕분에 엄마도 무산소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좀 알게 되었어. 아빠가 항상 강조하는 게 근력운동이야. 특히 여자는 골다공증때문에 꼭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거든. 이 책을 통해서 통해서 확실히 개념이 잡힌 느낌이란다.

엄마가 이 책에서 건진 유용한 정보가 많아.

1) 무산소 운동과 병행하지 않는 유산소는 소용없다. 아빠가 엄마가 수영을 못가는 날을 대비해서 싸이클이라는 것을 사주셨거든. 운동을 하다가 안하면 몸이 너무 찌뿌둥해서 싸이클도 엄마는 열심히 하고 있단다.

2) 무산소 근력 운동을 먼저하고 유산소 운동을 해야한다. 싸이클만 할 것이 아니라 근력운동도 같이 해야 더 효과가 있다는 뜻이지.

3) 늦은 밤 운동은 오히려 악이다. 낮에 예지가 안자면 운동을 빼먹게 되는데 그러면 밤에 자기 전이라도 했는데, 그게 오히려 안 좋다고 하네. 인체는 자면서도 에너지 소비를 하는데 자기 전에 운동을 하면 오히려 지방이 쌓이게 된다고 하는 구나.

4) 운동을 먼저 시작해서 몸을 적응시킨 후에 (여자의 경우는 8주 이상) 다이어트 (=식이요법)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높다. 보통은 식이조절을 먼저하고 운동을 하잖아. 아니면 동시에 같이 하던가. 운동을 먼저하는 것이 실패할 확률도 적고 더 효율적이라는 거지. 

5) 아동, 사춘기에 잘하는 농구, 태권도, 배구와 같이 점프를 하는 운동이 성장골수판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거 정말 새롭게 알게 된 정보야. 보통 관절에 자극을 줘야 키가 큰다고 하잖아. 책에 유전적으로 가능한 아들, 딸 키 계산하는 방법이 나오는데 우리집은 딸은 165cm, 아들은 178cm가 나오더라고. 그래서 별 걱정은 안하는데 키가 크면 좋잖아. 그래서 엄마는 태권도, 농구 시키려고 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운동보다는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도록 일찍 잘자고 (밤 10시에서 4시 사이에는 꼭 자야해) 체계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해. 같은 이유도 줄넘기도 사양.

몸짱의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하구나~ㅜ0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