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장마져도 끝까지 읽어야 결말에 다다를 수 있는 역사팩션! 350페이지에 이르는 동안 연쇄살인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상황을 편지 형식을 빌어 사건의 발단과 전개과정, 결론 까지 이르게 한다는 점이 상당히 신선했고 호기심을 자극했다.
궁녀 여영의 죽음이 사건의 발단이 되고 뒤이어 급제한 33인중 장원으로 뽑힌 이개의 죽음이연쇄살인사건으로 이어지며 이 두사건 간 죽음에 대한 연관성을 제시하며 범인의 행방은 더욱더 묘연해 지면서 궁궐은 공황상태로 빠진다.
또한 죽은자의 시체에는 훈민복음의 필사체가 나오는데 여영 역시 죽은후 세자빈 봉씨의 편지를 몸에 지니고 있었고 편지내용에는 "남자들을 차례차례 죽이겠다"라는 문구가 있었으며 그 후로 연쇄 살인 사건이 시작되었으니 세자빈의 봉씨가 귀신으로 나타나 억울한 한을 풀러 왔다는 생각을 궁내에서 궁녀들도 심지어 여러 집현전 학사들도 그렇게 여긴다
또한 범인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밝혀내는 과정에서 훈민정음 창제를 반대했던 자들과 찬성했던자들,왕세손 책봉을 둘러싸고 있는 헤빈양씨와 승휘홍씨등 범인을 가늠하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책을 마지막 한장까지 넘겨야 범인을 알 수 있다.
박사 이향규는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연쇄살인사건이 훈민정음의 자음의 제자해 순으로 살인이 이루어 진다는걸 밝혀낸다.이러한 규칙을 바탕으로 다음의 살인이 누구될지 짐작은 할 수 있었으나 도무지 막을 방도도 없을 뿐더러 어떤식으로 죽어가는지 규명조차도 할 수 없을만큼 범인의 범행은 계획적이고 완벽에 가깝다.마지막에 세자 대신 이향규가 죽음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박사 이향규가 거의 모든것을 밝혀내고 신숙주는 조용히 범인을 가늠하게된다.
궁녀들이 자선당에 모여 봉선화 모임을 가지고 열녀문을 부정하며 단체로 동성애를 그리는 장면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물론 역사속에서는 불가능 한 이야기지만 어디까지나 팩션임을 이해하고 읽는다면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책속에서 훈민정음을 배워서 서로에게 연서를 보내는 궁녀들도 만났고,훈민정음을 반대하는 자들의 모습도 그려졌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들 신숙주,김문,하위지,최만리,박팽년,안평대군,수양대군등도 만나 볼수 있다.
세자빈 봉씨의 죽음을 끌어들여 이 모든것을 계획한 범인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으나 이 모든 사건이 유독 한사람에게만 도움이 되는데 그자가 바로 범인이다.다만 죽은시체 위에 뿌려졌던 훈민복음의 필사체를 범인이 어떻게 해서 죽은자의 몸에 올릴 수 있었는지,많은 사람중에서 한사람만을 주타켓으로 죽일 수 있었는지,범인의 행각을 알 수 있는 단서들을 조금이라도 알려줬더라면 마지막 범인을 보고서 생뚱맞다는 생각은 안들었을 것이다. 조금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면 보다 완벽에 가까운 역사팩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마지막 후기에서 훈민정음과 한글관의 관계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설명하고 있다. "현재의 자음 순서인 ㄱ, ㄴ, ㄷ, ㄹ…은 조선 중기 최세진 한글 교본인 《훈몽자회》가 채택한 순서로, 이는 조음 위치에 따라 자음을 과학적으로 배열했던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순서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훈민정음의 자음 순서와 현재 한글의 자음 순서를 봐도 훈민정음의 자음이 외우기도 편하고 더 과학적이란것을 알 수 있다.
한글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ㅌ ㅋ ㅍ ㅎ
훈민정음 어금닛 소리 ㄱㅡ>ㅋ
혓소리 ㄴㅡ>ㄷ ㅡ>ㅌ
입술소리 ㅁ ㅡ>ㅂ ㅡ>ㅍ
잇소리 ㅅ ㅡ>ㅈ ㅡ>ㅊ
목구멍 소리 ㅇ ㅡ>ㅎ
모음의 원리
삼재인 하늘(.)과 땅(ㅡ)과 그 사이에 사람(ㅣ)을 기본으로 하고 ,이 기본자들의 합성으로 11자를 만들었다.훈민정음 제자해 순서에서 모음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 ㅡ ㅣ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