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테드 콜, 테드 콜의 조수인 16살 에디,그의 아내 메리언,그의 딸 루스.테드와 메리언에게는 루스 외에도 두명의 아들이 있었으나 교통사고로 잃었다. 사건의 발단은 두 아들의 죽음이었지만 사고 현장에서 아들의 신발을 가져오기 위해 메리언이 차에서 내려 아들의 신발을 들었을때 그것을 말리지 않은 테드에 대한 원망이 둘 사이를 더욱더 멀어지게 했을 것이다. 그 사고는 테드 가족에게 감당하기 힘든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고 평생동안 그들을 옥죄어 왔다. 

에디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아픔을 잊으려 했고  에디에게서 죽은 아들의 모습을 찾으려 했던 메리언, 여자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가졌던 사춘기소년 에디, 시대의 바람둥이 였던 테드- 두 아들의 죽음을 뒤로 하고  루스에게 최선을 다히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앞으로도 좋은 엄마가 될수 없다는 생각,테드의 사생활을 감당할수 없었기에 메리언은 테드와 루스를 두고 떠난다.  

오랜시간이 흘러 4살배기 꼬마는  어느덧 39살의 훌륭한 소설가가 되어있었다, 아직도 바람을 피는 테드,루스 만큼은 아니지만 소설을 쓰고 있는 에디,캐나다에서 가명으로 책을 저술하고 있었던 메리언 - 루스와 에디는 공교롭게도 책을 쓰면서도 주제는 한결같이 그들의 가족사를 다루고 있고 노골적으로 성(性)에 관해 그리고 사랑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소 투박하고 경박해 보일수도 있는 소재로 가족사를 다루면서 루스와 에디는 책을 발간했고 그 책을 통해서 메리언을 그리워하며 아픔을 치유하고 있었다. 메리언도 책을 통해서 두 아들의 죽음에서 헤어나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줬고 마지막 까지도 힘들어 했을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져 너무 안타까웠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기에 루스에게 아버지는  없어져야 할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루스가 책 홍보차 유럽으로 떠나던날 공항으로 루스를 태워주며 눈물을 보였던 테드, 테드의 생활은 문란하고 방탕했으나 루스에 대한 사랑만은 어느 부모 못지 않을 만큼 진실되고 열정적이었다. 테드의 자살로 인해서 루스는 테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했던것,마지막 차안에서 키스하지 못한것,스쿼시 시합에서 이긴것등 많은 것들이 떠올라 테드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더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루스의 친구 해나의 방탕한 생활은 테드의 생활과도 비슷했다.그러나 루스가 테드와 해나를 대하는 태도는 의외였다. 테드는 싫어하면서도 해나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는데 다소 이해하기 힘들었으나  속물에 가까운 친구 해나에게서 어쩌면 루스는 테드와 메리언을 이해하고자 스스로 몸부림 쳤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소설 구상차 암스테르담의 홍등가에서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그것이 훗날 하리와의 인연이되었고 그녀의 두번째 결혼까지 이어졌다.전 남편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잠시동안 슬퍼 했지만 하리와의 결혼후 부터는 아들 그레이엄과 하리 그리고 루스 모두 행복한 날을 만들며 인생을 즐길 수 있었다. 

16살소년에게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사랑을 평생동안 간직하면서 힘들었을 에디도  쉰세살이 되어  각각 중년과 노년의 모습으로 만나 메리언을 보면서 에디는 다시 16살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에디와 함께 루스의 집으로 향하면서 메리언은 그레이엄을 보면서 죽은 아들을 떠올렸고 메리언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37년만에 불러본 "엄마"라는 단어.루스는 그렇게 엄마를 부르며 한없이 울었다. 

루스는 아들 그레이엄을 낳고 기르면서 메리언이 자신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 할 수 있었고 눈물을 흘렸다.메리언도 루스와 에디를 떠나면서 루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미안해 했고 자신의 슬픈 모습이 루스에게 에디에게 전이 될까봐 무서워 했었다.먼 훗날 그들이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생활 할때 이제는 루스와 에디,그리고 메리언의 다음소설에서는  더이상 비정상적인 반항적인 등장인물들이 아니라 행복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존어빙의 소설 "사이더 하우스" "일년동안의 과부" 를 읽으면서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급박한 긴장감은 없지만 절대로 책을 놓지못하게 만드는 엄청난 흡입력도 있었고 독특한 표현들도 눈에 들어왔다.  네살의 루스를 노년의 모습까지 그리면서  루스가 쓴 소설속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는등 자칫 산만해 지기 쉬운 장면들을 하나의 연결고리처럼 매끄럽게 이어진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번역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고  어휘선택에 조금 더 신중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도 도 남는다.

"여행1년은 인생 10년과 같다"  한비야씨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에 나오는 글이다. 여행자의 루트를 보면서 문득 혜초의 여정 천축국의 루트가 생각날 만큼 아시아 전역에 걸친 경로가 상당히 인상이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여행이란 여행지의 사람들 혹은 그곳의 자연과 동화되어 그들의 문화와 습성을 가슴으로 몸으로 받아들이고 이해 하는것, 그러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작가도 같은 생각으로 방대한 지역을 여행했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기행" - 보스포루스 해협을 시작으로 홍콩 한국을 거쳐 일본까지의 여정을 보는 동안 작가의 눈으로 본 동양의 모습은 상당히 어두운 부분을 많이 강조한듯 보인다.많은 여행서 혹은 기행서에서 주로 밝고 이쁜 장소,혹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곳을 주로 소개 했다면 동양기행은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일상적인 모습을 담았다.그러나 아시아인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너무 어두운 면을 부각하고 있고 의도적으로 사진마저 흐릿하게 찍음으로서 그 어두운 분위기는 한층 더 무거워 보였다.

동양기행을 읽는 동안 저자는 끊임없이 자아를 찾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티벳의 모습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1권,2권에서 삽입되어 있던 사진들중 특히 시장과 음식에 관한 사진이  많았는데 세상어느곳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장 뒷골목,먹거리,창녀촌,식당,주정뱅이들,집시등 힘겹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도 우리가 혹은 우리의 이웃이 살아가는 모습과 다를바가 없었고 그래서 한장 한장의 사진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려왔는지도 모르겠다. 

30년 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저자가 찍은 사진의 장소들도 사진속의 사람들도 이제는 많이 희미해 졌을것이다.그러나  그가 보았던 그가 느꼇던 그 감정들은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다. 한파의 여파로 꽁꽁 얼어 붙었던 보스포루스 해협,앙카라의 직업여성들, 더러운 거리 캘커타, 캘커타 거리에서 만난 엄청난 연봉을 받는 구걸하는 거지,앙카라에서의 왕성한 식욕을 자랑했던 뚱뚱한 여인네등 어쩌면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아니 감추고 싶었던 것들을 저자는 꺼림낌 없이 한장의 사진에 담았다. 

1권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작가가 아시아를 본 관점은 철저히 일반 사람들이 살아가는 시점이었다. 티벳 하면 으레 떠오르는 오체투지,포탈리궁의 모습은 없었지만 그가 티벳에서 산사를 찾아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산사에서 지내는 21일 동안 처음에는 거들떠 보지도 못했던 파파를 엿새째 아침에 먹게 되면서 그는 그곳의 사람들과 동화되어갔다. 늙은 스님을 통해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았고 그들 역시도 속세 사람들 처럼 힘겹고 같은 고민을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어쩌면 작가는 산사에서 지낸 21일 이라는 시간은 그에게 엄청난 가르침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편을 보면서 그가 여행했던 장소에서 그가 정말로 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시장 뒷골목과 청량리를 보면서 그곳의 모습들과 그곳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단정짓지는 않았을까. 그곳에서 동양의 모습을 찾으려한 이유가 있을까.한반도편을 보고서 그가 여행했던 캘커타.티벳,앙카라등 어쩌면 그는 편협한 시선으로 자아를 찾지는 않았는지, 책에 삽입된 그림을 보면서 나 역시도 그와 같은 시선으로 동양의 모습을 그리지는 않는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만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승은 옆으로 누운 채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나를 바라보는 승려의 안광을

사진으로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승려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며

나 자신의 경박한 인생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동양기행 2편 티벳 편   중에서.

 

 "위기는 곧  기회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길목에서 자신이 어떤길을 선택하느냐에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위기이기 때문에 원하든 원치 않든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나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그런면에서 "거인이 보낸 편지"라는 제목은 과거의 나와는 전혀 다른 나를 끌어낸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중요한 길목에서 누군가는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최고의 결과를 내는  반면에 다른 누군가는 최악의 결과를 낸다.이런 극과 극의 결과를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를 받아들이는 방법과 목표를 선정하고 과정을 헤쳐나가는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세상에 실패는 없다" 

한 세대를 넘나들지 않는한 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은 역사처럼 단순반복을 하지는 않는다. 잘된 일이든 잘못된 일이든 내게서 벌어지는 일에서 경험을 쌓고 사고 [思考]를 통해 자신에게 끊임없이 피드백을 하며 한단계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실패를 통해서 오히려 좋은 경험을 하게 되고 실패없는 성공이 과연 존재 할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단력"  

목표가 수립되면 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한치의 망설임도 있어서는 안된다. 빠른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것이다.나는 해야 할일과 하고 싶은일 사이에서 오랜동안 고민했었고 아직도 고민중이다. 그래서 결단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느낀다. 수컷여우가 암컷여우에게 사랑고백을 하기 위해서 매일같이 암컷여우집앞에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암컷여우는 다른 수컷에게 가버렸다. 수컷여우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암컷여우를 빼았겨 버렸다는 내용이 화요일의 동물원에 나온다.  정확한 판단과 빠른 결정은 목표를 세우는 만큼이나 중요하다. 

 "목표를 세우면 미래가 보인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지 못했다면 메모지에  문제점을 적어보고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면  자신의 현위치를 가장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 할 수 있다. 또한 해결책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설정한다음에는 망설임없이 처리할 수 있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밀어 붙인다면 내가 원하는 목표는 이룰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기우제를 지낼때 비가 올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에 기우제는 성공할 수 밖에 없듯이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내며 성공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건 무리일까. 

읽는 동안 아쉬운 점도 많았다. 저자의 경험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고 두권의 책을 정리해서 편집하다보니 내용들이 너무 간단해 저자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함에 있어서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