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파운드 아이"를 갖기하기 위해 중국,일본,미국이 첩보원들과 킬러들이 한국에서 벌이는 치열한 총격전은 엄청난 긴장감을 줬다. "컴파운드 아이"의 연구에 참여했던 한수현의 목숨을 노린자들이 택배직원을 가장해 그녀의 집에 침투하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한수현은 더이상 어느 누구도 믿을수가 없었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감당하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왜 이런일들이 벌어지는지조차도 몰랐기 때문에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데니에게 모든것을 맡겨버리고 기댈 수 밖에 없었고 너무도 당연해 보였다.
한수현과 데니의 만남은 불난집에 휘발유를 부은 모양새가 되어버렸다.한수현에게 컴파운드 아이를 빼앗으려는 각국의 첩보원들과 데니를 죽이기 위한 킬러까지 그들이 벌이는 총격전은 영화의 한장면을 방불케 했다. 한수현의 죽음을 노리는 산업스피이(최창식)와 데니의 목을 원하는 러시아 마피아 두목의 아들이 고용한 미녀킬러(안젤라), 한수현을 산업스파이라고 여겨 그녀를 쫓는 한국 경찰과 검찰, 컴파운드 아이의 실체를 파악한후 그것을 갖기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미국, 중국과 일본등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렸다.
"컴파운드 아이"의 총 책임자 였던 홍박사의 납치를 주도했던 중 대사관원들, 음주측정 거부를 하며 몇시간째 한국경찰과 대치했지만 외교적마찰을 피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풀어주자 그 차를 두고 벌이는 총격전은 중국과 일본이 "컴파운드 아이"를 차지 하게 위해서 그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그렇게 힘들게 서로가 서로를 쫓으며 때로는 적이 되었다가 때로는 팀이 되는 웃지못할 진풍경 마저도 그들의 목숨을 두고 벌어지는 총격전 앞에선 진지해보이기까지한다. 잠깐의 오해로 한수현이 데니에게 총상을 입히기도 하지만 한수현에게 있어서 믿고 의지할 사람은 데니밖에 없었고 데니는 죽은 옛 여자 친구의 모습이 한수현과 오버랩되어 목숨을 걸고 서라도 한수현을 꼭 지켜주고 싶어했다.
홍박사의 이중적인 모습에 뉴스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산업스파이"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미국,중국,일본의 모습을 보며 그 사이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한국의 모습도 보았다. 한수현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때문에 가슴 아팠고, 결국 스스로가 아닌 데니에게 모든걸 맡겨버리는 모습에서 미국에 기대버린 한국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보였고,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국과 일본의 이기적인 모습도 보았다.
사심없이 오로지 인정에 이끌려 데니를 도와주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가진 날개없는 천사 혁강, 한국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컴파운드 아이"를 차지 하려는 미국, 훔쳐가려는 중국과 일본,정확한 사태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허둥되며, 강대국들 사이에 껴서 갈피를 못잡는 한국경찰과 검찰등 작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강대국들 사이에서 어정쩡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을 보여줬고, 미국,일본,중국등의 모습들까지 거침없이 그려냈다.
목숨을 걸고 벌이는 사건들 사이에서 중국대사관 직원 음주측정 거부, 일본의 북한에 대한 이중적 태도, 러시아와의 위성발사체 기술이전, 친미주의와 반미주의 등의 현실의 모습을 풍자한 책을 보면서 답답하다는 생각도 든다. 자국의 이익을 두고 이기적인 얼굴을 드러낸 중국과 일본,그리고 미국. 한국이 이들 사이에서 힘겹게 버텨내는 모습에서 언젠가 그들보다 우위에 있을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