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란에 있는 "호기심이 낳은 명작"이라는 글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를 1부로 "빨간머리앤"을 2부로  나눠도 될만큼 스토리의 전개및 연결이 자연스럽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한시도 쉬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앤을 보며 아마도 이것이 앤을 고단한 삶속에서 지탱시켜줬던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버사와 월터를 닮아 똑똑했고 호기심이 많았으며 사람을 사랑으로 대할 줄 알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학교 가는 것을 가장 좋아했던 앤.

부자는 아니었지만 마음만큼은 부자였던 버사와 월터사이에 생긴 아이가 빨강머리앤이었다.영원히 사랑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이쁜 아이들을 놔두고 버사와 월터는 열병으로 앤이 태어난지 3개월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앤에게 열병이 전염될까봐 전전긍긍했던 월터. 버사의 죽음을 보고,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면서 앤을 남겨둬야 했던 월터의 아픔이 전해져 더없이 안타깝다.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던 월터가 앤을 두고선 아무런 조취도 취하지 않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 

집안일을 돕던 토마스 부인집으로 가게 된 앤은 빨래 ,설거지,야채 씻기등 4살의 앤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해야 했고 묵묵히 해냈다. 어린 동생을 돌봐야 했고, 동생들의 놀림도 받아야 했으며 토마스의 술주정을 보며 상처를 받아야 했고,토마스 부인의 짜증을 받아내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생활하면서도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앤의 밝은 성격은 글을 읽고 있으면서도 미소를 짓게 했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학교가는 것이 가장 즐거웠고,산수를 싫어했지만 배우는 것을 좋아했던 앤. 아무도 접근하기 싫어하는 존스와도 친구가 될만큼 사교성이 뛰어났던 앤. 존스에게서 단어들을 배우며 배운단어들을 바로 응용해서 사용하고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게 보였다. 토마스의 죽음으로 인해 또 한번 해먼드 부인의 집으로 가야 했고 거기서는 더 많은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친구라고는 옆집에 사는 산파노인밖에 없었지만 말할 상대가 절실히 팰요했던 앤에게는 더없이 좋은 친구 였을 것이다.해먼드의 사망으로 죽어도 싫어하는 고아원으로 향하면서도 기차안에서 풍경을 보고 감탄하는 앤을 보면서 앤처럼 티없이 맑게 험난한 세상을 이결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고아원에서 스펜서 부인을 따라가면서 그렇게 행복해 하던 앤을 이제는 "빨간머리 앤"으로 다시 만나봐야 겠다. 어제까지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앞으로는 밝은 것만을 보면서 이쁜것만 입고 아프지 말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앤을 상상해 본다.

 

 

신윤복,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원색적인 색의 사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한 여인네 들의 모습이 그림에 자주 등장했기에 작가는 아마도 이런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어 성(性)과 결부시켜 그림으로 신윤복및 당대 화가들을설명하고 있다.사실상 책에서 신윤복이 차지 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오히려 조선시대 당대화가들의 그림들이 시선을 사로 잡게 만든다.  

바람의 화원을 읽으면서도 그랬었지만 그림속의 작은 시선하나까지 명쾌하게 해설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어진화사로 첨사 벼슬까지 한 아버지였지만 춘화도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약을 받아야 했다.신윤복 또한  춘화때문에 아버지와 같은 누명을 쓰고 사라져 버린다.정조앞에서 신윤복을 보호하기 위한 김홍도의 모습이 안쓰럽기 까지 하다. 

김홍도를 그렇게 많이 아끼면서도 매일 같이 쓴소리만 했던 스승 강세황,김홍도가 궁에서 쫓겨나다 시피 하며 몸을 숨겼을때 죽음을 앞둔 강세황은 홍도만을 찾았다.아마도 강세황은 김홍도가 천재인것을 알고 있었고 최고의 화원이란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어떤것보다도 안주 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했을 것이다.그런 마음을 김홍도 역시도 헤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훌륭한 스승 밑에서 배운 홍도 였기에 신윤복 또한 홍도가 그만큼 아꼇고 그의 그림을 존중했었다. 

조선사 뿐만 아니라 세계어느 역사를 봐도 마찬가지지만  뛰어난 사람 혹은 시대를 앞서간 사람은 시기와 질투를 함께 받았다.신윤복의 원색적인 색상이나 김득신의 자신만의 화법이 저평가 되었다는 점도 이런맥락에서 보면 시기와 질투를 함께 받고 있었다.책에는 조선시대 화원들의 많은 그림들이 실려 있는데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물론 책 제목 "신윤복"에서 신윤복이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지만 수많은 당대화가들의 그림을 물흐르듯 이질감 없이 설명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바람의 화원을 읽고서 소설 신윤복을 읽다 보니 다소 힘든점도 있었다. 마치 연극배우가 두개의 연극무대에서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 하는 것처럼 바람의 화원과 상반되는 내용들 때문에 책에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중반부를 넘기면서 "소설 신윤복"에 집중하고 읽을 수 있었다.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김홍도의 일본시절 이야기,신윤복이 최북에게서 배우는 내용등 많은 이야기를 담다 보니 스토리가 다소 산만해진 느낌도 든다. 또한 신윤복의 죽음에 대한 설정,정조나 사도세자의 모습이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책을 잡고 쉬지 않고 마지막 까지 읽었을 만큼의 탄탄한 구성도 돋보인다.

 

스위스와 프랑스, 베네룩스 3국(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영국과 아일랜드를 돌며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수많은 오락거리들이 자리매김했고 하나의 문화로 성장하는 동안 독서는 정체가 아닌 후퇴길을 걷고 있다.이유를 짚어보면 독서가 여타의 오락거리들 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하기위한 움직임이 다른 오락거리들에 비해 너무 미미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속에 인생이 있고 배움이 있다"등의 어렸을 때 들었던 문구들은 아직도 인용되고 있으며 이제는 이러한 문구들이 식상해보이기 까지 한다.   

옛 건물들을 이용하거나 국가의 지원을 받는 곳에서 책마을은 하나의 축제 혹은 문화로 자리매김했고 그곳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책마을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었다.우리나라도이러한 축제들이 많지는 않지만 몇군데 운영되며 존재하고 있지만 하나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움직임이 부족하다. 국가에서 해야 할일을 김수연 목사가 오지를 돌며 아이들을 위해서 직접 책을 구매하고 책방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미래를 선물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쁘면서도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세계적으로 출판업계가 겪고 있는 힘든 현실이야 마찬가지겠지만 책을 읽지 않는 독자에게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여타 오락이 자리매김하는 동안 출판업계가 올바로 대응을 하지 못한점도 꼬집고 싶다. 

서점에 들렀을때 눈에 먼저 들어오는것이 책표지이며, 책 표지는 점점 강렬해지고 노골적인 색상을 선택함으로써 독자의 눈을 사로 잡는다.그런 책표지에 혹 한후 구매하여 몇장 못넘기고 책장으로 들어간 책도 여러권 있는지라  저자가 유럽의 책마을 돌면서  비 현실적인 책 가격(내용과 상관없이 쪽수에 따른 책 가격)과 책 내용보다 겉표지에 더 신경쓰는 출판사에 일침을 가하는 부분은 상당히 통쾌하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스위스와 프랑스, 베네룩스 3국(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노르웨이, 스웨덴) 편에서 책마을을 소개하고 그안의 사람들을 소개하며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봤다면 독일이나 영국편에서는 책에 대한 역사와 인물들에 조금 더 중점을 뒀다는 생각이 든다.독일 편에서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로 인해 책에 대해서 미쳤던 영향 까지 서술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매일 바쁜 일상에 쫓겨 책 읽는 시간조차도 버겨워하는 내게 책마을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시간을 멈춘듯한 느낌마저 받았는데 긍정적으로 살면서 오직 책만을 생각하고 책에 묻혀 사는 그들이 내심 부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