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동화되어 살아온 톰 브라운과 릭, 인간이 자연에게 해를 끼치는 모습을 참지 못해서 시멘트에 낙서 하는 모습, 사냥을 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숲속에서 살면서 동물의 발자국을 찾아 그 동물의 행동반경을 파악하고 경로를 찾는 모습은 경이롭기 까지 했다.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릭을 구출해 내고 늪에서 헤쳐나오는 연습을 하고 아무런 음식도 준비 하지 않은 채 베이스캠프로 들어가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찾고, 들개에게 위협받으며 혁대를 나무에 매고 나무위에서 자는 등 브라운과 릭은 자연에 동화되고 흡수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들개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들개를 함정에 몰아넣고 함정에 빠진 들개들이 안타까워 풀어주는 것을 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위험한 들개로부터 들개도 자연의 일부라 너무도 싫어하면서도 차마 죽이지 못한 그들이 상실감과 공허함 그리고 자연의 위대함 까지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릭과 브라운에게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경험을 하게 했다. 할아버지가 그들에게 가르친 방식은 직접적인 가르침이 아닌 그들 스스로 깨닫게 함으로써 그들은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공포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만 했고 그것을 힘겹게 이겨낸 그들은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하기만 하다. 화재와 홍수로부터 오는 경고를 무시하며 자연을 병들게 함으로써 인간 역시도 병들어 감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심각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숲에서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사슴이 인지하지도 못할 만큼의 움직임으로 사슴에게 가까이 접근하기까지 그들은 수없이 노력했고 그러한 노력 덕분에 브라운과 릭은 자연에 대한 것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릭이 떠난후에도 산속을 돌면서 동물들과 함께 하고 할아버지에게 배웠던 모든 것들을 활용하며 트래커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후에 실종자의 발자국을 찾으면서 빗물에 발자국이 사라질까 두려워하며 발자국 하나에 실종자의 움직임까지 예측하고 그 사람의 성격까지도 알아 내며 찾아가는 그의 노력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다. 마지막 까지 희망을 놓치 않고 경찰 마저도 포기 할뻔한 순간에 실종자를 찾아 냈을 때 그가 느꼈을 감동과 희망 그리고 실종자가 살아 있어서 오히려 고마워 했던 브라운, 헬기 안에서 그를 안아주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던 브라운, 늘 자연과 함께 해서 괴짜로도 통한다지만 그가 자연을 사랑하는 반 만큼만 인간이 자연을 아낀다면 인간이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먼 훗날의 일은 아닐 것이다.

 

 

미국에 관련된 다양한 도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미국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미국을 질타하는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며 UN의 권고를 가볍게 무시 할 수 있는 강대국이 힘이 부럽기도 하다.   

NPT - 태생적으로 불평등이 존재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고 핵 보유국은 핵 비보유국에게 핵 공격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을 스스로 어기며 미국은 북한에 핵 탄두를 겨눈적이 있다. 이런 NPT를 허수아비 조약으로 평가하는 촘스키의 모습을 보며 그들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 미국을 불량국가라 부르며 비판하는 촘스키가 참 아이러니 하게 비춰진다.  

촘스키는 미국정부가 다른 국가에 너무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목적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서슴치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베트남전이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돕는등 미국 국민들의 반대해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압적이고 위선적인 미국정부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촘스키가 저술해 놓은 이 책에서 미국이 그동안 숨기고 싶어했던 면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지만 촘스키 역시도 미국정부앞에서 국민의 한명일 뿐 설령 책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더라도 실효성과는 거리가 멀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CIA가 기독교민주당의 두아르테에게 21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지원해 CIA의 의도대로 두아르테가 대통령에 당선된 사건은 미국이 그랜드 에어리어를 만들기 위해서 뒤에서 얼마나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Citgo의 미국 극빈층 난방유공급을 둘러싼 미국정부와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일은 촘스키의 언급대로 목적없이 움직이지 않는 미국의 원조활동에 미국이 스스로를 비판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목적없이 움직이지 않는 미국이라는 거인의 세상 속에서 그들의 의견을 가볍게 무시하고 독자노선을 걷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낀다. 촘스키가 짤막하게 미국의 민주주의를 정의 해 놓은 문구가 현재의 미국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고 앞으로 그들이 나아갈 방향 역시도 동일선상에 놓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 P19 “민주주의란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할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미국이 싫어하는 사람을 선택한다면 민주주의란 허용될 수 없는 것이죠”  

이스라엘의 국경선을 두고 미국의 언론들이 바라보는 태도, 언론의 수동적인 언어구사는 많은 실망감을 가지게 한다. 또한 이스라엘의 미국에 대한 로비, 미국의 허락아래 이루어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하마스),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은 많은 것을 두루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으로서 미국을 견제 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중국의 발전속도를 보며 그들을 위협하려는 최대의 적 중국마저도 그들은 이미 견제하고 있다. 세계적 평화를 부르짖으면서도 반대편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서슴없이 전쟁을 일으키는 그들. 미국과 러시아 위주로 되어 있는 불평등 NPT, UN을 하위 계급으로 인식하는 미국. 이 모든 것들이 때로는 세계를 위협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인들 뿐만 아니라 여러나라에서도 오바마의 행보에 더욱더 주목하고 열광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