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대국 아메리카” 라는 책 제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이 가장많고 세계 최강국을 자랑하는 미국이 빈곤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자체가 너무 아이러니 해 보인다. 물론 책을 읽기전에도 믿기어려울 정도의 유아사망률, 의료제도 문제등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으면서 이러한 일들이 더욱더 가속화 되었고 중산층이 없는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갈려져 버렸다. 미국은 부유층과 빈민층만이 존재하는 형태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고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및 세계의 이러한 추세가 미국보다 더욱더 증가하고 있어 안타깝게 한다. 현 정부의 정책들이 이러한 일들을 더욱더 부추키고 있고 책에서 공기업 민영화 문제 의료민영화 문제등을 그대로 꼬집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빈곤가정에서 식구들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값싸고 저렴한 패스트푸드 식단위주의 식사가 빈곤아동의 낮은 교육수준과 비만을 양성하고 있고 패스트 푸드점들이 학교를 점점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빈곤지역일수록 학교급식률이 높은 반면에 학교급식률이 낮은 지역에서는 웰빙식단을 꾸리며 학교급식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설제로 학교급식률이 떨어지는 지역의 평균개인소득은 전미 1,2위에 해당될 정도로 부유한 계층이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인식해야 할점은 이러한 빈곤층의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빈곤과 비만의 악순환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태풍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빈민층이 많은 지역에 발생한 이유가 있었으며 실제 카트리나는 자연재해보다는 인재(人災)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막강한 미국이 전쟁으로 편성된 자금 때문에 학교급식과 자연재해를 대비해야할 예산이 삭감되고 이미 정해진 예산마저 다른곳으로 투입되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과 늦장대처. 그리고 잘못된 판단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고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미정부만이 모를 뿐이다. 어쩌면 알면서도 방치의 수순을 밟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P27 "정부는 모르고 있어요.저 아이들의 비만의 원인이 빈곤이라는 사실을.”
P51 "우리는 고국으로부터 버림받았습니다.FEMA가 뉴올리언스 시민을 죽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고 모순적인 미국의 모습을 본 것은 아마도 부당징병정책에 관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가난한 학생들이 징병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그들의 신상정보를 얻기 위해서 미정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책은 서슴없이 서술하고 있다. 빈민층의 학생들이 군입대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며 그것을 교묘히 이용하는 미국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의료혜택, 불법이민자들의 시민권의 취득은 학생들이 군에 입대 할 수밖에 없게 선택의 여지조차 없게 한다. 그러나 이라크 파병후의 귀환병들이 6명중 1명꼴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귀환병의 노숙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책은 그 외에도 의료혜택문제, 각 기관들의 민영화로 인하 폐혜등 많은 문제들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이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전역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당시 내걸었던 선거공약들. 그리고 공기업의 민영화 시도, 세금제도,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구속, 용산참사등 1%를 위한 위대한 대한 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함이 남는다. 미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빈민으로 만들어 가듯이 책에 서술된 내용들은 앞으로의 한국을 보는 듯 싶어 충격과 분노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