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쥐라는 같은 별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 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철수와 황금쥐.그가 가진 부와 권력으로 국가 마저도 기업으로 만들려는 모습은 지금의 한국을 풍자한듯한 느낌을 준다. 거대한 부와 권력앞에선 법도 필요없고 권위도 자존심도 없다.그래서 돈과 명예를 함께 거머쥔 황금쥐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을 주는 사람들은 그의 짧은 발음 마저도 사랑스럽게 느낄정도로 시민들의 평가가 호의적인 모습에 거부감부터 들었다.  지하철역 이정표를 먹고 싶다는 엉뚱하고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는 모습에 한숨이 나오는건 어쩌면 한국의 언론탄압등의 모습과 오버래되어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삶의 목적이 돈이 되어 행복도 희망도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책속에 등장하는 은색쥐가 살아가는 삶 같고 또 우리의 자아상 같아 보여 무척 안타깝다. 약자앞에서는 죽음도 서슴치 않는 잔인성을 보였고 황금쥐 앞에서는 무릎까지 꿇고 어떠한 수모도 견뎌내면서도 부와 권력에 만족해 하는 은색쥐. 정의.진리.자존심, 자신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한채 오직 명령에만 움직이는 로봇, 생각도 감정도 숨긴채 살아가는 은색쥐의 모습은 일그러진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권모술수를 통해 부와 권력을 거머쥘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환경이 문제였고 그런 부분에서는 분명히 개선되고 반드시 변화해야 됨을 은색쥐를 통해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이것이 은색쥐를 미워하면서도 그의 모습이 더 안타깝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정도의 길을 걷던 부장판사가 황금쥐의 스카웃 제의를 거절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가 사회를 구한다거나 혹은 황금쥐의 거대한 권력에 맞서 싸웠다는 등의 거창한 것들 보다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일을 추진할수 있는 신념을 가진 그가 난 참 좋다. 때론 고집불통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고집이 아니면 그 신념조차 지키기 어려운 것이 우리 사회가 아닌가. 

현실에서 보이는 부장판사의 정의로운 모습과 여행중의 전혀 다른 부장판사의 모습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꿈과 희망발전소를 향해 떠나는 여행에서 보여준 부장판사의 모습은 우리의 가슴속에 숨겨진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부장판사를 통해 현실에서는 부장판사의 정의로운 모습을 꿈과 희망으로 표현했다면 여행하는 동안의 부장판사를 통해서는 돈과 권력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우체통을 만나고 철수와 부장판사가 떠나는 여행에서 부장판사의 변화된 모습은 만약 그가 은색쥐와 같은 선택을 했을때의 모습을 저자는 설명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철수와 함께 다시 꿈과 희망의 발전소를 찾아 나서는 여행에서 만난 정의로운 부장판사의 모습은 우리가 이겨내고 또 소신껏 지켜야 할 모습이었고 꿈과 희망의 발전소를 찾아 황금쥐를 반성하게 만든 모습은 저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국가상이었다. 철수가 험한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도 부장판사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 부장판사가 황금쥐의 제의를 거절하고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지켜주는 가족으로 인해 희망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고 또 딸을 정신병원에 넣는등 부와 명예를 거머진 황금쥐가 국가를 기업화 하려는 움직임을 접고 반성하는 모습을 몇 년 후 대한민국에서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정의를 위해 권력앞에서도 두려움없이 열심히 싸워준 철수와 부장판사와 같은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