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캐릭터 들이 이뻐서 그런가 아이가 잘 읽어 간다.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치마를 계속 붙잡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관련된 내용으로 다큐멘터를 한편 보여줬더니 상당히 좋아한다. 10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습보다는 흥미위주의 공부가 되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고 또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으니 점점 좋아지리라 생각된다. 

책은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캐릭터를 이용해 쉽게 설명하고 있고 움직이는 모습까지도 설명하고 있다. 알고 있던 내용마저도 호머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보면서 친구로 인식하고 있는 것같다. 단순히 동물들을 소개하고 설명하고 있는 관점에서 벗어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참신하다.  

호머 사이언스는 마법, 전설, 대결 등 모두가 매력을 느끼는 판타지의 소재를 이용하여 초등학교 저학년이 생물의 기초를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에 쉽게 읽을 수 있다. 식물의 한살이와 동식물의 색과 모양, 동물 행동학, 동물 분류학, 생태학 등 생물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주인공 원숭이 호머의 이야기로 흥미롭게 전달되기 때문에 지루함 없이 읽어 내려 갈수 있다. 생물과 무생물의 분류를 시작으로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는 생물 분류 체계인 ‘종속과목강문계’의 단계에 맞추어 동물계를 분류하고 점차 작은 범위로 동물계를 나누는 과정에서 사람과 멍게가 같은 척삭동물문에 속한다는 것과 파충류와 양서류를 구분하는 방법, 포유류 중에서도 알을 낳는 동물이 있다는 사실 등 동물계의 재미있는 상식을 이야기 해준다.

 

 

아이를 위해서 부모는 최선을 다한다. 설령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도 부모는 최선을 다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마지막 까지도 아이를 돌보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일 것이다. 외사촌이 장애를 앓고 있는데 이모 역시도 그를 위해서 한시도 눈을 떼지않고 돌본다. 그 역시도 이모의 마음을 알기에 힘들지만 견디고 있다. 그러나 얼마전 집에 불 지르고 자살하려고 한적도 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도 들면서 더 안타깝게 다가왔던 것은 이모였다. 

마튜를 보면서 자꾸 사촌 생각이 났다. 아버지가 아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음을 어린 마튜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이를 위해서 요리를 하고 목욕을 시킬 때 살결이 맞닿고 마음이 통할 때 진정 가족이지 않을까. 마음먹은 대로 세상을 편하게 살지 못했기에 더 가슴아프게 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해서 가슴아프고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사 가슴아팠다. 

자신을 위해서 마음껏 슬퍼하고 죽어서도 자신을 생각해줄 가족이 있다는 건 행복인 것이다. 두 형제가 모두 장애를 가졌지만 절대로 기죽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돌본 그는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들 가슴속에 맺힌 아이들의 모습이 잊혀질까마는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돌보았기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 그것도 부족해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고 책을 쓰는 그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를 우리는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토정 이지함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며 책속에 빨려들어간 느낌이다. 정계에 진출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계에 진출하지 않고 특정기 사건으로 인해 친구 안명세와 사랑하는 민이의 죽음으로 그가 느꼈을 고통이 그만의 고통이었는지 아니면 조선이 가진 아픔과 부조리에 대한 부분이었는지를 한참 생각해 보았다. 

자연의 이치를 알아 어머니의 무덤에 방죽을 쌓으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지함. 가슴속에 아픔을 묻고 자신이 좋아하고 또 공부해야 하는 분야를 정확히 짚지 못해 허둥되던 그에게 스승 화담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가 돌탑을 쌓고 무너뜨리는 동안 그의 아픔도 눈물도 무뎌졌을까. 스승화담은 이지함에게 천문.지리 뿐만 아니라 역학등 다방면으로 수양하게 했다. 죽어서 혼백이 되어서도 이지함에게 전국을 돌며 지세를 익히고 물세를 익히게 한 것과 이지함만이 읽을 수 있는 조선의 앞날이 담긴 책을 이지함에게 주기 위한 모습들은 이지함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미리 보았기에 더 두려웠고 또 새로운 세상이 오기에 승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짐을 알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그의 고민도 깊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가 있어야 백성이 있고 승려가 있기에 그가 하는 일에는 두려움도 거침도 없어 보였다. 

다른 사람의 운명을 봐주면서도 그들의 운세 모두를 알까 두려워 화담의 책을 바탕으로 토정비결을 저술한 그의 따뜻한 마음씀씀이가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운명에 맞서 의연한 이는 하늘도 비켜가는 법이다. 제가 주인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 스스로 끌고가는 사람에게는 하늘의 힘도 미치지 못한다네"라는 서경덕 선생의 말은 지금의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늘이 하는 일을 인간이 구지 막지 못함을 두무지를 통해서 알게 되면서 이지함이 죽음을 앞두고 모든일에서 손을 놓았음은 임지왜란과 병자호란은 결국 조선의 운명이 다했음을 말하고 있었다.

오로지 조선을 위해서만 바삐 살다가 간 이지함. 정계에 진출해 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거나 혹은 장사로 돈을 벌었다면 그는 편히 살수있었을 것이다. 또한 바른길을 걷는 안명세의 죽음을 비춰볼 때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고 말 바꾸기 좋아하는 정치인들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어 가슴아프게 한다. 

이지함의 죽음과 맞물려 승려들에 대한 대우 역시도 형편이 없었다. 물론 숭불억제 정책은 이성계때부터 택했었지만 유독 이시기에 유생들이 승려들을 구타하는등 승려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이 동물만 못했다. 조선 중기에 승려들이 조선에 반란을 일으키려다 실패했다는 것은 실록을 통해서 잠시 봤기에 승려들이 호란과 왜란에서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 애썼다는 점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승려들이 많은 힘든 시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등의 전장에서 많은 일들을 한 사람들이 승려었다는 저자의 후기에 대해선 정말 많이 놀랬고 그 부분에 대해선 다시한번 재 조명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실록에서 조차도 나라를 위해서 목숨바친 승려들의모습을 짧막한 글로만 남긴 것으로 보아 승려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구지 보지 않아도 될만큼 눈에 선하다. 

토종 이지함의 죽음이후로 스토리를 어떻게 이끌어 갈까 싶었는데 불두, 보리장,휴정,유정 여진등의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도 전혀 이질감없이 이끌어 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4권까지 이어지면서 익히 알고 있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는데 황진이, 이이,허엽등이 책속에서의 미미한 역할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