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레이서인 작가 본인이 당한 사고를 책으로 옮긴건데 한 개인이 삶을 새롭게 살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적고 있다. 잘나가는 유명한 레이서에서 하루아침에 전신 40%에 3도 화상을 입고 숯덩이처럼 변해버린 뒤 일어난 일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비오는날 일본에서 열린 레이스에서 충돌한게 원인이다. 사고후 병원에 옮겨진 일, 거의 죽을 고비를 수차례넘기고 반복된 수술, 그뒤로 점차 정신적 이상을 보여 엉뚱한 말을 해댄 과정등 실제 경험이 아니면 알수없는 일들과 급박한 상황묘사가 잘 돼있었다. 3도 화상의 증상은 굉장히 심했던것 같다. 저자도 붕대로 온몸이 감겨있어서 석달뒤에나 자기 모습을 보게되는데 머리털은 물론 눈썹도 타버리고 코가 녹아내리고 입술이 없는데다 피부도 까맣게 변해버려 회복이 안되는 상태였다고 한다. 거의 괴물로 변해버린 자신을 받아들일수 없었던건 워낙 유명한 레이서로 이름을 날리던 경력탓이다. 프랑스 지원으로 페라리를 몰고 경기에 참여하며 늘 팀을 우승으로 이끌던 사람이 어느날 흉측한 괴물로 변해버렸으니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도 인정했듯 히스테리로 폭력적인 돼버린 저자를 안정시키고 감싸안고 끊임없이 용기를 준 아내가 있었기에 위험한 시기를 넘길수 있었다. 두 아이와 아내가 힘이 되긴했지만 개인이 넘어야할 고난도 산재해있었다.그중 하나가 이젠 서킷을 돌수도 없는데 왜 자신이 살아야하는지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책은 큰 사고로 죽을고비를 넘긴뒤 지난한 재활과정에서 마주친 삶의 목적성과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적고 있다. 인간적인 면에서 배울점도 있고 내구 레이스와 포뮬러로 나뉘어진 레이스의 설명을 비롯해 프로레이서의 시각으로 여러가지 전문적인 것들을 설명해주기때문에 재밌게 읽을수 있었던 책이다.

러시아 소설은 대문호들 작품이후 처음이다. 게다 판타지라니.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한 나이트워치는 밤의 도시를 지키는 사람들 얘기다. 러시아에선 크게 히트해 몇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는데 특이하게도 뱀파이어를 다루고 있다. 소설 중반까지는 일반 미국쪽 소설과 별다르지않아서 쉽게 읽어나갔지만 후반엔 존재에 대한 고민이 점점 철학적인 명제로 변하면서 무거워졌다. 처음부터 그런 분위기로 일관했다면 그러려니 했을테지만 마치 헐리우드 영화같은 판타지가 진행되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일변하다보니 적응이 안돼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플롯 자체는 흥미롭다. 낮엔 일반 인간이, 밤엔
흡혈귀들이 인간과 섞여 움직이는 모스크바에서 흡혈귀들이 범죄를 저지르지않게 통제하고 추적하는게 나이트 워치의 임무다. 안톤은 나이트워치의 한 사람으로서 밤에 일어나는 일들을 쫓는 요원인데 흡혈귀외에도 누군가를 저주하는 거대한 힘이 움직일때도 조사에 착수하는 일을 한다. 이른바 저주기둥이라 불리는 저주 기운이 나타나면 사람들중에서 그 진앙지를 찾아내 원인분석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도 하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 어마어마하게 큰 잠재력을 가진 소년 예고르가 나타나고 밤과 낮의 세력은 서로 예고르를 차지하려 물밑작업을 하다가 소년이 어둠의 세력에게 당하면서 안톤이 동료들이 비상행동에 들어가는등 소설 흐름은 빠르고 흥미롭게 짜여져 있다. 낮의 세력에 침투해가는 밤의 세력이 스파이 소동을 일으키고 도시를 위협할정도로 거대한 저주기둥의 등장과 예고르가 결국 밤의 세력을 선택하는 식의 전개는 헐리우드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다. 하지만 작가의 철학은 급격히 소설을 무겁게 하고있다보니 후반에 흥미가 떨어졌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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