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히구리 유는 전작들에서 환타지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이 빈약한 상상의 세계라는 한계도 동시에 드러내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칸타렐라는 실화를 기초로 한것이고 매혹적인 악마성향을 지닌 주인공을 퇴폐성을 가미해 적절하게 표현하는데 성공하고 있다.15세기 말 로마에서 추기경 로드리고의 사생아로 태어난 체자레는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전형이다.일찍부터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부정과 부패를 경험하지만 거듭되는 배신과 편애에도 불구하고 부모 형제의 애정을 갈구했던 체자레를 결정적으로 변하게 만든것은 바로 교황의 자리를 댓가로 악마에게 아들 체사레를 팔아버린 아버지의 진심이 드러나면서 부터다.이때부터 신을 믿지 않게된 체자레는 내면의 사악한 기운의 지배를 받게된다. 독을 이용해 정적을 제거해서 아버지를 교황의 자리에 올려놓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형 체자레에 대한 질투로 증오를 키워온 이복동생 호안을 죽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여동생 루크레치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만 하는 냉혈안의 모습을 보인다. 소년시절에 만난 암살자 키아로는 그의 악행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정치적 목적으로 정략결혼의 희생물이 됐지만 오로지 체자레만을 사랑하는 루크레치아의 안타까운 사랑과 키아로와 얽히는 루크레치아의 운명은 한치앞을 내다볼수없을만큼 위태로워지고 있다.

작가는 체자레 보르지아를 인간이라기보다는 인간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악마적인 인물로 해석하고 있다. 그것이 체자레 보르지아의 비극이지만 지극히 아름답고 퇴폐적인 모습으로 형상화되고 있기 때문에 독자의 연민을 자극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추기경의 신분으로 책략과 암살을 일삼는 이면에는 프랑스의 침략을 부추켜 이탈리아를 교황청의 이름아래 통일시킬 야망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만화를 더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색다른 복식과 중후한 건물 배경은 이 만화를 화려하게 하고 있고 도시국가 시기의 험난한 이탈리아 정세와 문화, 부패한 성직자들과 만연하는 암살과 음모는 역사적 고증아래 드라마틱한 인연과 운명들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물론 실존 인물과는 다른 만화적 비약이 있는데다 좀 더 냉철한 시점을 유지했다면 괜찮은 역사 만화가 됐을 텐데 감성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게 옥의 티다. 하지만 대체로 눈에 띄는 역사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