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 윤지관, 전승희 옮김
l 재독의 즐거움
오만과 편견을 다시 한번 더 읽었다. 영화도 한번 본 것보다는 2번이 낫다는 생각은 많이 했었지만, 책은 사실 2번 읽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읽어본 제인오스틴의 소설은 그동안 얼마나 게을렀는지 나를 책망이라도 하는 듯이, 한번보다는 두 번째에 더많은 요소들을 나에게 드러냈다
도대체 왜 제인오스틴이 200년 지난 후에도 여전히 많이 읽히고, 영화화되고, 사람들은 그녀를 위대하다 하는거야? 라는 나의 의구심을 잠재웠고…그래서 제인 오스틴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했다.
l 제인 오스틴에 대한 견해
제인 오스틴이 과연 위대한 작가인가, 그냥 응접실 소설만을 만들어냈는가에 대해 정말 많은 견해들이 있는듯하다. 그런데, 이 견해들은 3가지로 요약해보면
1) 그녀의 소설은 나폴레옹 전쟁, 프랑스 혁명과 같은 당대의 정치, 사회의 반영이 없는 진공상태의 소설이다 라는 관점
2) 18세기 말의 그녀가 살고 있던 사회전체에 대한 아주 정밀한 소우주로 평가되
어야한다는 관점. 실제로 오만과 편견 이 작품만 놓고 보더라도, 단지 몇몇 가정
의 이야기지만 다양한 사람과 그들의 실태가 들어나기도 한다.
3) 앞의 두 가지 관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미 그녀의 소설은 인간에 대한 보편적 통
찰을 소설로 잘 엮어냈다는 관점이다. 즉 우리가 세익스피어를 읽지 않았어도
사랑과 그비극을 알고있고, 오만과 편견을 읽지 않았어도 이미 남녀간의 예민한
신경전을 통하여 사랑을 이룰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 세가지 견해가 다 맞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래서 괜히 고전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해보았다.
* 재독하면서 드러난 사랑구조.
처음 오만과 편견을 읽었을 때에는 주된 플롯 남녀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디아시의 사랑을 찾는데 급급했었는데, 재독을 하고보니 그외의 사랑이야기가 들어왔다
- 언니 제인과 빙리의 사랑이야기 - 두사람의 마음은 맞았지만 주변사람들의 영향 때문에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경우
- 이웃 친구 샬롯과 콜린스의 결혼이야기 -남자가 별 변별력이 없어 보이지만, 누구도 자기에게 프로포즈를 하지않고 나이만 먹게되어 미래가 걱정돼 불안한 마음을 가지
고서도 결혼하는 경우
- 동생 리디아와 위컴의 결혼이야기 - 남자는 결혼할 마음도 없지만 자신의 빚을 갚을 목적으로 리디아를 꼬시고 겉모습만 보고 사랑에 빠져, 둘이 도망하가고 결국은 주변사람들과 일종의 거래를 통해 결혼하는 경우
이런 다양한 사랑이야기에서 전해지는 그 당시 사람들의 모습과 관습은 재독하는 눈이 아니면 결코 들어오지 않았을 거 같아서, 그 재미를 쏠쏠히 느낄 수 있었다.
*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런 남자가 이웃이 되면 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의 모른다 해도, 이 진리가 동네 사람들의 마음속에 너무나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를 자기네 딸들 가운데 하나가 차지해야 할 재산으로 여기게 마련이다. P9
잘난 남자를 만나 사는 것 만이 그 시대의 여성의 모습이었고,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시대에서, 재력있는 남자를 오만하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엘지자베스가 진정한 사랑을 찾는 능동형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거 자체가 획기적인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