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가시밭길을 맨발로 건너고, 깨진 항아리에 물을 길러 채우는 심정이었을것이다. 아니 이런 고통으로는 아마도 표현해내지 못할 정도의 아픔이 있었을것이다. 그들이 탈북을 결정하기까지에는 정말 수많은 고민과 번뇌들이 있었을텐데...

벌써 탈북자가 2만이 넘었다고 한다. 이제 탈북은 이웅평처럼 고위급들만이 하는게 아니다. 일반서민들이 그땅을 떠나고있다. 그렇게 폐쇄되어있던 북한의 내부의 실상이 그들을 통해서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요즘 각종 TV예능 프로그램에 다수의 탈북자들이 출현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공개하고 특히 북한이라는 큰 틀 안에서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일반 서민들의 삶속의 세세한것까지 엿볼수 있어서 그네들이 이야기하는것을 들어보면 참 우리나 저들이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저들은 조금 억압되고 감시를 받으며 삶을 사는것이고 우리는 민주주의 체제아래 자유를 누리면서 산다는게 조금 다를뿐 어디든 사람사는건 다 똑같다는 생각을 이따금씩 하게된다...하지만 북한의 서민들의 눈엔 그 자유라는것이 가장 크게 보일것이다. 그래서 북한을 탈출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것일게다...

실화소설이다. 사랑이 있고 감동도 있는...무엇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어딘가 묵직한 무게감이 더욱 돋보였던 작품이란 생각이다.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소설이다보니 모든것이 사실적이다. 물론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약간의 허구도 있을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었지만 이 책이 내 가슴속으로 깊이 다가오는 느낌은 애달프지만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것이었다.

사실 요즘처럼 탈북자들이 나와 북한의 실상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을 보기전에는 내가 생각하는 북한의 색깔은 흑백이었다. 그곳엔 굶주림이 있었고, 질병이 난무했었고, 고정된 틀에 벗어나면 처형이라는 무서운 무기가 존재했고. 아오지탄광이라는 무서운 형벌이있었고, 또 가장 중요한것은 일인자의 무서운 독재가 있을거라는 생각뿐...하지만 내 머릿속의 생각이 이 책에 등장하는 그들이 바꿔주었다. 북한의 색깔은 흑백이 아니라 무지개에서 세가지정도의 색깔이 빠진정도? 어쩌면 나머지 색깔을 다 채워서 비온뒤의 무지개처럼 밝아질수도 있다는 생각...그래서 요즘 북한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처절했다. 이들의 이야기하는 북한은 정말 처절이었다. 원명과 선희...그들에게 푹 빠져버리게 되는 이야기...실화다. 그들이 겪었던 실화..이것을 꼭 강조해야만 할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책을 높게 평가할것은 북한의 체제만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닌 남녀의 삶과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것이다. 참 마음 졸이면서 읽게되는 그런책같다. 내가 원명이 되고 내가 선희가 되어서 읽는 심정...아프다.

원명과 선희가 각자 이야기하지만 이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이고 각자의 깃발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과 우리도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말아야할것 같다. 훗날 통일이 된다면 원명이 이야기하던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 북한의 소시민들의 삶이 궁금하신 분들, 필자처럼 티브이예능에서 듣는것만으로는 북한의 이야기가 부족한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더욱더 많은 북한이 보일것이다.

중국의 소설이다. 예전엔 중국의 문학은 삼국지나 서유기등 중국의 거대한 역사의 틀안의 이야기인 역사적인 작품들을 만나는게 대부분이었는데 요즘들어 아마 얼마 되지 않은것 같다. 심심치 않게 중국의 문학작품들을 접하게 되는것 같다. 그것이 꼭 소설뿐이 아니라 에세이나 시집, 또는 자기개발서들도 꽤 들어오고 있느것 같다. 대륙의 성향을 그렇게 보는것도 괜찮은것 같다.

요근래 며칠전 중국이 고수해오던 1자녀 1가구 정책을 완전히 폐지하였다. 35년만에 페지된것인데 그 정책은 정말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었다고 한다. 고위층들이야 무슨수를 써서든 피했겠지만 저소득층이나 빈곤층에서는 둘째를 낳아 호적에 올리려면 벌금을 물어야했고 직장생활을 하는데에도 만만치않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했다고 한다. 태어난걸 어쩌겠나...호적에 올리지않은 아이들이 커서 사회의 문제로 이슈화되니까 아마도 폐지를 결정한것이겠지...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해서 인구가 늘어나면 현재 주춤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한층 끌어올릴수 있다는 판단에서 일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에 소개하려하는 책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는 이런 문제점에서 출발하는 책이기때문이다. 리설련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가보다. 처음엔 뭐 이런책이 있지? 라는 의문으로 출발했다. 우리나라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를 읽는듯한 고전적인 필체의 느낌으로 다가와서 읽는데 살짝 어렵다는 느낌을 받으며 시작을 했지만 리설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리설련의 남편과의 이혼을 취소하기 위한, 또는 그렇게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남편을 죽이기위해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며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조금씩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주 조그맣게 다가왔던 사건이 종국에는 아주 커다랗게 부풀어져서 리설련은 막대한 권력? 을 행사하게 된다. 자신을 무시하던 공무원들까지도 직위해제시킬 정도였으니말이다. 20년간 그녀가 끌고다니 사건들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중국사회에서 경종을 울릴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책은 순전히 그녀만을 이야기하려하는듯하다. 후반부에 약 20여페이지정도를 고소로 인해서 직장을 그만둔 남편의 이야기로 할애했지만 그래도 남편의 삶은 리설련의 삶보다는 행복했다. 20년간의 리설련의 활약상...참 재미있는 책이다.

뜻있은 책들을 많이 내어놓는 다산책방에서 새로이 내놓은 흥미로운 역사소설 [나라없는 나라]..제 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책이라는점에서 더욱더 관심이 가던 터였다. 또 국정교과서 논란으로 혼란한 요즘 괜시리 우리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평소보다 높아지는듯 해서 꼭 한번 읽고싶었던 책이었다. 이제 우리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인식해야할텐데..승자의 역사가 되어서는...

얼핏 제목만 들어 보아도 우리의 옛 조상들의 북받치는 서러움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그러한 분위기가 흐른다. 정말이지 감동적인 역사 한편을 보았다.

이 책 [나라없는 나라]는 조선말기 어둡고 혼란스러웠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어수선하고 불안했던 조선의 개화기때의 이야기이며 많은 이들이 역사시간에 배워왔던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의 대결구도가 그려지고 민초들의 동학혁명과 녹두장군 전봉준을 집중 조명한다.

학창시절 시험공부만을 위해서 알고 외우고있던, 동학혁명은 전봉준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정말로 이 책을 읽지않았다면 그저 시험만을 위해 알고있던 그 공식만을 기억하고 있었을테지..탐관오리들의 갖은 수탈에 못이겨 전봉준을 선두로 농민들이 들고일어났다가 실패했던 짧은 역사의 기록만을 말이다. 그 뼈저리게 아프고 통탄을 금치못했던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말이다.

이 책 [나라없는 나라]를 통해 동학혁명이 민초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번 기회에 새삼 제대로 알게되었던것 같다. 또 그 동학혁명이 우리민족의 뼈아픈 시대의 하나의 사건이 아닌 우리민족의 핍박에서 벗어나기위한 백성들의 아픔과 슬픔을 그대로 전달해내었다고 감히 평가해본다. 지금도 비슷하겟지만 어느 시대나 썩은 정치인들의 흑백논리는 존재했는가보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지만 실제로 조선이라는 나라가 존재하고 있는지조차 아니 있었는지조차도 궁금해할뿐인 시절.. 무지한 백성들은 그 나라를 지키려하고 그 혼란을 틈타 기회를 노리는 친청과 친일을 하던 탐관오리들의 세상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정말 분한 마음을 금치못햇고, 만일 내가 조금은 유치한 생각이지만 그 시대에 태어났었다면이라는 생각이 간절했다.

한줄 한줄 읽기가 버겁다. 아주 낮선 어휘들과 단어들에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간만에 책을 읽으며 인터넷검색을 했던적이 실로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 아주 깊숙히 빠져 들어서 읽다보면 그 시대의 중심에 내가 서있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그만큼 책은 생동감있고 실제로 현재를 이야기하는듯한 착각까지 들게한다. 한사람의 고뇌가 미치는 영향은 어디까지인가..대부분의 민중들의 생각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던져넣고마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끝을 보지못한듯하다. 그만큼 고귀했던 인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마음속깊이 전해졌다. 백퍼센트 사실은 아닐지언정 우리가 알아야하는 부분만큼은 정확하게 꿰뚫고 속시원히 우리의 역사를 온전히 보여주었던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느껴진다. 이런 정신이 계속 계승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아질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정말 민중이 바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