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참으로 좋은 블러그 이웃이 한 분 계신다. 내가 블러그를 처음 만들었던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내게 좋은 이웃이 되어주시는 분이다.

농사를 지으시는 그 분은 새로 수확한 과일이나 직접 만드신 가공식품들을 보내주셔서 나를 감동시키거나 죄송스럽게 하시는 분이다. 최근에 오라버니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한 그 분과 사소한 오해로 하마터면 귀한 인연을 잃을 뻔 한일이 있었다. 쉽게 만나 뵐 수 없는 거리라 전화로 오해를 풀었지만, 그 바람에 다가오는 추석에 나름대로 그 분께 그간의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갚아볼까 싶어 살짝 보내드리려 사놓은 선물이 그만 빛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아무 말도 안 하고 원래 계획대로 살짝 선물을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해라는 것이 물건과 돈이 관계된 것이다 보니 이쯤에서 내가 보내는 선물은 그간 받았던 선물에 대한 댓가로밖에 의미가 없게 되었다. 그저 마음에서 우러난 작은 선물일 뿐이건만, 그 분이 생각하셨을 때 그동안 나름대로 내게 보여주신 배려에 대한 댓가로 받아들여진다면 준 것만큼 받았으니 다음부터는 서로 아무 거리낌 없이 무엇이든 주고받기가 힘들게 되었다는 부담을 느낄 것이고 서로의 관계도 따라서 서먹해질 거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그동안의 선물들을 액수로 계산한다면 받은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선물을 사서 보낸 내가 괘씸해질 수도 있는 문제이기도 했다. 물론, 그런 마음을 가질 분은 절대로 아니시다. 하지만,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으로 복잡하지 않던가? 그런 마음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지 싶기도 했다

그간의 배려에 감사하다는 작은 답례가 오해라는 뜻하지 않은 장애물을 만나면서 사회규범과 시장규칙 사이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럴 때 이 책의 저자인 댄 에리얼리는 나의 판단을 어떻게 해석하고 점수를 주려는지 궁금하다.
나는 선물을 하나 사놓았다고 말씀을 드렸다. 살짝 보내려고 했는데 마침 작은 소란이 있었기에 자칫 나의 선물이 다른 의미로 비춰질까봐 걱정되어서 미리 말씀드린다고 그러니 나의 성의로만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이렇게 함으로써 하마터면 시장규칙만이 적용될 뻔했던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사회규범 속에 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상식 밖의 경제학]은 어떤 것일까? 상식이라는 말에서부터 왠지 어려워하는 경제원칙에 대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표지의 돼지저금통의 뒷모습도 이 책이 경제학 서적다운 어려움을 고수하기보다는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일 거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경영 심리학]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학문 분야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이 바로 경영심리학의 한 영역이라는 소리다. 바야흐로 시대가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감성에 더 많이 호소하는 시대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의 감성을 잘 읽어내는 것과 나의 감성을 잘 이용하는 것이 바로 돈과 직결되는 세상이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경영과 전혀 상관없을 것같은 이야기들이다. 그러면서도 결국은 경영과 경제에 대한 이야기다. 다만, 직접적인 방법들을 콕 짚어서 알려주는 것엔 인색하다.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여러 가지 실험의 결과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하면 현명한 소비자가 되고 현명한 경영자가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물론, 해답을 찾으려면 대충 대충 빨리 이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 아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지만, 꼭 한 번씩은 책장을 잠깐 덮고 방금 책에서의 내용을 나에게 적용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방법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름대로 공부방 운영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어떤 문제들은 내가 남들보다 조금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확인하기도 해서 기분이 좋기도 했다.

경영이라는 것이 굳이 기업체나 나름대로의 점포를 운영하는 데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나의 인생도 나의 가정도 결국은 경영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인생이든 가정이든 흑자경영의 길로 가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생활 속에서 수시로 내려야 하는 결정에서 좀 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현명한 판단을 흐리지 않으려면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한다. 집착을 버린다는 것은 그것이 물건이든 또는 마음이든 경계를 확실하게 인식해야한다는 소리일 것이다. 경계를 인식하기 위해선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려야한다. 즉, 다른 말로
갈등을 없애야 하는데 갈등은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단호한 문 닫기로 가능해진다. 집착이 없어지면 당연히 정직해질 수밖에 없을 테고 정직한 사람들의 세상이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투자한 것은 없으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는 것.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맘속의 갈등을 키우는 일이다.

요즘 나는 책을 읽는 것이 특별히 더 재미있다. 책이야 평소에도 늘 읽는 것이라 새로운 독서방법이 생겼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요즘 만나는 책들과 유난히 교감이 잘 된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바로바로 내 생활과 연관시켜볼 수 있는 책. 내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책. 다른 사람들한테도 권해주고 싶은 책. 그런 책들을 만나는 기쁨. 이즈음 내가 읽어내는 책들에 대한 종합적인 단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상식 밖의 경제학]도 당연히 앞줄에 놓이기에 절대 부족하지 않은 책이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는 것이 전 그다지 즐겁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전 우리 나라의 어느 남자분이 자기가 화성에서 온 사람이라며 자기의 신부는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에 그 때 그 남자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인가 하는 책을 썼었고

한 때 여성잡지며 신문 등에 심심찮게 오르내렸던 것같습니다.

해서 전 이 책의 제목만 보고서 우선 그 책과 같은 것인가보다 하는 생각을 했기에 그닥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었습니다.  

 이 책에선

남자와 여자는 그 '기원'부터가 다른 완전히 다른 '종'의 인간들인 것같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부닥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아주

상세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만,

그 결론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기에 제시된 방법이나 예들은 우리 나라의 보편적인 부부들의 문제가 아닌 서양의

아니 더 정확히 미국쯤의 부부 사이에나 일어날 문제들이라는 겁니다.

얼마든지 우리 나라 부부들의 실정에 맞추어 해석할 수 있다 하더라도 왠지 좀 억지스러워서

내내 전 즐겁지 않았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잘 산다는 것은

얼마쯤 남자와 여자는 다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방법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차라리. 좀 더 구체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을 지적했더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참 많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그래도 건진 것 하나 있습니다.

남자들은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군요.

하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헌신하기 마련아닐까요?

오죽하면...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라는 책이 다 나왔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