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속독법 입문편

나라 전체가 영어 열풍에 휩싸여 산 것이 이미 한 두 해가 아니다. 언제부턴가 영어는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외국어로 자리 잡았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 그리고 취직을 하기 위해서 죽기 살기로 영어에 매달려서 사는 사람들이 어디 입시생과 취업준비생들 뿐이겠는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영어에 목을 매고 사는 이 땅의 영어 학습자들 중 한 사람인 나부터도 영어는 정말로 너무 어려운 공부라는 거 숨기고 싶지 않다.

나는 영어회화를 잘 하는 것보다 영어 문장을 잘 읽는 것에 늘 관심이 더 많다. 듣기, 말하기가 중요하다지만 고급 언어의 구사는 쓰기와 읽기가 바탕이 된 문장연습이 있어야함 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평소에도 영어로 된 동화책이나 소설책 등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늘 쉽지 않았다. 나이 탓인지 무엇보다도 새로운 단어를 외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어 학습이 어느 정도 된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굳이 영어가 아니더라도 책을 좀 빨리 읽기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안내자가 되어주지 않을까?

속독을 위한 여러 가지 체계적인 준비법들을 따라 가다보면 다른 과목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새우등의 자세는 머리의 무게를 떠받치기 위해 목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준다. 또 목이나 어깨의 근육이 뭉쳐져서 결리고 뻐근함을 느끼게 한다. 머리가 앞으로 기울게 되면 당기는 압력이 보태져서 혈관의 단면적이 줄어든다. 혈액이 흐르는 절대량도 줄어든다. 거기에다 혈관 주위의 근육이 뭉쳐지고 딴딴해지므로 혈액을 송출하는 압력마저 약해져 버린다. 그래서 뇌의 활동도 좋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page26)

아이들에게 앉는 자세가 왜 중요한지를 아주 자세하고 진지하게 잔소리할 수 있는 정보라서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는다. 그리고 나도 기억하고 자세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영어단어를 외울 때 손으로 열심히 스펠링을 쓴다. 즉 ‘손으로 익힌다’. 손가락에 기억 세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손가락을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맡고 있는 기억 세포가 늘기 때문에 기억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page 33)

수업시간에 늘 아이들에게 ‘손으로’를 외치지만 잘 따르지 않는 녀석들에게 이번만큼은 강력하게 주의를 시켜야겠다고 맘 먹는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내가 무엇을 외울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듣기를 '하면서‘ 공부를 하면 능률이 떨어진다고 선생님들은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되풀이해서 말해온 것처럼, 편견이다.(page126)

아마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이야기일 것이다. 공부방에서도 시험공부를 할 때는 각자의 MP3를 가져와 들으면서 공부를 할 수 있게 한다. 일단은 귀에 들리는 음악에 집중하느라 다른 아이들과 수다를 떨 생각을 안 하니 저절로 공부방 분위기가 조용해진다.

마지막에 나와 있는 속독의 기초 다지기 8단계야 말로 이 책의 묘미이며 핵심이다. 함께 실린 영어 연습문제를 풀어보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어공부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 더 줄일 수 있었다.

 1. 몸통의 주어와 동사를 찾아내라

 2. 모르는 말뜻은 문맥으로 추측하자.

 3. Linking Markers(연결표지)에 주의하라.

 4. 문장 전개를 예측하면서 읽는다.

 5. 문맥으로 추론하기.

 6. 토픽 센텐스(주제문)을 찾아라

 7.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정확하게

 8. 메시지(구절)의 요지를 읽어내라

위의 8가지야말로 이 책에서 말 하는 속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건들이다. 물론, 익숙해지려면 앞부분에서 말한 속독을 위한 준비단계들이 필요할 것 같다. 연습도 부단히 해야 할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굳이 영어 속독을 위한 연습이 아니더라도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에 정확하게 읽어내야 할 필요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어 읽기에도 관심이 기울어졌지만 내가 읽어야겠다고 마음만 먹고 이런 저런 이유로 끝내지 못 하고 있는 책들도 읽을 능력을 키울 수 있겠다 싶었다. 책 읽기에 필요한 확실한 안내서를 한 권 만났다.

   

 

철이에게

선생님. 일요일 하루를 거의 종일 이 책을 읽었네요. 오래간만에 외출 계획이 없었던 하루. 하릴없이 방바닥에서 뒹굴뒹굴 거리며 별 관심도 없는 텔레비전에 눈을 주기도 하고 잠시 컴퓨터로 음악을 듣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 책 ‘철이에게’를 뒤적이기도 했습니다. 읽은 페이지를 다시 또 보기도 하고 혼자서 소리 내어 낭송을 해보기도 하다가 책에 실린 그림들만 주루룩 보기도 했습니다. 165쪽의 그림은 어제 같은 날 휘리릭 바람처럼 떠나가서 만나고픈 풍경이기도 하고 어릴 적 외할머니 댁 대청마루에 누워 바라보면 멀리 보이던 외갓집 동네의 풍경 같기도 해서 몇 번이나 들춰보았답니다.

저는 이오덕 선생님의 글과 그 분의 책을 좋아합니다. 그 중 <일하는 아이들>은 특히나 좋아하는 책이지요. 선생님이 가르치셨던 아이들의 동시를 묶어놓은 이 책은 읽을 때마다 이제는 잊혀진 우리 또래의 어린 시절 향수가 새록새록 되살아나거든요. 하긴, 그 책에 실린 동시의 지은이들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더 많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서의 교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조금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경제가 갑자기 성장했다는 소리겠지요. 요즘 아이들도 나름대로의 문화와 향수가 있겠습니다만, 우리 어린 시절의 인간적이고 풋풋한 정은 없는 거 같습니다.

생전에 이오덕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책머리에 옮겨져 있군요. 공감가는 대목이라 옮겨봅니다.

“동시가 사탕과자나 장난감이 아니고, 또 껍데기만 다듬고 꾸미는 화장술일 수도 없고, 더   욱 커다란 감동스런 세계를 창조하는 시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나로서는 오늘날 이 땅 아   이 들의 참모습을 정직하고 진실하게 노래하면서 그들의 영혼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중략)

 좀 더 깊이 아이들의 삶에 파고 들어가는 것만이 시를 가꾸는 길임을 확인합니다. 삶이야   말로 동시가 뿌리박을 단 하나 있는 영토가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철이에게]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어볼만한 동시집이라고 나름대로 권하고 싶습니다. 이오덕 선생님의 동시는 예쁘거나 귀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쓰여진 동시들이라 시어 자체가 요즈음 사용하는 것들과는 좀 다르지요.

......

그렇다, 오늘 동무들 만나면

어제같이 안녕, 하는 인사는 말자.

......

나는 빙그레 웃어주자

언니같이 빙그레 웃어 주지.(page18 아침 중에서)

지금은 동무라는 말 대신에 친구라는 단어가 쓰이는 시대입니다. 언니라는 단어가 손 위 여자 형제의 존칭이 되었습니다만, 예전엔 손 위 남자 형제도 언니라고 불렀다는 걸아는 어른이나 어린이가 이제는 많지 않을 거 같습니다. 말도 세월을 따라 변하기 나름이지요. 이 동시집을 읽으며 달라진 우리의 옛말의 모습을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용이, 

너의 소매에서 찔레꽃 냄새가 난다.

너의 책보자기에서 감꽃 냄새가 난다.

바짓가랑이에서 무슨 풀 냄새, 꽃 냄새가 난다.

용이,

너의 두 손바닥은 오디 물이 들었구나.

입술 언저리에도 보랏빛이 들었구나.

귀에는 뻐꾸기꽃이 꽂히고. (page58 -용이, 너의 소매에서 중)

책보자리를 허리에 두르고 다니던 세대는 아마도 우리 엄마나 이모 세대가 아니었을까싶네요. 부모님과 떨어져 외갓집에 살던 시절 책보자기를 허리에 두르고 학교에 가는 이모를 배웅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의 흐릿한 기억이니 이 시의 나이를 어림잡아 볼 수 있겠네요.

이렇게 이 동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들은 요즘 컴퓨터와 전자오락이 일상화 되어있는 어린아이들과 젊은 엄마나 아빠에겐 오히려 너무나 생소한 이야기들일 수 있습니다만, 한 편으로는 우리가 잃어버린 시절의 향수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떠올리게 합니다. 쉽게 되돌아갈 수 없지만 더 이상 망가트려서는 안 되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이 동시집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습니다. 동시집을 펼치고 아이들과 함께 소리 내어 읽다보면 저절로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이 될 거 같습니다. 이 책을 일터에서 아이들에게 짬 날 때마다 읽혀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점심 시간 1시간 빼고 장장 10시간을 꼬박 강의를 듣고 왔다.

허리가 아픈 건지...암튼 어디가 아프다...아픈데 어디가 아픈지는 잘 모르겠다.

[성.사랑.사회]는 여성학 강의다. 좀 낯설은 학문분야. 그렇지만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다.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겨주는 공부...또 다른 공부의 즐거움이다. 수업시간에 [마요네즈]를 봤다.

감상 후의 이런 저런 생각거리를 숙제로 얘기하신다. 물론 생각도 해봐야겠지...나는 한참을 너무나 예쁜

최진실에게서 눈을 못떼고 있었다. 역시 좀 더 젊은 시절의 김혜자의 연기...두 여우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면서...더 이상 현재진행형의 최진실을 만날 수 없음을 잠시 마음 아파했다.

그리고

[열린사회와 21세기] 전반적인 사회학 과목이다. 키포인트가 경제이긴 하지만 늘 그렇듯 이즈음의 경제학엔

생태학이 반영되어 가는 추세인 듯...우리 교과서도 지구 환경문제와 결부된 내용들이 눈에 띄인다.

[모던 타임스] 언제나 봐도 재미있고 즐겁고 슬프다.

오늘 본 두 편의 영화는 조만간 나름대로의 감상문을 올려보려 한다. 왜냐하면 그냥 지나가기엔 오늘의

수업들이 너무 아까워서 잊혀지기 전 붙잡아두고 싶기 때문이다.

 

피곤하다. 몹시.

이제 자러 가야겠다.

내일은 내 생일. 남편이 미역이랑 쇠고기를 사다 놓았다.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주겠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해마다 남편은 나를 위한 미역국을 끓여주는데 반성하건데 난 그의 생일에 더러더러 미역국을 끓인 거같다.

들어오는 길에 남편과 삼겹살로 저녁을 떼웠다. 열심히 고기를 뒤집고 익히고...그리고 옮겨주고...

우리 남편...참 자상한 건 인정한다. 거기에 비하면 나는 정말로 나 밖에 모르는 거같다.

그래서 또 한 소리 들었다. 공주라고...ㅋㅋㅋ 맞아. 나 공주로 살고싶다. 앞으로도 쭈~~~~~~~~~~~~욱.

그런데,

오늘 공부한 여성학을 조금 더 듣고나면...공주대접에 대해서 회의하게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