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면서 동갑 카페의 게시판지기가 되었다. 이름하여 인천.부천방...

나처럼 어리버리에 주변머리라곤 없는 사람을 지역장으로 앉혀놓고...대장이 맘이 놓이질 않을텐데...무슨 뚝심인지...

쪽지를 받고 카페로 달려갔더니만 이미 공지로 올라와 있던  게시판지기 임명...그러니 대장의 지휘권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면 절대로 항명할 수 없는 처지.

그렇게 해서 첫 번째 인천.부천 친구들의 모임을 주선하게 되었다. 날짜 잡고 장소 정하고 친구들한테 쪽지 돌리고...

이런 사무적인 일은 잘 처리한다는 걸...이번 모임을 주선하면서 알게 된 나의 모습. but. 그러나,

막상 친구들과의 모임에선 버벅~버벅~버버벅~~~~~ 그냥 수고한다고 토닥여주는 친구들이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

 

 

어흐~~사진 찍쥐마세요. 나 초상권 있쓰요~~투실투실한 얼굴 보이기 싫어서 애써서 가리고 가렸습니다만, 내 손이

얼굴보다 훨씬 작은 관계로 실패 ㅠㅠ

 

 

노래방에서...천호랑 혜정이랑~~날씬한 혜정이 언제봐도 그 모습  그대로~~이번에 조금 더 가까워졌으니 다음엔 조금

더 가까워지고...

 

 

연우~~나의 댄스 파트너~~ㅎㅎㅎ 우린 70년대식 돌리고 돌리고로 지루박을 밟는 사이~~ㅎㅎㅎ 연우의 스페셜 무대는

언제나 즐거워~~무척 오래간만에 만나서 더 반가웠어. 연우야. 자주 보자~~

 

 

으흠~~근엄한 이 남자. 산행방 운영자 한판(회운). 늘 듬직하게 자리를 지켜주는...이번 모임에도 마지막까지 있어주어서

얼마나 고맙던지...참, 회운~~택시비 잔액은 아저씨 팁으로 드렸쓰~~다음엔 택시비 대신 점심 한 번 살께~~ 그 옆 친구

논현동 산다고 했던 상만. 처음 만난 친구. 늦게 나타나서 이야기도 별로 못 나눴네~~다음에 또 봅세^&^

 

 

은순이의 깊은 여성성을 나는 알지용~~은순이의 듬직한 모습 뒤에 숨겨진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진짜 매력있습니다.

멀리서 와준 은순아 정말 고마워~~ 멀리서 와준 친구들~우리 방 운영자인 희철(윤희철)이와 보라향기(영민)아 정말로

고마워. 어리버리한 나 때문에 더 수고했쓰~.산행방 게시판지기 일출(성식) 언제나 멋진 모습~~반가웠쓰용^&^ 멀리

용인서 와서 가느라고 힘들었겠다 워니(대원)야~덕분에 더 귀한 자리였어 고마워~.

편지지(기석)는 남양주까지 잘 간거니? 먼 곳인데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볼 때 마다 분위기 메이커 어리버리(영표), 가는 거 못 봐서 서운했던 호시(성운).

언제나 예쁜 모습의 수가(숙)^&^ 여전히 파워 우먼 향주(희연)이도 고맙고. 더 듬직해지셨습니다~헐크(상문)^&^.  

반가웠어 미소천사(선희)야, 그리고 해성과 케이지(장준하) 케이지는 니콜라스 케이지(?) ㅋㅋ 암튼 반가웠어.

먼 길에 달려와 자리 빛내준 친구들께 인사~~꾸벅^&^

 

 

이 무슨 시츄에이션인고~~~ 정상 회담 후 한장 찰칵(?) ㅋㅋㅋ 우리 카페의 대장 천호와 함께~~

늘 오늘처럼 이렇게 어리버리일텐데...그래도 나 미워하지 마세요 지기님~~

 

 

일단, 회비 걷는 게 우선이라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돈 걷고...이 사진은 삐리릭~친구한테 모임 후기 쓰라고 부탁하는 거

였는데...결국은 내가 쓰기로 합의(?) ㅠㅠ 아 참, 이 옆에 담배 물고 섰는 이 싸나이~~그늘빛(병용). 모임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준 모범생. 버벅거리는 나 대신 전화 받아서 친구들한테 위치 자세히 잘 설명해주고 열심히 응원해준 고마운 친구.

언제 갔는지...잘 가라 인사도 못 했네. 고마웠어 친구야.

즐겁고 행복한 자리 함께해 준 인천. 부천친구들 모두에게 감사~~꾸벅~~

 

 

춘용(헌신)은 우리 나이의 남자들과 달리 눈이 살아있다.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총기. 대부분은 그냥 아저씨. 그리고 또

다른 모습은 재기 번뜩이는 청년. 그 모습 오래 간직해라~~이 이쁜 가스나들은 모두 뉘ㄱ긴고? ㅎㅎ 영민이, 미숙이,

그리고 멀리서 온 선희~~(그런대...내 모습...생각보다 훨씬 정돈된 직사각형이네~ ㅠㅠ 뱃살 장난 아니고...등판도

장난 아닐껄 아마, 아아~~여기까지 따라와서 나를 놀려대는 살. 살들이라니~~보기싫어잉~~~)

 

 

 

사실은, 좀 힘들었다. 그래서 토.일요일 날 받아서 아프고 있는 중이다. 술도 안 먹으니 이렇게 열심히 친구들 이야기 듣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웃고...그런데, 왜 아프냐구요...그래서 지금 식구들 눈치 엄청 보고있다.ㅠㅠ 조금 있으면 또 일하러

나가야 하는데...어제는 공부방에 있는 노트북까지 속을 썩여서 아직 후기도 못 올리고...몸도 마음도 백근이다. 해서,

이번 모임 후기는 이 글로 대신합니다. 주로 내 사진들만 가져다 정리해봤습니당~~[모임사진방]에 가시면 리얼스토리로

사진 감상 하실 수 있으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걷은 회비로 밥값 내고 노래방값 내고...남친들한텐 찬조금도 조금씩 강제징수(?)... 덕분에 부족하지 않게 모임

살림도 했고... 멀리서 가까이서 나와준 친구들이 하나같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고. 그런데, 우리 카페 가스나들은 어쩜

그리 하나같이 이쁜 가스나들만 있다냐.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것들이 모두 내나이 맞아??? 이런 의구심이 팍팍~~~~~

그래서 모임이 필요한 거야. 나같은 사람한테는...월요일부터는 절대로 운동 땡땡이 안 쳐서 살부터 좀 빼고  맛사지도 좀

열심히 열심히 해야겠다. 다음 번 모임 땐 슬림해진 모습으로 나타나야 회원들에 대한 성의를 다 하는 거 아닌가? ㅎㅎㅎㅎ

그리고, 또 한 가지. [노래] 우리방에 진짜 카수들 대거 포진이다. 큐피트의 화살 인옥이 노래 실력은 여전히 반짝반짝~~

별이(진희)랑 준이의 노래실력도 웬만한 록가수 뺨 치겠던걸~^&^ 우리끼리 연예인 단체 하나 만들어도 될 거같은 분위기.

어쩐다니 벙개 나가서 멋지게 한 곡 부르려면 노래방 티켓이라도 끊어가지고 연습이라도 해야 겄다.^&^

 

 

모두다 어른인...사람들끼리의 모임을 주선하고 치른다는 게 생각보다 쉽다. 다들 협조적이고 너그러우니까......하지만,

어리버리한 나는 무지 어려웠다. 식당 위치도 잘 못가르쳐주고...(그러고 보니 식당은 잘 아는데 식당 주변의 상황엔 너무

깜깜했다.) 노래방 이름도 틀리게 알려줘서 친구들 헤메게 만들고(네이스 노래방을 에이스 노래방으로...해서, 친구들이

길따라 에이스 노래방을 찾으러 갔더니 진짜로 그런 노래방이 있더라나~~헐~~)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친구들 사이에 섞여서 재미있게 잘 놀았다.

다음 모임도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즐겨준 친구들아 고마워~~혹시 미운짓거리 한 거 있어도 그냥

눈 딱 감고 이해해주는 쎈쓰~~ㅎㅎㅎ

 

정말로 반갑고 고마웠던 친구들~~인천. 부천방 조만간 또 한 번 회동할 수 있기를 바라고요...카페에 들어오시면

꼭!꼭!꼭!

인쳔.부천방에 들러서 안부 전해주시고 글도 올려주시고 올라온 글 클릭도 해주시고 무엇보다 댓글 달아주시는

센쓰~~~~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 모두 싸~랑~해~.

 

 

나는 남자 형제가 없다. 딸만 다섯인 집의 맏딸.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후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는 작은아버지께서

모셔갔고 친정에서는 아버지 제사만 지낸다. 아버지 돌아가신지 어언 10년인가? 9년인가?

다행인 것은 아버지 기일에 맞춰서 군말없이 사위들이 모여주는 것이고 명절이면 제사를 지내고 부랴부랴 친정으로들

달려와 혼자 계시는 엄마를 괴롭혀(^&^) 드린다는 것이다.

명절날 아침은 늘 괴롭다.

시댁에서도 맏이인 나는 우리 집에서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그리고 시아버지 제사까지 모두 지내야 한다.

명절 아침엔 부랴부랴 제사를 지내고는 뒷정리를 시어머님과 시작은어머니께 맡기고 친정으로 달려가 아버지

제사를 지내곤 했다. 우리시집같이 딸은 시집가면 남의 식구라는 생각이 강한 집에서 친정아버지 제사 지내겠다고

제사 끝내자마자 서방이랑 자식까지 챙겨서 친정으로 달려가는 며느리 노릇 하기 정말 힘들었다.

처음엔 그 가시같은 눈치를 독한 마음으로 받아넘기고 그 다음엔 당당하게 딸도 친정부모 제사 지내도 된다.

그러니 내 아버지 제사 지내겠다. 대신, 시댁일에도 절대로 소홀하게 안 하고 살고 안 하고 살거니 인정해달라.

뭐 이렇게 해서 이제 우리집의 명절 아침은 의례히 제사를 지내면 친정부터 다녀오는 것으로 정리가 되어 살고 있다.

그런데,

친정엄마께서 갑자기 명절 제사를 안 지내시겠다고 한다.

명절 제사는 성당에 올리고 기제사만 지내시겠다고. 성당에서도 추도식이라는 형식의 제사를 집에서 지내지 않나?

나는 성당엘 다니지 않으니 잘 모르겠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지? 이 노인네가 자식들한테 뭐 서운한게 있으셨나? 순간적으로 뭐 뭐 별 생각이 다 들고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하는 생각에 아찔해졌다.

하지만,

이미 친정엄마께서 마음을 정하고 자식인 나에게 통고 형식으로 말씀하시는 걸 가타부타 내 의견을 말한들 무슨

소용일까싶어서 그저 알았다고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 며칠째 나 혼자 속 앓이를 하고 있다.

모르겠다. 우리집의 다른 식구들에게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버지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아버지의 어떤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지. 다만, 나는 내 마음 속의 우리 아버지가 중요할 따름이다.

평생 나한텐 살갑지도 않았던 아버지. 늘 무섭기만 하고 늘 쌀쌀맞기만 하고.

무슨 일이든 늘 엄마 의견대로 따라가서 나한테는 인색하기만 했던 아버지. 

맏자식인 나한테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던 아버지.

하지만, 돌아가실 때...나를 보고 그러셨었다. "미안하다..." 아버지는 뭐가 미안하셨던 걸까?

내가 서운해 하는 것들을 사실은 아버지도 모두 미안해하고 계셨던 것은 아닐까?

살면서 빡빡한 생활이지만 돈 때문에 남편을 원망해 본 적은 없는데...

아버지...병원에 계시는 동안, 아버지 돌아가시고 장례 치르는 동안.

아버지 장례 치르고 정리하는 동안. 난 여즉 살았던 시간들 동안 모두 합해도 모자랄 만큼의 돈 없는 원망을

남편한테  쏟아부었었다.

내가 그러리라는 걸 아버지도 알고 계셨던 걸까? 결국은 그 서러움과 그 굴욕을 혼자서 삭일거라는 걸 아버지는

이미 알고 계셨던 걸까? 그래서, 그러셨던 걸까? "미안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아버지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아버지의 좋은 모습보다는 아버지께서 화내시던 모습들.

술 취해 들어오셔서 쏟아놓던 그 화. 식구들 모두 감당할 수 없었던 그 불같은 성질.

그렇지만, 이제서 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의 우울과 아버지의 분노. 아버지의 좌절.

그리고 아버지의 외로움.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난 내 삶에 대해서 아니, 사람들의 생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죽는 건 또 뭐지?

의미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말 할 수 있다. 세상에 그 어떤 삶도 의미없는 삶이란 없다고. 길거리를 뒹굴다

가고마는 행려병자에게도 삶은 의미 그 자체인 거라고. 그리고 아버지께 이제서야 감사할 수 있다.

그 아버지 덕분에 나는 삶이 힘들어도 쉽게 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되었다고. 그 아버지 덕분에 세상에 대해 매우

건조하면서도 한 편 따뜻함 마음이 마르지 않는 거라고. 

 

그런 아버지가 자꾸 기억속에서 밀려나는 거 같아 못내 서운하고 서럽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중요하지만 살아계신 엄마도 중요하다. 엄마가 결정하신 일이니 별 얘기 없이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꼭 그러셔야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명절은 하루하루 바짝바짝 다가오는데...이래저래...요즈음 나는 우울하다.

 

 

 

욕망의 경제학.

우리나라의 교과과정 중 [경제]를 처음 만나는 것은 4학년 2학기 사회가 아닐까싶다. 가계부와 용돈기입장으로 시작하는 경제 공부에서 아이들은 공식적으로 처음 ‘욕망’이라는 단어를 만난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에게 욕망이란 어떤 단어일까? ‘무엇을 하거나 가지고 싶어 간절히 원하거나 바라는 마음’이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욕망의 낱말 뜻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까닭을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지금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게 되면 또 다른 것을 가지고 싶어 하기 때문이며,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자원은 대부분 한정되어 있어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물건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한정된 자원과 무한한 인간의 욕망 사이에서 저절로 시장이 형성되는 원리를 알려주는 것이다.

‘욕망의 경제학’이라니, 이 재미있는 제목의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 경제학이라는 단어보다는 ‘욕망’이라는 단어에 더 눈이 갔다. 욕망이라니 그렇다면 아 책은 프로이드 적인가? 아닌 벤담? 프로이드든 벤담이든 욕망과 밑줄이 그어지는 단어 ‘쾌락’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이쯤이면 경제학이라는 단어도 슬그머니 의식 속으로 들어와서는 좀 더 경제적인 의미를 되짚고 있었을 테니까.

이 책은 ‘행동경제학’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라면 이 책은 벤담의 공리주의 또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옹호하는 논조일 수도 있다. 내용의 여러 곳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절이 가능했던 시장원리는 실패했다라고 이야기 하는 저자는 빈곤과 비만 각종 의료 정책을 사례로 들어 이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무절제한 도덕성이나 외부효과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이며 무절제한 시장에 대해 비판을 가하겠다고 못 박고 있다. 스스로 천시장주의자도, 반시장주의자도 아니라고(page9)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그 이론적 바탕에 벤담의 ‘공리주의’가 있고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발언들이 눈에 띈다. 또한 ‘행동주의 경제학’이라고 하는 새로운 영역이 있다. 나는 저자가 벤담을 자주 거론함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짧은 경제 상식으로 속단하기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내 개인적인 의견이 그렇다는 것이다.

공리주의: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을 그 결과와 관련시키는 도덕이론. 18세기 말과 19세기에 영국의 철학자 벤담. 존 스튜어트 밀 등이 발전시켰다.

공리주의자들은 어떤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다면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염격한 집착 대신 융통성 있는 규약을 내세워 사람들이 최선의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공리주의자인 벤담은 쾌락 또는 행복만이 그 자체로 좋은 것이며 고통 또는 불행은 기본적으로 사악한 것이라 믿었다. 그에 따르면 옳은 행위는 최대 다수를 위한 최대의 행복을 낳는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확장해 정부는 시민의 복지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론은 오늘날 정치학이나 경제학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법인 비용효과분석의 초기 형태이다.[웅진학습백과사전 2권 35쪽 공리주의에서 발췌]

자유주의: 20세기에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을 작은 정부가 좋은 정부라고 믿었으며, 각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할 때 모든 사람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는 고유의 법칙에 따라 운영되도록 두면 자동으로 조절된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정부의 통제는 필요없다는 결론을 주장했다. 이러한 체제를 ‘자본주의’ 또는 ‘자유 기업 경영’이라고 부른다. 경제적 자유주의에 관한 사상은 아담 스미스가 지은 <국부론>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19세기 후반에 많은 자유주의자들이 생각한 자유의 개념이란 어떤 계약으로부터의 자유라기보다, 기회의 자유라는 개념이었다. 오늘날 자유주의자들은 공공이기을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경제적인 안정을 제공하고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실시하는 정부의 정택을 지지한다. 고용보험, 최저임금법, 연금 등이 이러한 정책에 속한다. 현대의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자유를 누리는 데 방해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웅진학습백과사전 10권 471쪽 자유주의에서 발췌]

한동안 우리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는 도로 근처에 [비만은 질병입니다]라는 플랑카드가 걸려있던 적이 있다. 아마도 어느 다이어트 업체에서 홍보용으로 내건 현수막이었을 것이 분명하건만 버스를 타고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착잡했던 기억이 있다. 또 요즈음은 뚱뚱하다는 건 가난하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소리를 듣고 한참 우울해 하던 기억도 있다. 우울하든 착잡하든 분명한 것은 그런 떠도는 말들이 점점 더 확실한 근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미국에서 평균 이상의 수입을 올린 사람이 비만에 빠질 확률은 15%였다. 반면 비곤선 근처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비만에 빠질 확률은 거의 30%에 육박했다.......비만과 빈곤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잘 보여준다....... 고소득을 올려야 건강식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식료품 구입비를 아껴야 하는 저소득층은 정크푸드를 살 수 밖에 없다......매우 설득력 있는 경제 분석 중 하나는 비만이 정크푸드와 건강식품의 화폐비용 못지않게 시간비용의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시장의 힘은 비만을 만연하게 만든 주된 요인이다. 식품 산업이 저렴한 고칼로리 식품을 제조하는 보다 효율적인 공정을 개발하고, 먹는 데 드는 시간비용을 줄이도록 저장과 포장 방식을 발전시키면서 비만은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page45-47에서 발췌)

비만은 많이 먹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비만이 유전적 요인일 수도 있지만 비만의 만연은 시장과 유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했다고 볼 때 인간의 이성적 비이성적 행동이 동시에 영향을 준다. 때문에 자유시장은 비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행동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많이 먹는 행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개인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 시장주의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먹는 것은 의외로 개인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식습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적게 의식의 영향을 받을 뿐이라고 한다. 식습관은 오히려 사회적이라서 사회관계를 기초로 조사했을 때 비만이 사회적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즉, 내가 과체중이면 친구도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자들은 사회는 사람들이 스스로 삶의 방식을 결정하도록 놔둬야 하며, 상충관계에 있는 선택을 해야 하는 사람은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정부를 비롯한 외부적 힘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은 불필요한 간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빈곤층에게 기아보다 비만이 더 문제라고 보는 저자는 비만, 빈곤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사람들의 선택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사람들이 선택을 제한하면 전반적으로 복지를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들은 자유를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자유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을 감안하는 정부라면 국민이 은퇴자금을 모으도록 유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떤 정책 수단을 동원하든 인간적인 정부는 국민이 해로운 본능에 희생당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 자유를 제약당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부족한 자제력을 보완할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page141-142에서 발췌)

저자는 일반인들에게 민감한 문제인 비만과 흡연. 빈곤. 의료문제. 연금과 부채 등을 예로 들고 있다. 그런 것들이 시장과 충돌했을 때 시장은 어떻게 인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벤담의 공리주의로의 회기를 이야기하고 또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비만인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다는 저자의 발상은 그가 여러 가지로 증거자료들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회현상에 대한 부채질인 것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안 좋았다.

시장으로 대변되는 자유주의는 정말로 실패를 한 것일까? 공리주의로의 회기만이 이 만연한 사회문제를 푸는 열쇄인 걸까?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정부의 개입만이 유일한 것일까? 암튼, 나는 전반적으로 벤담의 공리주의를, 신자유주의 이론을, 그리고 처음 만나서 낯설었던 행동경제학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었다. 전에 읽었던 한 책에서 지금 시대는 자본주의 시대도 이미 지나간 소수자 주의 시대라고 했던 것이 문득 생각났다. 당시 대다수의 민중과 힘을 가진 정부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소수집단의 가공할 능력에 등골이 오싹했던 기억이 있다. 공리주의자이든 신자유주의자이든 저자가 주장하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정부만큼 더 힘이 세진 소수의 자본가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도 기왕이면 개인의 자유는 극히 일부분 제한되는 선에서의 공리주의로의 회기 쪽에 슬그머니 손을 들고 싶다는 것이 이 책을 덮으면 내린 결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