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어느 트위터 사용자에 대한 내용을 보았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 때 프로에 소개된 분을 책 속에서도 만나게 되니 반갑다. 덕분에 일단은 책의 내용에 한 발 성큼 다가서는 느낌.

내 휴대전화 전화기는 5년째 사용하고 있는 애니콜 구형모델이다. 구입당시에도 이 모델로는 거의 마지막 구입자가 아니었을까싶으니 요즘처럼 신 모델이 날마다 출고되다시피 하는 시대엔 구형임에 틀림없겠지.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트위터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아무래도 휴대전화를 바꾸긴 바꿔야 할 듯 하기는한데.

아직은 오롯이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쓰는 문화는 여전히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리고 대부분이 책이란 무릇 한 사람의 정성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그런 고정관념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대표저자’가 있고 여러 저자의 의견이 종합되어 만들어지는 집단지성의 결과물로서의 책. 각기 돌아가면서 한 꼭지씩 맡아서 책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방식의 이런 책이야 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소통’의 결과물이면서 ‘광장’의 새로운 형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이 첨단의 시대. 미디어의 시대에 더 외로워지고 점점 더 고립되어 가는 개인들에 대한 우려를 말한다. 그리고 그 고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개인끼리의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 매체로서 트위터를 소개하고 있다.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대화보다는 워키토키로 대화하듯이 한 번에 한쪽 방향으로의 대화를 지향하는 성향이 있다. 누군가와 항상 대화를 하고 싶어 하면서도 내 뜻을 온전히 담아서 전하고, 상대가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다시 피드백을 주는 형태의 대화를 선호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전화보다는 문자를 훨씬 더 선호하는 것이다.

(page182)

트위터에서는 누군가의 메시지가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팔로워들에게 전파된다. 메시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그 반응 역시 팔로우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퍼져나간다. 트위터는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소통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으며, 인간이 중심에 놓이는 서비스이다.(page199)

위의 내용에 적극 공감한다. 대화보다는 문자가 더 내 뜻을 전하기 쉽다고 생각해서 나도 문자 메세지를 선호하고 블로그를 운영한다. 그리고 트위터가 인간 소통의 연장선상에 놓인다니 나도 어서 빨리 트위터를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트위터에서 팔로우하기 꺼려지는 다섯 유형-

1.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다른 사람에게 보낸 답장의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2. RT 링크로 가득 찬 사람-

3. 프로필 설명이 없는 사람

4. 자물쇠를 채운 사람-

5. 기업이나 제품 홍보 계정 (page207-210 발췌)

현 시점에서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주요 통로가 블로그이다. 위의 유형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니 블로그에서도 통용되는 유형이다. 1번 유형은 나를 지칭한 것 같아서 뜨끔했다. 덕분에 이 책을 읽은 후 나에게 조금 달라진 점이 바로 내 블로그에 남겨지는 댓글에 답글 달기다. 조금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댓글 때문에 한번이라도 더 내 블로그를 찾아주는 불로거가 있다면 감사할 일이라는 것을 이즈음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4번 유형은 나를 즐겨찾기 해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보면 비공개로 되어있는 블로그들이 제법 많다. 이럴 땐 왠지 기분이 좋지 않다. 뭐야, 내 속은 다 들여다 보면서 자기는 안 보여주겠다는 소리잖아? 이런 생각이 드는데 트위터나 블로그나 거기도 사람들이 모이는 세상이니 사람들끼리의 예의는 별반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이 책은 트위터가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오바마 대통령과 정치인 정동영, 기업가 박용만씨등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에 트위터가 그렇게 많은 역할을 했다는 것이 재미있다. 책의 내용대로라면 앞으론 트위터를 적극 활용해 의정활동을 하는 정치인들이 유리할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트위터야말로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는 중요한 기제로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쇼셜 미디어를 다룬 부분 중 ‘극소수의 절대 기여자와 다수의 일부 기여자’에서 예로 든  위키피디아의 업데이트 비율부분을 보면서는 과연 진정으로 평등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새로 생기기도 했다.

팔레토 그래프로 구분해보면, 20퍼센트의 사람이 전체 업데이트의 95퍼센트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80퍼센트의 사람은 단 5퍼센트 정도의 업데이트를 수행한다.(중략) 중요한 점은 팔레토의 상위 20퍼센트나 롱테일 영역의 80퍼센트의 사람 모두가 위키토피아를 살아있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중략) 오늘날 대부분의 시스템이 팔레토의 상위 20퍼센트에만 치중한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부분이 아닐 수 없다

20퍼센트가 만들어내는 정보가 흐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정치의 민주화가 트위터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얼마 전 다른 책에서 트위터에 대한 소개를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당시 그 책에서 트위터의 여러 장점을 설명하면서 단점으로 통신비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 했었다. 이 책에서는 트위터의 여러 장점과 사용법에 대해선 정말로 자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있지만 통신비에 대한 언급은 아직 없다. 잠시 인터넷을 뒤져보니 역시 일반 휴대폰 전화기로 트위터를 사용하기엔 엄청난 통신비의 부담을 감수해야 할뿐더러 아이폰의 경우도 아직은 통신비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다고 알고 있다. 또한 이즈음 봇물처럼 출시되기 시작한 아이폰의 가격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 그러니 이래저래 비용에 대한 부담을 좀 더 짚어주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진정한 소통의 광장으로 트위터가 사용되기 위해선 비용의 부담이 먼저 해결되어야 것과 이 책을 만들어낸 집단지성 여러분들이 비용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연구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그래서 보편화된 소통방식이 되었을 때 진정 정치 민주주의의 도구로서 제 값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달라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경탄과 걱정을 함께 얻었다. 세상이 말 할 수 없이 삭막해져가고 있다고 걱정하지만 그 삭막함을 극복하고 세상은 이렇게 따듯하고 훈훈하게 발전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의 수익금도 모두 기부를 한다니 아름다운 일이다.빨리 발전하고 정신없이 바뀌는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빨리 트위터 사용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431페이지까지 모두 읽도록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오후에 KBS에서 전화가 왔다. 지난 번 출연했었던 프로 [책 읽는 밤] 작가인 거 같다.

우리 독서클럽 카페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전화를 한 느낌....카페 운영자분께 문의했더니

내 느낌이 맞았다. 이럴 땐 대략 난감. 괜히 내가 죄를 지은 것처럼 마음이 무겁지만.....

다음 월요일에 녹화가 있는 데 출연해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지난 번 앵그리 차이나 읽고 출연했을 때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버벅였던 것이 생각나서

망설이고 있는데...이 책 [행복의 조건]이 이번 녹화 때 소개하게 될 책이라고 한다.

어머나~~!! 물론, 가겠다고 했다.

오후에 통화하고 저녁에 퀵서비스로 책을 받았다.

어머나~~!!라는 소리가 다시 한 번 나온다. 책을 빨리 받아보아서...그리고, 그리고...

책이 생각보다 훨씬 두껍고 무거워서...그리고, 그리고...

느낌보다 훨씬 더 재미있으리라는 내 예감이 팍팍 맞아 떨어져서...^&^

어쨌든, 이번 주 안에 모두 끝내리라 계획하면서 지금 읽고 있는 책 [부처님의 생애]와

내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는 부득이 다음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월요일 녹화에 가려면 토.일요일을 모두 월요일 수업 미리 당겨서 하는 데 할애해야 하고...아흐~~

그래도,

맘에 드는 책을 만나서 너무 기분이 좋다.

내가 오래간만에 방긋방긋 웃으니 남편도 기분이 좋은 눈치다. 언젠가 친구들이 그랬던 거 같다.

말 안 하는 마누라 진짜 무섭다고...우리 남편도 한동안 뚱 하고 말 안하는 마누라 눈치 보느라 아마

간장이 녹았을 거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쫑알거리는 마누라를 쳐다보다가 시집 잘 온 줄 알라며 뼈 있는 농담도 다 하시고~~

ㅎㅎ

그러고보니...우리 남편같은 사람 없다는 생각도 쬐꼼 들기는 한다...밤새워 책 붙들고 있을 것이 분명한

이 한심한 철딱서니 마누라를 집에 데려나 놓고 남편은 내일은 운동도 나가지 말라고 잔소리를 한다.

알았어. 알았어. 콧소리를 섞어 건성으로 대답하는 마누라를 내려주고 남편은 일 하러 나갔다.

나 혼자 괜히 책 뒤적이다가 생각나서 몇 자 적는다.^&^

책 읽는 즐거움...그 거 진짜 중독성 강하다.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

 

 

 

존듀어든의 거침없는 한국축구.

나는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코리안 시리즈에 열광하는 야구팬들의 극성도 K리그에 혼을 빼는 축구팬들의 열광도 나와는 조금 멀리 있다. 하다못해 전 국민을 TV앞에 불러 모았던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도 솔직히 재미있게 본적이 없다. 그러니 스포츠 룰 같은 것은 거의 깜깜 절벽이고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스포츠 스타들에 대해서도 거의 모른다. 그나마 축구에 대해선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계기는 2-3년 전에 읽었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를 만나면서였다. 당시 이미 남편이 있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또 결혼을 한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들이받은 발칙한 상상력의 이야기 흐름보다 흐름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던 축구 자료들에 더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다. 축구에 대한 그 많은 자료들을 읽으면서 아, 이 작가가 정말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넘어서서 이만큼 축구에 대해 전문 지식을 모으려면 얼마나 축구를 좋아해야 할까에 더 관심이 가 있었던 것도 기억이 난다. 어쨌든 그 후 축구를 직접 언급한 책과의 만남은 이 책 [존 듀어든의 거침없는 한국축구]가 처음이다. 아들이 축구를 엄청나게 좋아라하니 이 책을 함께 읽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존 듀어든의 컬럼이 책으로 나오기 전 인터넷상에서 대부분은 읽었노라고 이야기해서 조금 맥이 빠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컬럼집은 처음 읽는 것 같다. 쉽게 말하는 수필과는 조금 다른 글쓰기 방법을 만나는 재미. 이미 지나간 시간들 속에 서 있는 글들임에도 불구하고 글의 속도감과 긴장감이 팽팽하게 살아있어서 마치 현재 상황을 보고 있는 듯 느낌이 생생하다. 결코 얇지 않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생생함에 있진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책의 곳곳에 나타나 있는 한국에 대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과 한국 축구계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이었다. 한국에 대한 친밀감을 과장하거나 꾸미지 않은 문장으로 드러낸 것도 좋았고 축구에 대하여 때로는 아주 예민하고 불편한 부분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이 거슬리지 않았던 이유는 매우 담담하면서 소박하게, 무엇보다도 균형 잡힌 시선처리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축구 열성 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박지성이니 박주영이니 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이름은 인터넷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도는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천수 선수를 좋아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천수라는 선수를 좋아했는데 그에 대한 언급을 만났을 때는 반갑기도 하고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 저자의 시선이 줄긋기가 될 때는 괜히 기분이 좋기도 하다가 불현듯 요즈음의 이천수의 근황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미들스타리그’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학교들과 연계해 축구 발전을 꿈꿔나가고 있는 클럽이다. K리그에 인천만큼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팀이 또 있을까? 어떤 계획들은 실패하고 어떤 계획들은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천은 언제라도 새로운 것을 시도할 준비가 되어 있는 클럽이라고 보여진다.

(page136-‘K 리거들을 학교로 보내자’중)

특히, 인천 유나이티드에 대한 이야기는 한결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내가 사는 지역의 팀이면서 처음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될 당시 시민주주로 몇 주의 주를 샀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잘 되리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었다.

영국 축구팬들과 우리나라 축구팬들이 비교되었던 부분이 재미있었다.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준이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부분은 축구를 염두에 둔 일부분일 뿐이겠지만 그럼에도 나의 이런 생각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또한 기분이 좋기도 했다면 내가 저자의 생각에 너무 많이 동조하고 있다는 소리가 될까. 
chapter7의 ‘유럽축구, 그들의 역사와 문화’편에서 만나는 유럽 축구의 여러 모습도 재미있다. 장점에만 치우치거나 단점에만 너무 각을 세우지 않는 존 듀어든의 시선은 그가 우리의 축구에 대해서도 공평하고 객관적임을 신뢰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단순히 축구 칼럼이라고 하기 보다는 축구의 정치학. 축구의 경제학. 축구의 사회학에 대해 골고루 다루고 있다. 축구를 통해 우리나라를 다시 들여다볼 수도 있다.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글도 몇 편 눈에 띄었고 간혹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축구와 관련된 사건들을 오늘 다시 들춰보면서 아, 그래서 이렇게 되었던 것 이었군 이라며 나름대로 다시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한국 축구는 더 많은 축구 기자와 축구 전문가들이 나올 때 발전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으로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때, 축구 문화도 한 단계 더 나아질 수 있다. 
(page430-축구행정,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제언 중)

국가대표 감독에 대한 문제. K리그 승격 제도에 대한 것. 선수와 에이전트의 문제. 이 책에서 거론된 몇몇 선수들 등 축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독서였다.

축구공을 가운데 두고 선수, 감독, 팬, 에이전트, 축구 행정실무자들의 시각을 골고루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여전히 축구경기는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