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란 시집 ‘내 남자의 사랑법’

 

 

돌아누운 그의 등줄기 사이로 마른바람이 분다
그 바람벽에 살을 묻고 울어본 적이 있었던가?
온전한 그림자의 알몸을 그의 등에 비비며
축축한 암술로 돋아나는 회한을 가닥가닥 엮어서
그의 등에 암각 된 성난 슬픔의 뿌리를 토닥이다가
잃어버린 모성의 숲 내 비린 젖무덤 사이에
이 세상 가장 편안한 숨을 내려놓게 해주었던가?

 

미안한 당신, 이라고 불러본다

 

내 남자의 등에 접혀진 얼룩무늬의 날개를 본다
나달나달하게 삭은 깊은 뒤란의 날개 속엔
오랜 세월의 먼지 속에서 골라낸 성근 햇빛과
달의 골수로 길러낸 사향노루의 주머니와
첩첩한 소금창고 속 항아리 밑에 묻어둔
그만의 황홀한 비문이 숨어있을 것이다
그 맨홀 속 같은 그리움의 뚜껑을 열고 들어가
별빛을 조명삼아 뒹굴어본 적이 있었던가?

 

미안했고 미안했던 당신, 이라고 불러본다

 

밤의 창문이 가로등 불빛을 포개며 돌아눕는다
저만큼 밀려난 등과 젖가슴의 간격이 휑하다
그의 등을 타고 온 마른바람의 숲이
알타미라 동굴벽화의 구석기시대처럼 멀고 먼
야생의 무덤 같은 동굴의 입구를 지키고 서있다
거기 한 사나이의 꿈이 굽은 세월로 박혀있다
전생의 못다 푼 밀렵의 화살을 당기며
동굴 속 벽에 사향노루의 들판을 새겨 놓는다
거꾸로 도는 시계를 따라 해바라기처럼 퍼져가는

 

내 남자의 등에 매달린 빛나는 암각의 사랑!

(page46. 내 남자의 사랑법法 全文)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를 친밀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나는 웬만해선 누군가를 ‘언니’라고 부르며 쉽게 다가서지 않는다. 인간관계가 너무 끈끈해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성격이라서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먼 것을 편안해한다. 그러다보니 내가 ‘언니’라고 부를 사람도 또 나를 ‘언니’라고 불러줄 사람도 그야말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일 수밖에. 생각해보니, 근래 들어 공적인 자리에서 이미란 시인과 마주친 적이 없다. 그러고 보니 실제로 이미란 시인과 면대를 했던 기억은 10년도 훨씬 전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

어쨌거나, 공적인 자리에서 나는 그녀를 이미란 선생님이라거나 이 선생님, 이미란 시인, 또는 이 시인님이라고 호칭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자주 만난다든지 자주 소통한다든지 하는 걸 떠나 순전히 개인적으로 그녀는 내가 ‘언니’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몇 사람 중 한명이다. 때문에 나는 공적인 자리에서 아직껏 그녀와 마주친 적이 없었음이 이상하게도 마음이 놓인다. 내 주변머리에 무어라 호칭을 얼버무리고 말 것이 뻔해서 그런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굳이 그녀가 나를 배시인 또는 배선옥 시인 아니면 배 선생님이라고 깍듯하게 불러줄까 봐 미리부터 부담스럽다. 이사를 끝내고 또 며칠 몸살을 되게 앓고 난 후에야 시집에 대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뒤늦게 카페에 올렸던 것인데 그만 예의 그 깍듯한 인사를 받고 말았다. 갑자기 그녀와 나의 현실적인 거리가 팍, 하고 떠올랐다. 덕분에 벌써 며칠을 그녀의 핸드폰 번호를 몇 번이나 눌렀다가는 그만두고만 되풀이 하고 말았다.

 

새 시집에 대한 소식은 비공식채널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자꾸 뭔가 어긋나고 삐걱거리는 이사문제로 내가 머리를 앓는 사이, 시집 출판기념회 소식도 들었지만 마음과는 달리 서울까지 움직일 수 있는 처지는 못 되는지라 왠지 미안함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던 마음을 아예 접고 말았다. 그러곤 이사하기 전날 이미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 남자의 사랑법’을 받았다.

 

‘내 남자의 사랑법’은 첫 번째 시집 ‘준비된 말도 없이 나는 떠났다’ 이후 오래간만에 세상을 향해 내 놓은 이미란 시인의 시집이다. 그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미란 시인의 시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날는지 궁금했었다.

 

낡은 도서관의 책장 사이로 오솔길이 열리고 푸른 망

토자락을 휘날리며 전설의 그가 달려온다 중세의 기사

처럼 무장한 그와 그의 백마는 유리의 갑옷을 번쩍이며

천 년처럼 강건한 그녀의 창살 위로 변명의 하얀 날개를

퍼덕이며 내려 앉는다

(page94. 사랑, 그 쓸쓸함 또는 무서움에 대하여 중에서 발췌)

 

이미란 시인의 시들은 추상적 시각 이미지가 강하다. 첫 번째 시집 ‘준비된 말도 없이 나는 떠났다’에서는 모딜리안의 그림 속에 등장하던 가늘고 긴 목에 눈이 파랗던 여인들을 생각했었는데 두 번째 시집 ‘내 남자의 사랑법’에 실린 시들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샤갈’의 그림들을 떠올렸다. 샤갈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제들은 얼핏 즉흥적으로 그려진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림에게 조금 더 다가가면 그림 속의 어느 소제 하나도 의미 없이 그려진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그림 속에 화가가 숨겨놓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미란 시인의 시도 그렇다. 그녀의 시들을 처음 대면하는 순간의 느낌은 아, 굉장히 감성적인 시구나 라는 것이다. 얇은 습자지 같기도 하고 잘 말려놓은 장미꽃처럼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조금 떨어져서 다시 시를 들여다보면 시인이 섬세하게 공들여 놓은 시어들임을 알 수 있다. 추상적 이미지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한결 더 맑고 투명한 정서 그리고 독자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시인의 감성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내가 가진 예민한 속도다

부드러운 정서와 미소는 내 몫이 아니었다

눈물이 고이면 들키지 않게 고개를 숙였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늘 멀었다

 

키보드 위의 짧은 손가락으로

이 시대의 아름다운 시를 쓰기 위하여

더 많이 침묵하는 법을 매워야 한다

말이란 때론 끔찍한 환상이니까

(page98-모멸에 대하여 중 일부 발췌)

 

시집 속의 시들을 읽다보면 문득 시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시들이 왠지 시인의 외모와 많이 닮았다고 느끼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이미란 시인의 시들은 이미란 시인처럼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고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그 커다란 눈망울 속에 담긴 정서는 분명 나처럼 마른 감성의 소유자들이 바라보는 것과는 다른 색깔이고 향기다. 적어도 나에게 이미란 시인의 시가 아름다운 이유다.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만약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인간의 존업성을 지키며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바라는 사람들에게 나는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싶다.

“자신의 죽음이 확실해졌을 때는 ‘절대로 무의미한 소생술은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죽게 해주세요.”라고 가족과 의사들에게 반드시 말해두십시오.“(page45)

 

이 책은 친정아버지의 기억을 되살려보기 위한 책이었다. 아버지 돌아가신지 열 두 해째. 그 열두 번째 기일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 추억들은 점차 엷어져 간다. 서운하고 섭섭했던 일들은 잊혀지고 결 좋은 한지처럼 아스라하게 좋은 기억들만 남겨져 간다. 내가 나이 먹고 있다는 소리겠지. 하지만, 난 아직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의 상황들로부터는 자유롭지 못 하다. 지금도 문득문득 그 날이 떠오르면 가슴 한켠이 날카로운 무엇인가로 찌르는 것처럼 몹시 아프다. 아버지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다는 소리인 걸까?

 

환자의 죽음이 환자의 것인 이상 어떤 태도로 여생을 보내다가 마지막을 맞이할지는 결국 환자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이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의료 현장의 비참한 현실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page280)

 

시작부분의 ‘한 남자의 죽음’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아버지를 생각했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무슨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눈물을 흘렸다. 아니, 좀체로 눈물이라곤 잘 흘리지 않는데 그냥 눈물이 나왔다. 지은이도 뒷부분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이 첫 번째 이야기인 이 ‘한 남자의 죽음’을 읽으며 불편했으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암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이거나 또는 병원의료진들은 특히 더 불편했으리라고.

 

하지만, 나처럼 아, 그날 우리 아버지도 딱 그 남자와 같은 상황이었을 텐데 라는 생각에 안타까워할 사람이 왜 없겠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환자에게 조금 더 세심하지 못 했던 부분들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마음이 아팠다. 사람에게 청력이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있다는 부분에선 아버지와의 마지막 면회가 생각나서 한참동안 책으로 다시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이미 가수면 상태에 빠져 계시던 아버지를 식구들이 모두 함께 만난 것은 중환자실의 짧은 면회시간이었다. 이때만 해도 아버지의 상태는 안정되어 보였었다. 아버지의 발치에 서 계시던 엄마가 “너희 아버지 이제 죽나보다”라며 울기 시작하셨다. 그 때 난 분명히 아버지의 눈가가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는 걸 보았다. 비록 짧은 반응이었지만 아버지는 ‘한 남자의 죽음’에서의 그 환자처럼 의식은 있으되 스스로의 의지로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였었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아버지는 얼마나 외롭고 무서우셨을까. 생전에 그렇게 수술을 받지 않으시겠다고 고집을 부리셨는데......나는 지금도 가끔 남편에게 이야기 한다. 만약에 아버지가 수술을 받지 않으셨더라면 조금 더 사실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모르겠다. 아버지의 운명이 그만큼이었는지 아니면 책에서처럼 우리는 미처 알지 못 하는 어떤 부작용들이 아버지의 목숨을 단축했는지.

 

대부분의 말기 암 환자는 자신의 실상을 모른 채 투병하고 있고, 가족과 의료인은 환자에게 진실을 전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 한 의료 현장의 실상 또한 그리 쉽게 바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page268)

 

물론, 이 책은 일본인 의사가 썼고 일본 병원의 실상을 그렸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아버지가 병원에 계시던 때로 되돌아가 그때 상황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병원의 실상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소리가 아닐까? 당시 아버지께서 계시던 병원은 우리 지역에서는 제법 유명한 대학병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호스피스’의 역할에 대해서 아주 깊게 그리고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호스피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화 [울지마 톤즈]의 마지막 장면들 때문이었다. 몇몇 문학작품 속에서 만났던 ‘호스피스’는 다소 감상적으로 묘사된 탓에 현실감을 가질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호스피스’의 필요성에 대해 제대로 깨닫게 된 것은 이 책을 읽고 얻은 결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말기 암 환자들의 에피소드는 에피소드를 넘어 인간의 생명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였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 때 스님들의 생활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적이 있다. 출가를 하고 수행을 하는 그 삶이 아닌 스님들의 일상의 단아함을. 살림살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방 한 쪽 벽에 덩그렇게 걸려있는 횟대와 그 횟대에 가지런하게 걸려있는 한 벌의 가사 장삼. 그리고 방 한쪽에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자리 잡고 있는 책들과 글 쓸 종이와 필기도구가 정리된 앉은뱅이책상. 나지막한 찻상 찻상에 얹어놓은 정갈한 다기. 이런 모습은 내가 장차 누리고 살고 싶은 내 일상의 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살다보면 우린 얼마나 많은 세간에 치어서 사는지. 없어서 될 성 싶은 물건들은 자꾸 늘어 가는데 막상 버리는 물건들은 없는 이 이상한 부조화 젖어서 내 살고 싶어 하던 삶의 모양새는 저만큼 멀어져있다. 다만 마음속에 언제나 단출한 스님들의 살림살이를 담고 있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곤 한다.

 

나는 결혼을 하고 나서 절엘 다니기 시작했다. 그 전엔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열심인 개신교 신자였는데 주일을 꼭 지키는 것은 물론 새벽기도도 열심히 다니고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계율을 깨트리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참 맹목적이다 싶게 열성적인 신도였다. 그러던 사람이 어찌어찌 절엘 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이나 그 때나 절엔 드나들었지만 불교신자라고 드러내놓고 말하기엔 늘 미흡한 뭔가가 있다. 물론, 개신교도 때도 난 스스로 종교를 드러내기엔 스스로 뭔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라는 긴 물음이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내가 늘 마음 한 구석 비워두었던 것들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조금은 알게 되었다.

 

참선을 목적으로 하는 선원에서는 새벽에 일어나 예불하고, 참선하고, 공양하고, 울력하고, 또 참선한다. 그것이 그곳 스님들의 생활이다. 불경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승가대학(강원)에서는 새벽에 일어나 예불하고, 간경하고, 공양하고, 울력하고 또 간경하는 것이 생활이다. 그리고 일반 사찰에서는 새벽에 일어나 예불하고, 기도하고, 공양하고, 울력하고 또 기도하는 것이 그곳 생활의 흐름이다.

...... 물론 사이사이 빨래 하고 쉬고 볼일 보러 나가기도 하고, 각자 여가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새벽에 일어나 예불하고 공양하는 기본적인 틀은 바뀌지 않는다.(page131)

 

출가, 수행, 생활, 사찰, 행사, 계율의 다섯 장으로 나눠진 본문 중에 내가 가장 마음이 갔던 부분은 ‘생활’(page110-)과 ‘사찰’(page146-)이었다. 어느 한 때 아이를 데리고 한 철을 절에서 난 적이 있다. 아직 생활의 때도 다 묻히지 못 한 새댁이었던 나는 어찌 비구니스님과 인연이 닿아 스님이 주지로 계시던 남녁의 어느 조그만 절에서 고단했던 한 때를 견딜 수 있었다. 나는 공짜 밥을 얻어먹고 있다는 생각에 딱히 큰 제사도 없는 시골절의 한가한 시간들을 견디기가 어려워 날마다 무엇인가를 닦고 쓸고 했던 것인데 깔끔하고 정갈하셨던 스님께서 오히려 이런 나를 늘 걱정하시던 게 생각난다. 그 작은 절에서의 한 철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면 속세의 인연도 훌훌 털어버리고 유유자적 할 것 같았던 스님네들의 일상이 쉽진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시도 흐트러짐 없는 모든 일상이 사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규율과 수행의 원칙을 따르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스님들을 정말로 우러러보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시절 나를 거둬주셨던 스님을 생각했다.

 

살다보면 누군가에게 심각하게 자신의 내면을 고백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종류의 고백이든지 간에 그런 고백은 결코 쉽지가 않다. 다른 이에게 나의 내면에 담긴 생각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것. 나에게 벌어진 일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것. 그것은 때로 자신의 인생을 걸 만큼 버거운 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백을 해야 할 때가 있다.(page194)

 

스님들끼리도 잘 잘못을 지적해 주는 모임이 있다. 이를 자자라고 한다. 3개월간의 안거가 끝나면 스님들 끼리 모여서 이런 모임을 가진다. 5명 이상의 인원이 모여야만 모임이 형성된다.

 

이 책은 제목이 지시하는 것 그대로 부처님의 제자인 ‘스님’생활의 전반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불교가 어떻게 종교로서 성립이 되고 또 대중 불교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갔는지를 알 수 있다. 불교의 계와 율이 자리잡혀가는 즉, 불교가 발전해온 모습을 알 수 있다. 자칫 불교가 일반 신도들 보다 스님들의 비중이 더 크지 않은가 라고 오해했던 부분들이 이 책을 읽다보니 불교야말로 대중을 위한 그리고 평등한 종교라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본문에 인용된 불경의 내용들에서는 비록 그 의미를 모두 다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불경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도 알게 되었고 불교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던 비체계적인 종교라는 생각도 사실은 불교야말로 오랜 시간에 걸쳐 경전으로 다듬어지고 정해져 내려오는 체계적인 종교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