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독서경영-ceo,책으로 날다 / 다이애나 홍 지음

 

 

경영을 하다 보니, 책을 안 읽고서는 안 되겠다는 절실함을 느끼면서 독서에 대한 확고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회사를 이끌어 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두루 섭렵하기에는 책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을 성공시키려면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분석하는 트렌드 읽기, 철학과 인문학적 소양까지 잘 갖출 필요성을 느꼈다.

(page58-59. 한미글로벌 회장 김종훈 편)

 

이 책을 읽으며 도대체 독서경영이라는 것이 왜 필요할까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콕 짚어 정답을 알려주는 구절이다. 제법 많은 부분을 할애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독서경영 편보다 오히려 나는 위의 김종훈 회장 편을 읽으면서 독서경영의 필요성과 묘미를 알게 되었다. 이건희 회장 편에서 저자는 ‘성공한 사람은 20, 30대를 전투적으로 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page139)고 하면서 누구보다 전투적으로 산 사람으로 이건희 회장을 꼽고 있다. 저자가 엄청난 독서광으로 소개한 이건희 회장에 관련된 책들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책을 읽다보니 생명자원과 생명산업 바이오경제 같은 전문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짧은 부분이라 무척 아쉬웠지만 관심 있는 분야의 언급은 개인적으로 무척 반가웠다.

 

우수한 농수산물은 그 자체로 사람의 건강을 유지하고, 강화해 주는 훌륭한 약재다.(중략) 농수산물의 주요 성분을 개별적으로 추출하여 활용하고, 미세조류나 분자생물학을 통해 농어업의 틀을 바꾸고 있다.(중략)기존의 바이산업은 첨단과학기술을 통한 생명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 개념인 반면, 생명산업은 생명자원의 발굴 및 생산에서부터 유지. 관리. 응용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을 다루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 개념이다.(page203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장태평 편)

 

책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인터뷰 식으로 정리되어 있어 격조 있는 한담(閑談)을 나누는 듯 느껴진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CEO들의 면모보다는 차(茶)를 나누며 일상다반사를 주고받는 듯 책 속의 그 대단한 분들이 오히려 다정다감하게 보통의 이웃처럼 느껴지게도 하는 데 바로 그 점이 조금 가볍다고 느껴지는 책의 물리적 무게와 더불어 제목에서 느꼈던 묵직함을 털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이즈음이 입사시험 철인지 선뜻 구별이 가지 않지만 혹시라도 이 책에 실린 회사에 도전해 볼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꺼이 한 번씩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내가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최고경영인의 마인드를 조금이나마 안다는 것은 어떤 면으로든지 손해 보는 일은 아닐 것 같다.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이 나오면 밑줄을 그어놓는다. 나중에 다시 볼 생각에 페이지 끝을 접어 두고 특별한 페이지는 크게 접어 두어서 언제라도 책을 펼치면 눈에 Em이게 해 놓는다는 나의 독서법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나의 이 독서법도 나름대로 영 틀린 방법은 아니었던가 보다. 나와 비슷한 방법으로 책을 읽는 CEO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나의 독서편력과 책 속 최고경영자들의 독서 마인드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소박한 미덕 중 한 가지이다.

 

 

[신나는 경영]/ 김영태/ 어문학사

 

신나는 경영은 주어진 환경과 여건을 즐겁게 받아들일 때에 가능해진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이를 다듬어 사람들에게 알리고 투자할 사람들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 신나는 경영의 출발점에 서게 된다.(page12)

 

남편은 개인용달을 운영한다. 보기엔 차나 끌고 다니면 되는 일 같지만 일반사업자로 분류가 되다보니 장부 정리나 영수증 처리 세금 계산은 다른 기업체에서 이뤄지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다만 취급하는 금액이 적을 뿐이다. 남편이 하는 일의 회계전반을 내가 직접 처리하다 보니 아무래도 경영이라든지 또는 회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또 나 스스로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나는 한 달 매출을 집계하고 지출을 정리해서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는데 이 책 [신나는 경영]에서 다룬 손익분기점 분석(page75) 부분은 나름의 회계를 되돌아볼 수도 있어서 특히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손익분기점 분석을 적용해서 매출규모에 따른 손익변동을 따지는 것은... 여러 가지 일을 벌일 때 도움이 된다. 손익분기점이란 일정한 기간에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지출된 비용을 감당해 내려면 생산량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해 주는 분석 방식이다.

생산량을 팔아서 들어오는 수입과 이에 관련되는 지출이 균형을 잡으려면 얼마나 많이 팔아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page74)

 

사업에서 혈액처럼 중요한 것은 현금이다. 기업은 생명체라고 얘기하는 저자는 생명체가 진화를 해 나가는 기본 원리 4가지에 비유하여 기업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말한다. 첫째,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한 안전장치 둘째, 구성요소 간에 균형이 잡히도록 조절 셋째, 유전자의 혼합으로 생명의 다양성을 꿰한다 넷째 자기파괴를 통해 날마다 새로워지는 노력이 그것이다. 특히 미래를 대비한 안전장치로 현금을 말하고 있다. 수입이 없이 1년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현금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깐 머리를 갸웃거렸다. 당장 우리부터도 1년씩 수입 없이 버틸 현금을 준비해 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개인만 잘 달리다가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져 나뒹구는 것은 아니다. 승승장구 잘 나가는 기업도 어느 순간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저자는 몰락의 길로 빠진 기업의 예를 들어 몰락의 원인을 설명한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고 몰락의 장면을 뉴스를 통해 보았던 기업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를 읽으면서 개인이든 기업이든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이 책에선 미국의 경제학자 짐 콜린스의 몰락의 5단계 중 2단계까지만 다루고 있다. 콜린스가 말한 몰락의 5단계는-1단계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2단계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3단계 위험과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4단계 구원자를 찾아 헤매는 단계. 5단계 고립 속에서 몰락, 생명이 끝나는 단계이다. 굳이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인생사에도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겠다.

 

CEO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 방향의 결정이다. 즉 리더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경영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나쁜 리더로 지목한 다음의 요건들은 나의 사회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들이었다.

 

현실에 안주한다. 비윤리적이다. 불공평하다. 체계적이지 않다.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설득 능력이 부족하다. 자만한다. 입이 험하다. 부정적이다. 위엄이 없다.(page178)

 

굳이 내가 한 기업체를 책임질 CEO가 아니면 어떤가. 내 인생을 내 스스로 경영하는 것이야말로 그보다 더 큰 경영이 없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기업이라는 오히려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좀 더 크고 넓은 인생을 되짚어 생각하게 해 주었다.

 

교육사유 / 함영기 지음. 바로세움 펴냄.

 

교육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및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바람직한 인성. 체력이 세 가지가 골고루 잘 조화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라면 이즈음 우리의 교육은 분명 균형이 잘 맞지 않는 일그러진 삼각형의 모습임에 분명하다. 대학이 학문의 심도 있는 연구와 연마보다는 직업을 갖기 위한 장으로 변한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며, 더불어 어려서부터 오로지 대학을 목표로 죽기 살기로 공부만 하느라 인성이며 체력은 안중에서 없어진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요즘아이들은 허우대만 멀쩡하지 튼실하지 못 하다고 중2병이니 무서운 5학년이니 하면서 혀를 끌끌 차기 전에 먼저 우리의 교육 현실을 되돌아봐야하지 않을까.

 

함영기 님의 [교육사유]는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교육’이라는 카페고리 안에 담긴 여러 조항들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엄청난 화두는 시각을 우리 아이에서부터 국가적인 것으로까지 개인적인 문제에서 사회전반의 문제로까지 확대해서 보게 한다.

 

교육이 자신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하루 종일 교사들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느끼므로 대부분은 고통으로 받아들인다는 학생 입장에서의 교육의 문제는 문제의 출발이 아니라 문제의 귀결점이다. 학교의 실상을 교육 정책에 반영하지 않는 국가 정책 결정자들의 잘못 된 교육정책 수립은 가뜩이나 교육을 통해 사회적 신분 상승을 기대하는 학부모들의 왜곡된 관심과 욕망을 부채질 한다. 또한 그들의 이런 잘못 된 정책수립은 교육을 수익의 원천으로 사는 기업가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를 낳아 교육을 상품화 하고 교육현장을 시장화 하는 결과를 낳았다. 상품화 된 교육은 빈익빈 부익부의 자본주의 논리에 묶여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가속화시킬 뿐 교육 본래의 의미는 찾아보기 힘들어져 가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는 사교육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이고 무엇보다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이라 이 책에선 특히 6장 수업 과 7장 평가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평상시 나의 학습방법과 교수방법을 꼼꼼하게 되짚어 문제점을 찾아낼 수도 있었고 좀 더 효율적인 학습방법을 연구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보게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