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리더, 영조와 정조

 

세자가 없어야 세손을 즉위시킬 수 있다. 영조는 그것이 국가와 왕실을 유지하기 위한 최상의 선택이라고 믿었을 것이다.(38면)

 

콤플렉스 덩어리 왕 영조. 아들을 죽이는데,

결국은 아들의 기대에서 비롯된 욕심이 부른 비극이었다.

그리고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인 데에는 세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조와 정조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는 참 많은 것 같다. 조선의 르네상스, 여야 정치의 조화를 꾀한 탕평책, 변화와 개혁의 아이콘 외에도 아들 사도세자와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미묘한 관계. 아버지를 죽인 할아버지, 자신이 죽인 아들의 아들인 손자 정조. 자칫 큰 갈등 구조에 빠질 수 있는 관계였지만, 이 두 사람은 왕과 세손으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세자가 빠진 상태에서 정치적 동반자가 되어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정치적 동반자가 된다.

학문을 좋아하는 호학의 군주로 이름 높은 정조는 조선시대 세종과 더불어 여러 측면에서 대단히 큰 호평을 받은 임금이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군주 혹은 개혁군주란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닌다. 뿐만 아니라 규장각을 설치하여 학문을 장려하고 사회 안정과 경제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탕평책을 실시하여 노론이니, 소론이니 하는 당색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과 실력 중심으로 유능한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서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하였다.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과 같은 서얼 출신의 학자들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다 정조가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혹자는 조선후기 르네상스 시대를 연 인물이 바로 정조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조의 삶은 세손시절부터 대단히 힘들었고, 위험했으며, 끊임없이 암살의 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갈등으로 정조 나이 8살에 결국 아버지를 잃고, 할아버지의 보살핌 속에서도 끊임없이 할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했다. 다행히 할아버지의 눈에 들어 아버지가 이어받았어야 할 왕의 자리를 할아버지에게서 자신이 바로 승계를 하게 된다.

 

상풍의 기후 평안하시진 문안 여쭙고자 합니다. 숙모님을 뵌 지 오래되어 섭섭하고 그리웠는데 어제 편지 보니 든든하고 반갑습니다.(210면)

 

개인적으로 정조 임금을 좋아한다. 다른 왕들과 다르게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통해 왕이 되었고, 왕위에 올라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는 다른 군왕들과는 무언가 분명 다른 군왕이었다. 특히 신분제도에 대한 개혁과 더불어 벼슬을 할 수 없는 서얼들의 관직 등용은 조선에서는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든 거의 파격적인 인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조는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를 주도하였다. 만약 정조가 50세란 나이에 죽지 않고, 20년 아니 10년만 더 살았더라면, 조선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조 관련 책이나 글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종종 그런 생각, 상상을 해 본다. 위에 인용한 편지는 정조가 어린 시절 큰 외숙모 여흥 민씨에게 보낸 편지로 어린시절 정조가 쓴 한글편지 중 굉장히 널리 알려져 있다. 정조는 어려서부터 편지를 통해 인척들과 이런저런 소통을 나누는데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문제는 정조가 편지로 정치를 했다는 사실이다. 현명한 신하와 깊이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정조는 편지라는 사사로운 매개체로 이를 실천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가경영에서 국왕에겐 국왕의 위치가 있고 신하에겐 신하의 위치가 있는 법이다. 정책을 결정하고 조정하는 데 있어서 개인적인 편지를 이용해 막말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모두 드러낸 정조의 행동은 편지를 받는 상대에게 오히려 불신감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조는 심환지에게 편지를 모두 태워서 없애버리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심환지는 한 통도 없애지 않고 모두 모아두어 현재까지 남아 있게 했다는 사실이 그것을 방증한다.(72면)

수원 화성을 처음 보고, 수원 화성이 이렇게 멋진 곳 인줄 알게 되었다. 몇 년 전 회사 일로 수원에 출장을 가서 2박 3일 정도 머문 적이 있는데, 그때 수원 화성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업무 일정을 마치고 화성 곳곳을 둘러보았다. 밤에 팔달산 정상에 올라 수원시를 야경을 내려다 보며, 200년 전 이 자리에 있었을 정조 임금을 생각하기도 하였다.

수원 화성은 조선의 명군으로 칭송받던 정조임금에 매우 의미가 깊은 곳이었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극을 항상 마음에 품고 군왕이 된 정조는 아버지를 잃고 33년을 홀로 살아온 어머니의 환갑날 세상에서 가장 성대한 행렬을 이끌고 이곳 수원 아버지의 무덤을 찾는다. 정조는 화성 행차를 통해 효심을 보여주고 왕권을 강화하는 한편 개혁정치를 통해 이 곳 수원 화성에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의지를 펼쳐 보이려 했다. 그 길의 여정에서 정조는 백성들을 만났고, 그들이 사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살폈다.

영조와 정조는 둘 다 특이한 과정을 거쳐 왕위에 올랐다. 두 군왕 모두 왕이 못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그들의 편을 들어 주었고 역사에 자신들의 행적과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영조와 정조의 이념과 통치철학이 궁금하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진짜진짜 재밌는 탱크 그림 책

 

아이가 7살이 되면서 장난감 보다는 종이접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노는 방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어느 순간 한글을 깨쳐 쓰는 건 잘 안되는데, 글씨는 잘 읽는다. 중간 중간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면 곧잘 질문을 한다.

밖에 나가면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 주말에 우연히 공사현장을 지나다가 그곳에 세워져 있던 굴착기(포크레인) 유심히 관찰하던 게 생각난다. 3~4살 때는 트럭과 같은 차들을 사그리 뭉뚱거려서 ‘공사차’라고만 불렀다. 트럭도, 레미콘차도, 트레일러도 아이에게는 모두 다 그냥 ‘공사차’였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차의 종류를 구별해 내기 시작했다. 포크레인과 불도저는 물론, 레미콘과 탱크로리, 덤프트럭 등등!!

불도저나 포크래인 중에 바퀴가 아닌 궤도로 된 차량을 보고 “바퀴가 없는데, 어떻게 가는거야?”라고 묻으면서 신기해 하던 기억이 난다. 궤도 안에 있는 바퀴들이 돌아서 움직인다고 알려줬더니, 이 다른 자동차처럼 타이어가 아니야라고 물어서 공사현장에서 빠지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바퀴 대신 궤도를 달았다고 이야기 해 준 적이 있다. 그러면서 탱크 바퀴는 다 이렇게 궤도로 되어 있다고 이야기를 해 준 기억이 난다.

인터넷에서 탱크 찾아서 보여준 적이 있는데, 탱크를 보고 나서 한 첫 마디가 “저거 사죠!!”

탱크는 군인들이 전쟁할 때 쓰는 무기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살 수 없다고 하고 대신 탱크 책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마침 아주 안성맞춤인 책을 만났다.

 

탱크가 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이 거대한 쇠덩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7월 프랑스 솜강 부근에서 벌어진 전투에 처음으로 영국의 탱크가 등장했다. 탱크를 처음 본 독일군은 공포 그 자체였다. 거대한 몸집을 향해 아무리 기관총을 난사해도 탱크는 끄덕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서문에서)

전차 보다 익숙한 땡크(탱크) 탱크는 지상적의 왕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무기이다.

아마도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전차와 탱크가 가지고 있는 화력과 자태에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전차와 탱크는 군대를 다녀온 모든 남자들의 로망일 것이다. 몇 년 에 브래드피트가 열연했던 영화 <퓨리>를 보고 다시 한 번 탱크의 위력과 매력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다. 나의 경우, 군대 병과가 포병이었기 때문에 전차, 자주포에 대한 애착과 애정이 다른 병과를 제대한 예비역들과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군대를 전역 한지 십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탱크나 전차를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인다.

사실 탱크가 탄생하기 전까지 지상전에서의 주무기는 총이었다. 총이 전쟁의 주무기로 등장하고 나서는 옛날에 창과 칼, 화살을 들고 싸우던 시절에 비해 전쟁의 양상과 방법이 크게 바뀌었다. 그리고 또 총이 세상에 나온 후 총은 끊임없이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다양한 총이 나오게 되는데 특히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에 등장한 기관총은 소총수 보병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이 기관총을 막기 위해 계발된 무기가 바로 탱크였다. 무엇보다 기존에 보병 살상용 무기인 기관총 총좌를 단번에 파괴할 수 있는 화력과 포격은 말할 것도 없고, 길이든 아니든, 평지든, 깊게 패인 지형이든 관계없이 전진할 수 있는 기동성까지 두루 갖춘 무기의 개발이 절실하게 되었고 최초의 전차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보병을 수호하는 역할을 위해 탄생했던 것이다. 이후 전차는 지상전의 선두에서 아군을 지키고 적진을 파괴하는 승리의 필수적인 무기가 되었고, 지상전의 왕자라는 별명답게 지상전에서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위하며 보병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진짜진짜 재밌는 탱크그림책>에는 정말 전 세계 다양한 전차들이 다 나올 정도로 많은 전차들이 수록되어 있다. 슈투름판처바겐, 마크V, 판처카프바겐, 영국의 수상 이름을 딴 처칠, 티거, 센추리온, 스콜피온, 챌린저, 에이브럼스 등등 많은 전차 중에 가장 인상적인 전차는 걸프전쟁에서 사막의 폭풍을 일으킨 에이브럼스 전차다. 이라크 전쟁 당시 에이브럼스 9대가 이라크의 러시아제 전차 80여 대를 부수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어머어마한 전차다. 외형 또한 대단히 멋있는데, 내 취향이다.(180면)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전 세계에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탱크가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탱크마다 그 이름과 각기 기능과 성능, 장단점이 다 달랐지만,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지상전 최대의 전투용 차량들 이었다. 책의 그림이 너무 생생하여 마치 실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진짜진짜 재밌는 탱크그림책> 멋진 책이다.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

 

지도에서 본 세계의 모습은 참으로 평화롭고 아름답다. 지구의 대륙은 크게 북아메리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로 구분 지을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대륙이 바로 아시아이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두 개의 국가가 바로 아시아에 속해 있는데, 중국과 인도이다. 중국과 인도 외에도 아시아에 속한 대표 국가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몽골 등을 더 꼽을 수 있다. 최근 아시아에 속한 국가들의 성장과 발전을 보면 가히 눈부실 정도인데, 특히 중국과 인도의 성장이 놀랍고 뒤이어 베트남의 성장, 발전 추세도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베트남을 읽는 일곱 가지 키워드. 15년간 베트남을 경험하고 느낀 저자는 베트남의 본질을 크게 네 가지로 요약했다. 가족주의, 자존심과 체면, 자연주의, 포용이다. 더불어 디지털 경제에서 비롯된 세 가지 글로벌 보편적 키워드가 편리, 경험, 혁신이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베트남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빠르게 현대화, 도시화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베트남의 일곱 가지 키워드를 이해하고 이와 관련된 가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을 분석해보면, 베트남에서의 성장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9면)

현재 베트남의 2030세대인 1980~90년대생들은 경제 발전의 영향으로 이전 세대보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다. 이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자신만의 작은 사치를 위해 지갑을 연다.(~17면)

베트남에 지금 진출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

베트남에서 한류는 여전히 강하다. 한류 자체가 베트남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다.

한류를 선호하는 주요 고객인 밀레니얼과 Z세대 비중이 지금 가장 높다. 베트남의 주요 소비자이자 경제 중추에 해당하는 20~40세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인구 황금기’에 있다.

뚜레쥬르 1호점도 베트남에 오픈하자마자 예상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매출을 올렸다.(~33면)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어렵지 않게 듣게 되는 말들이 베트남어이다. 특히 EBS에서 하는 <다문화고부열전>이란 프로를 보면, 주인공들은 대개 베트남에서 온 여성들이다. 교통이 발달하고 지구촌 곳곳의 여러 나라들이 개방화 되고 글로벌화 되면서 세계 여러 다른 나라들이 하나가 된 듯 매우 가깝게 느껴질 때가 많다. 러브 인 아시아, 고부열전 등의 프로를 통해 베트남 이주 여성들의 생활과 그들의 문화를 어느 정도 공유할 수 있었고, 또 세계테마여행이란 프로를 통해 하노이, 하롱베이, 다낭 등 베트남의 여러 도시들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나라가 정말 베트남이 맞나 싶을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보다 못 사는 나라, 낙후된 나라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베트남의 더 이상 과거 못사는 나라 베트남이 아니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 베트남.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4~5시간 남짓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베트남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베트남을 위한, 베트남에 의한, 베트남의 브랜드을 기획하라.

30년 된 현지 기업도 시장 변화 흐름을 민첩하게 읽고 준비한다.

시장 쟁탈전에서 살아남는 베트남 현지 기업의 포용 전략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기업은 물론 개인 사업자들이 베트남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의 성장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읽고 먼저 진출한 이들은 대개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포화 상태였던 제빵, 치킨, 미용, 사진사 등이 베트남으로 건너가 기존의 베트남 시장을 새롭게 변화시키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은 여전히 유효하고 가능성이 있다. 이 책은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정보와 노하우를 담고 있다. 21세기 들어와서 가장 빠르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나라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를 통해 베트남 비즈니스의 트렌드와 유망 직종의 현지화 전략에 대해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