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人生)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생명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살면 살수록 사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느낀다.

그리고 여기에는 장유(長幼)가 따로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청소년들은 청소년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요근래 들어, 문득 내 삶에 대해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과연 나는 나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이 길이 진정 나의 길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적성에 맞는가?

한번 변해볼까? 하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 때쯤 접하게 된 책이 바로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저 유명한 스티브 도나휴의 2번째 책 <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이다.

책의 주제부터 말하자면 ‘내면의 나침반’ 즉 사람마다 타고난 각자의 ‘재능 나침반’을 찾아내어 잘 운용하기이다.

어떻게...? 일단은 안락한 둥지부터 떠나란다. 그리고 나서는 마음이 끌리는대로 따라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행하고,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란다. 그리고 깊이 잠수해 보란다. 그리고는 반드시 집으로 돌아오란다.

모두가 다 아는 아주 평범한 진리다. 문득 동양의 고사하나가 생각난다.

중국 당나라 때 백거이라는 시인이 있었는데, 하루는 도림선사라는 고승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다.

도림선사는 백거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라.”

대단한 가르침을 기대했던 백거이는 순간 발끈하여 “그런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입니다.”하였더니, 도림선사는 “그래!! 이 말은 삼척동자도 다 알지만, 백 세 노인도 행하기 어려운 일이라오.”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듣고 백거이는 크게 깨달아 그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여 정치가, 문인, 학자,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진리라는 것이 아주 거창한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아주 평범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처음 이 책을 열람하기 전에 나는 표지의 백곰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금 그들의 삶의 터전인 북극의 빙하 자꾸 녹아내려서 그들의 생존공간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도나휴는 책 뒷이야기에서 백곰 못지 않게 바다거북도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은 주인공은 바다거북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거북의 삶을 통해서 인생의 풀어놓았으니 말이다. 사실 난 이미 오래전 모 다큐프로를 통해서 도나휴가 쓴, 알에서 깬 바다거북이 본능적으로 바다로 향하여 가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순간, 파노라마 처럼 그때의 그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 때 나는 때로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또 때로는 가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어떤 순간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이 장면을 보았었다. 그 때는 그저 지구촌 어느 나라 자연의 경이로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스티브 도나휴는 바다거북을 통해서 인생의 지혜를 발견해 내었던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평범한 한 가지 방법을 배웠다. 배웠으니 제대로 실천할 일만 남았다.

식객, 팔도를 간다. 강원편.

 

 

식객!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책이 또 있을까?

먹고 또 먹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탈은 커녕 조금도 배가 부르지 않다.

 

다양한 음식들을 입이 아닌 눈으로 먼저 그리고 골고루 즐기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입맛을 잃은 사람이 식객을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입안 가득 침샘이 자극되어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생긴다.

식객은 식욕 잃은 자의 미각을 찾아 주는 보약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나는 식객을 “대한민국 음식보감”이라고 일컫고 싶다.

 

대한민국의 산해진미를 무한정 맛볼 수 있는 책!

 

식객.

 

식객 전편이 테마별, 주제별 음식여행이었다면,

이번에는 조선팔도 지역별 여행이다.

경기, 서울에 이은 강원편...

 

 

올 여름 피서지를 강원도로 정했다면,

휴가 가서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할까? 정하지 못했다면,

강원도의 음식을 제대로 맛보고 평정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지금 식객, 팔도를 가다 강원편을 열람하시라.

강원도의 맛있는 대표 음식 '초당순두부, 물회, 올챙이국수, 올챙이 묵, 콧등치기, 오징어순대 등등이 

음식지도(맨 뒷장)와 함께 이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으니...

 

강원편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고 좋았던 이야기와 장면 대사 몇을 꼽아 보면... 

식객 7권에도 나왔던 '남새와 푸새'이야기다.

나는 산나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자연이 주는 청정 먹거리가 바로 산나물이다.

산나물은 곧 약초이기도 하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지민이가 산 속에서 길을 잃고 산속 약초꾼들의 임시 움막에서 편안하게 자는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강원편 '봄봄봄'에 나오는 음식인데 꼭 먹어 보고 싶은 음식이다. '곤드레밥'

곤드레밥의 곤드레는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술 취해 비틀거리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알고서 먹는 재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허영만의 요리메모에 나와있는 방법을 토대로 성찬이처럼 '곤드레밥'을 요리해서 먹어 보고 싶다.

 

손자: 기찻길 옆에 살았으면 좋겠다. 기차도 자주 보고

할배: 시끄럽지이. 그리고 기찻길 옆에 살면 아이가 많대.

 

손자와 할아버지가 도심의 지리한 일상을 탈출하여 강원도로 음식 여행을 떠나며 나누는 대화이다.

 

 

식객 속에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사람간의 따스한 정이 물씬물씬 풍긴다.

 

내가 식객을 특히 아끼고 즐겨보며, 좋아하는 이유다.

식객에서 풍겨나오는 음식냄새, 사람향기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