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왕이면서 동시에 위대한 학자였던 정조. 

그는 군왕으로 재위하는 동안 역대 그 어떤 왕들 보다도 지혜로웠고, 사리에 밝은 인물이었다.

그가 이와 같이 지혜롭고 현명한 군왕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시 아침저녁으로 쉬지 않고 부지런히 배우려고 했던 학문에 대한 열기과 수불석권하는 독서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야사에서는 부친 사도세자의 사후 암살의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일부러 독서에 몰두하며 잠을 물리쳤다 한다.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정조는 '문' 못지 않게 '무' 에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진 임금이었다.

자신의 친위 부대인 장용영의 설치와 무예도보통지의 편찬을 통해서 이런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불안한 세손, 위협받는 자리에서  많은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조선의 제22대 제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정조는 18세기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었던 군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임금이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읽지 않은 책이 없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는데, 그의 이런 책읽기에 대한 열정과 욕심은  세손 시절때나 왕이 되고 나서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마음에 드는 경치 좋은 곳을 얻어서 세상의 잡다한 일이 닿지 않게 하여 잡다한 생각을 말끔히 씻어버린다. 방 한 칸을 깨끗이 치우고서 자유롭게 생각하며 마음 내키는 대로 경사를 논한 서적을 읽는다면 참으로 즐거운 일이겠다. 그러나 이제껏 내 곁에는 십수 년간 번잡한 사무만 가득 쌓여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수가 없었다.(27면)

그는 책을 읽고 연구하는 것을 즐긴 사람이었다.(23면)

책 만 권을 쌓아두는 것이 책 한 권을 읽어내는 것만 못하다(24면)

 

조용한 곳에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마음껏 책을 읽고 싶어하는 임금 정조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하다.

저자의 말처럼 다른 임금이 이런 말을 했다면, 문득 의심을 해 보았겠지만, 워낙 학문과 독서에 취미를 가진 호학의 군주였기에 조금도 빈말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조는 조선의 역대 어느 임금과도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었고, 또한 그 읽은 내용을 토대로 많은 글을 지어 남겼다.

그가 남긴 글들은 그의 문집인, 홍재전서라는 방대한 문집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일성록과 일득록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조치세어록> 이 책은 그가 남긴 글들을, 그의 문집과 실록, 승정원 일기, 비변사등록 등에서 뽑아 그의 다양한 내면 세계와 군왕으로써의 고뇌, 신하들과의 갈등. 학문하는 자세, 위정자의 처세관, 백성들을 대하는 마음 등을 살펴보는데 그 의의가 있다.    

 

정조가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그의 글을 통해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과인이 왕위에 오른 뒤로 아직도 팔도 백성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두루 미치지 못했다. 제주 백성들의 전복을 채취하는 힘겨운 장면을 떠올리자 정조는 차라리 전복을 먹지 않겠다고 해 버렸다. (56면)

정조는 고통받는 백성을 생각하면 마치 자기 몸이 아픈 듯 했다고 한다.(58면)

장마에 국왕이 머무는 궁궐에 빗물이 새자, 정조는 오히려 이 장마에 피해를 볼 백성들을 먼저 떠올렸다. 이에 이재민을 구제하는 휼전을 시행하였다. (69면)

백성이 배고프면 나도 배고프다.(73면)

 

이 글들을 읽을 때는 만 백성의 어버이다운 군왕의 어진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정조임금. 그는 분명 카리스마를 갖춘 매력적인 군왕이었다.

역대의 다른 왕들과는 달리 자신만의 분명하면서도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그는 과연 어떤 조선을 꿈꾸었을까?

그가 만들려고 했던 이상적인 조선의 모습은? 

그가 남긴 어록을 통해서 정조 임금의 깊이와 넓이

정치, 사회, 경제, 국방, 민생 뿐만이 아니라, 학문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들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어영부영 눈 깜짝할 사이 어느 듯 다사다난했던 2011년 한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연초 정부는 '좋아질 것이다. 나아질 것이다, 회복될 것이다' 라고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말했고,

국민은 분명 '좋아지리라, 나아지리라, 회복되리라' 믿고 바랬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었다.

불신과 불안으로 인해 서울과 일부 지역에서는 연일 시위와 집회 등이 반복되었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었다.

정부는 정부의 목소리를 내었고, 국민들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내었지만 서로 듣지 않았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갈 시점에 이르러서도 크게 변화된 게 없는 듯 하다...

정치는 여전히 불안하고, 경제는 하염없이 곤두박칠 치고, 사회는 계속 흔들흔들 거린다.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계속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2011년은 저물어가고, 2012년이 새롭게 밝아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2012년을 예년 못지 않은 격동의, 격변의 2012년이 될 거라 했다.

지금 사회가, 경제가, 세상이, 세계가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아무리 험난한 격동의, 격변의 시대가 오더라도 우리는 내일을 위해 살아야 한다.

2012년 내년에는 국내외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있을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 "누가 흑룡의 여의주를 가질 것인가?"하는 물음에 대한 답일 것이다.

즉 2012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지구촌 29개국이 대선을 치루면서 이른 바 리더쉽이 격변하는 '글로벌 정권 교체'의 해이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고, 중국에서는 시진평, 러시아에서는 푸틴이....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도 13월에 대선이 있다. 

 

2012년은 임진년. 임진년은 우리의 귀에 꽤 익숙한 단어다. 지금으로부터 딱 420년 전인 1592년 일본의 조선침공. '임진왜란'이 발발했던 그 때도 바로 임진년이었다. 

임(壬)은 검은 색을, 진(辰)은 용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임진이라하면, 한자의 뜻풀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흑룡'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12가지 동물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중에서 오직 '용'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동물이다. 나머지는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동물 혹은 가축들이다. 재미난 것은 '용'의 상징성에 있다. 용은 바로 '임금'을 상징한다는 점이다.

용, 60년만의 흑룡의 해에 치루어지는 세계 각국의 대통령 선거.  

누가 소원을 이루어주는 구슬 여의주, 드래곤볼을 잡을 것인가?

 

이 책은 크게 1부 회고편과 2부 전망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온고지신 또는 법고창신의 절묘한 조화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진정성을 전하라. 이제까지 너무 많이 속여왔고 속아왔다.

툭 하면 뻥, 거짓, 구라, 사기, 권모술수가 판치는 세상.

거짓과 과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소비자들은 진실된 마음, 즉 진정성에 목말라 한다.

소비자는 무엇에서 진정성을 느끼는가?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상태 

 

튀어야 산다. 겸양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일단 주목을 받지 못하면 끝이다.

끼, 개성 없다면, 발굴해 내고, 찾아내고, 만들어야 한다.

돈을 주고 사람의 주목을 사는 시대는 갔다.

무엇보다 귀중한 자산으로 떠오르는 가치는 역시 진정성과 자발성... 

 

세대공감 대한민국, 견고했던 장벽, 요즘 tv 오락프로에서도 청장년층이 함께 프로를 진행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윗 세대는 늙었다는 이유로 소외되기를 원치 않고, 아랫세대는 훈계받기보다는 인정받고 싶어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해서 이심전심(以心傳心)하면 서로 통할 수 있게 되면, 소통도 가능하게 된다.

하여 소비자를 여러 세대로 잘게 나누는 것보다 세대를 초월해서 보편적 공감대를 찾는 것이 시장의 파이를 더 크게 키우는 방법이 될 것이다.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솔루션이 각광받을 것이다.

 

스티브잡스.. 다르게 생각하라..

창조적인 생각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라.

지금은 새로운 것이 뜨는 세상. 소비자들은 새로 생겨난 것, 즉 기존에 없던 것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의 성공 신화나 명성에 기대었다가는 패배로 가는 초고속 특급열차를 타게 될 것이다.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

차선이 최선이 되다.

 

  책에 제시되어 있는 전망 10가지 중에서 몇 가지를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2>는 미래의 전망과 비젼은 물론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지혜까지도 담겨 있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표지의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던 일본 호러 소설 ‘코’ 이 책은 ‘폭락, 수난, 코’ 세 편의 단편 이야기를 묶어서 실어 놓았는데, 세 작품 중에 ‘코’라는 작품이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을 수상하였기에 제목을 ‘코’라고 하였다. 사실 세편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고, 재밌었던 건 첫 번째 작품인 폭락이었다.

 

사람=주가

사람의 가치와 지위, 품격 등을 오로지 "주가"로만 평가하는 세상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각기 저마다의 주가를 가지고 있는데, 이 주가는 곧 자신의 신분과 지위라 할 수 있었다.

 

즉 성인이 되어 상장을 유지하지 못한 사람은 사회에서 퇴장 당해 종국에서 인간을 원료로 한 새로운 바이오 연료인 휴머놀이 되는 것이다.(64면)

 

주인공 음습(‘음부 습진에는 음부 습진 버스터(책을 읽다보면 이름이 왜 이렇게 불리우게 되는 지 알게 된다)’를 줄여서 ‘음습’, 본명은 아오시마 유지)의 형이 각성제를 마시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은행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끝내는 경찰에 잡혀서 휴머놀이 된다. 충격이었고 무섭고 끔직한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인 음습(유지)은 원래 하류층들이 모여 사는 시모노테 지구출신이다. 그는 신분상승과 출세를 위해 오직 공부에 열중하여 일류 대학에 장학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졸업 후에는 은행에 취직을 하게 됨으로서 자신의 주가가 상승시켰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고졸 출신의 공장에서 일하는 아야코라는 애인이 있었다. 음습은 만약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면, 자신의 주가는 더 이상 올라가기 힘들고, 신분상승과 출세 또한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자신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옛 애인과 파혼을 하고 집안이 좋은 에미란 여인과 결혼을 약속 하게 된다. 하지만 승승장구 할 것만 같았던 그의 주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꾸만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원인은 바로 그의 형에게 있었다.

그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가족들과 인연을 끊지만, 바로 다음 날, 형이 엄청난 범죄를 저지름으로 인해서 자신 또한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영화, ‘아저씨’와 ‘호스트’의 몇 몇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는 기막힌 반전이 있는 호러 이야기 ‘폭락’이었습니다.

 

‘폭락’만큼은 아니었지만 ‘수난’도 그런대로 재미있었습니다.

꽤 오래 전의 영화인데 ‘머저리’말고 ‘미져리’라는 영화가 있었죠.

느낌이 좀 비슷했습니다. ‘미져리’에 ‘쏘우’를 약간 가미한 듯한 느낌이 적절할 것 같네요. ‘수난’은 현실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술에 취해 필름이 끊어졌던 어떤 한 남자가 깨어보니, 손 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어딘가에 억류된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살고자, 탈출하고자, 누군가가 구해주기를 바라는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나름 잘 묘사한 거 같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이 망할 년아!!”(130면)

 

그 새끼(겐타로) 목을 졸라 죽여 버릴 테다.……

……“이 수갑은 플라스틱 장난감이 아냐. 그런 걸로는 안 잘린다고.”

화가 났다는 사실을 소년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미소를 지었다.

“켄타로, 무리야. 부탁이니까 경찰을 불러 줘. 그렇게 하는 게 제일 빨라.”

전혀 듣지 않고 있었다. 지긋지긋했다.

“이 새끼. 그런 걸론 못 끊는다고 했잖아. 냉큼 경찰 불러와, 이 병신아!”(144~147면)

 

“아아악~~!!”과 함께 “살해주세요. 도와주세요”는 공포영화 또는 호러영화에서는 반드시 꼭 나오는 대사!! 이 작품에서도 중간 중간 곳곳에 나온다. 하지만, 도와줄 사람도, 구해줄 사람도 없다. 아주 기묘한 작품이었다. 조만간 영화로 만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