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大學), 중용(中庸), 논어(論語), 맹자(孟子)를 사서(四書)라 하고 시경(詩經), 상서(尙書) 또는 서경(書經), 예기(禮記), 역경(易經) 혹은 주역(周易) 그리고 춘추(春秋)를 아울러 오경(五經)이라 한다. 그런데 춘추(春秋)는 좌씨전, 공양전, 곡량전이 더 있다. 이를 합쳐서 소위 사서오경(四書五經)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필수과목이었으며, 선비들이 늘 곁에 두고, 읽고 또 읽으면서 암송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시그마북스에서 나온 <도설천하 사서오경>은 바로 9개의 텍스트에 춘추 공양, 곡량전을 더 넣어 11개의 텍스트를 아울러 놓았다. 이 한 책에 사서오경이 다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대학>에 들어 있는 말이다. 대학은 공자가 남기신 책으로 덕을 배우는 첫 번째 문으로 즉 사람다워지는 것을 배우는 학문이다.

 

중용(中庸)은 유가의 “중용의 도”를 설명하면서 인성 수양에 관한 이론을 담고 있는 책이다. 즉 모든 것에 치우치지도, 기울어지지도,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이 적절함 이것이 중용이다. 중용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본성을 존중하는 한편, 후천적인 학습도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본성을 따르는 것이 도(道)다.

 

논어(論語) 공자의 사상을 담은 유가 최고의 경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 비례물시(非禮勿視) 비례물청(非禮勿聽) 비례물언(非禮勿言) 非禮勿動, 극기복례(克己復禮) 등등 인구에 회자되는 주옥같은 말들이 담겨 있는 텍스트가 바로 논어이다. 논어 속에는 학문, 정치, 예(禮), 효(孝), 충(忠), 의(義), 신(信) 등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어휘가 풍부하며, 생동적이고 활발하다, 대비, 점진, 병렬, 대우 등 다양한 수사법이 등장하며 문장의 길이에 변화를 주어 기복(起伏)을 살리는 등 표현력도 뛰어나다.

 

맹자의 스승이 공자의 손자인 자사이다. 공자가 인(仁)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맹자는 바로 의(義)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성선설(性善說), 왕도정치(王道政治), 부동심(不動心), 호연지기(浩然之氣), 사단(四端 : 惻隱之心, 羞惡之心, 辭讓之心, 是非之心),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등이 맹자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四書와 五經 속에 담겨 있는 글들은 성현들이 남긴 주옥과도 같은 보배로운 글들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여기에 실려 있는 글들은 그 어느 것 하나 허투로 보고 넘겨서는 안 되고, 그냥 쓱 훑고 지나가서도 안 된다. 글자 하나하나 집어 가며, 꼼꼼하게 읽고 정독을 해야만 온전하게 내 것이 된다. 사서오경에 담긴 글들이 마음 속의 공허를 채워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조금이라도 밝은 곳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유가 최고의 바이블 이라고 할 수 있는 사서오경(四書五經)은 분명 위대하고 훌륭한 책임을 모든 사람들이 익히 잘 알고 있지만,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도설천하 사서오경>은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면서도 또 심오한 경전의 이야기를 핵심만 뽑아서 원문과 함께 해석을 곁들여서 아주 쉽게 풀이를 해 놓았고 나아가 해석에 대한 풀이까지 상세하게 해 주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읽을거리, 볼거리가 풍성하고, 심신에 안정까지 준다. 사서오경을 비롯한 노자, 장자, 손자병법, 자치통감 등의 시그마북스의 동양고전시리즈는 대단히 매력적인 책들이다.

 

법술(法術)하면, 왠지 모르게 어렵고,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고, 지루할 것 같은 느낌에서 거부감이 든다. 그런데 이번에 아주 획기적인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만화 한비자, 긴 산문체의 문장이 아닌, 만화로 한비자의 핵심사상과 철학, 교훈 등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居安思危(거안사위)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思則有備(사즉유비) 생각했으면 준비를 갖추고

有備無患(유비무환) 갖추어져 있으면 근심이 사라지게 된다.(47면)

 

한비자는 법가의 대표자로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 한(韓)나라 명문 귀족의 후예이다. 그는 원래 말더듬이였으나 논리적인 문장을 갈고 닦는 데 힘써 매우 탁월한 문장의 소유자가 되었는데 그는 일찍이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했던 순자에게 학문을 배웠다. 이 때 훗날 통일 제국인 진(秦)나라의 승상이 되는 이사(李斯)와 동문수학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사는 한비와 함께 공부하면서 자신의 능력이 한비만 못하다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한비자는 원래 한자(韓子)였다. 그런데 중국 송나라 이후부터 당나라 때의 학자인 한유(韓愈)를 한자(韓子)라 부르면서 이 둘을 구별하기 위해 한비자(韓非子)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한비자>는 앞서 언급 했듯이, 자기의 의견을 상주한 문장을 모아 엮은 것이 바로 그 책이다. 어느 때인가 진나라 왕의 측근이 한비의 저작을 갖다 바쳤는데, 진왕은 그 가운데 고분편과 오두편 두 편을 읽고는 “아 이 글을 쓴 자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죽어도 한이 없겠구나.”라고 말하자, 곁에 있던 이사가 이 책의 저자는 한비라고 말하면서, 그를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한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럼, 한나라는 반드시 한비를 사자로 보내 올 것입니다.”

예상대로 한나라는 한비를 사자로 보내 진나라와의 화친를 요청해 왔다. 이렇게 한비는 진왕을 배알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비를 만난 진왕은 그를 등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말더듬이였던 한비의 말투에 실망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후 한비는 이사의 계략에 빠져 진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그곳의 감옥에서 독약을 마시고는 자결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勿輕小事 小隙沈舟 작은 일이라도 소홀히 말라. 작은 틈으로 물이 새들어 배가 침몰한다.

勿輕小物 小蟲毒身 작은 물건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작은 벌레가 독을 뿜어낸다.

勿輕小人 小人敵國 소인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말라. 소인이 역적질 한다.(151)

 

<한비자>에는 그의 철학, 사상, 교훈, 지혜가 총 망라되어 있다. 오죽했으면, 진왕이 ‘글 쓴 자를 만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라고 까지 말했겠는가? 이 외에도 한비자 속에는 순망치한(脣亡齒寒), 관포지교(管鮑之交) 등의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의 원래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 고사성어의 보고(寶庫)이기도 한다.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기 쉬운 춘추전국시대의 고전을 만화로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어 매우 상식과 교양을 쌓는데 이보다 유익한 책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