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는 일상의 여백이자 삶의 충전소다.
워낙에 책을 좋아하다보니, 서재란 말만 들어도 바로 그 쪽으로 관심과 시선이 간다.
세상의 많은 지식인, 학자들의 서재가 궁금하다. 그들 서재의 모습, 그 서재 속에 빼곡히 들어가 있는 책들. 그들이 읽는 책, 아끼는 책들은 과연 어떤 책일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 책이야기만큼 재미난 이야기가 또 있을까?
그리고 책이 서가 가득 빼곡히 들어차 있는 서재이야기라면 또 어떨까?
탐나는 서재의 향연 “윤광준의 비원, 최재천의 통섭원, 차인표의 다락방, 이원복의 장미살롱”, 이 정도면 책 마니아들의 지적 호기심을 발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연예인, 광고인, 작가, 화가, 정치인, 사진가, 만화가, 교수 등등 남자들의 서재 밀담. 즉 책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의 로망, 서재(書齋). 서재에서 딴 짓 하는 12명 남자의 서재를 조심스레 들여다 본다.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란 프로그램을 틈만 나면 즐겨 듣는다.
이유는 재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명콤비, 환상의 하모니도 좋지만
그의 독특한 목소리가 참 좋다. 그러고 보면, 사실 한 가지도 잘 하기가 힘이 드는데, 조영남은 새삼 대단한 것 같다.
MC에 가수에 작가까지, 이 남자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
재미없는 일엔 손대지 않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서울대 음대에 다녔던 전력이 있었다. 그리고 미국 신학대에서 목사 안수까지 받았단다. 그런데 교회는 근처에도 안 간단다. 그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체게바라이면서 마지막 낭만 아웃사이더가 아닐까? 그의 아이디어의 산실, 서재 속으로 들어가 본다.
조영남의 서재에는 그야말로 책이 빼곡하다. 10평 정도 되는 공간에 5000여권의 장서, 60년대 이후 책에서 신간에 이르기까지 종류 역시 다양하다.(57~78면)
서재라 하면 거창하고 반드시 꼭 커야할 필요가 있을까? 손바닥 만한 다락방도 좋다.
아니다, 그래도 서재라 하면 꽤 많은 양의 책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살림집 거의 전체를 서재 겸 작업실로 만든 간 큰 남자가 있다.
책을 판 인세로 한 해에 최고 12억 원을 벌었단다.
그리고 현대판 집현전, 책들의 아방궁을 가진, 이 서재의 임자는 과연 누구인가?
언제부턴가 최재천 교수님을 참 좋아하게 되었다. 과학자인데, 그의 글에서는 더 이상 지루하고 어렵고, 읽기 싫고, 딱딱한 과학이 없다.
다만, 신기한 과학, 알면 알수록 재미난, 흥미로운 과학이 있었다.
책의 향기, 지식의 식탁에 풍성하게 차려진 만찬장.
최재천 교수님의 아방궁이라 불리우는 통섭원(統攝苑). 과학과 문학·철학 등의 인문학이 공존하는, 현대판 집현전으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그의 서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도대체 규모가 어느 정도 이길래, 소장 도서의 양이 얼마나 되기에, 아방궁이란 표현을 썼는가?
“쉴 곳을 찾아 세상을 뒤지고 찾아 헤맸으되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이 말은 소설가 움베르코 에코가 자신의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 서문에서 한 말이다.(4면)
곱씹어 읽어봐도 참 좋은 말이다. 나 역시도 에코의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안식처로 서재만한 곳이 없음을 인정한다. 남자의 서재와 그들의 밀담이 궁금하다면? 남자의 서재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