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ful 남해

 

여행은 정답이다.

여행은 치유이고 힐링이다.

사람들은 여행을 다니다가 의외로 자신과 잘 맞는 터를 발견하기도 하고, 종내에는 그곳에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남해는 애틋한 곳이다.

이곳은 자칫 나의 처가 곳이 될 뻔하기도 하였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대학 다닐 때 사귀었던 여친의 고향이 바로 남해였기 때문이다. 그녀와 계속 잘 사귀었다면, 남해는 나의 처가가 있는 제2의 고향이 되었고 보다 자주 남해를 갔을 것인데... 아픈 과거 때문이었을까 남해를 실제로 가 본 건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남해는 강원도와 제주도와 함께 꼭 한번 살아보고픈 곳이다. 남해가 보물섬이라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서부터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산과 바다를 좋아하는데, 남해에는 내가 좋아하는 산과 바다가 다 있다.

그리고 동해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다도해의 한려수도!!

남해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 수많은 섬들!!

　어찌나 섬들이 많은지, 그 많은 섬들은 또 그 모양이 제각각인지, 정말 기회가 되면, 섬들마다 다 가고 싶은 충동마저 느꼈다.

 

Tripful 남해, 대단히 매력적인 책이다.

얇지만, 남해의 매력적인 이야기가 다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와 함께 여행하면 좋을지, 상대에 따라 여행 계획, 일정을 짤 수 있는 팁도 들어 있다.

남해는 연인, 친구와 함께 가도 좋고, 가족과 함께 가도 좋으며, 혼자서 가도 좋다.

 

페루 고산지대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다랭이 마을의 그림 같은 풍경!!

그런데 여기에는 아픔이 있다. 마을이 위치한 지역은 경사 비틀이 심해 식량을 생산할 논을 일굴 수가 없었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비탈에 석축에 쌓아 108층 680여 개의 계단식 논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은 자연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것이었다.(~31면)

 

남해가 애틋한 이유는 이 곳이 바로 우리나라를 구한 곳이기 때문이다. 무슨 뚱딴지 같은 이야기냐 싶을텐데, 400년 전 이곳은 나라의 위급존망이 달린 전락의 격전지였다. 한산도대첩, 옥포해전, 당포해전 등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서 왜적의 바닷길을 봉쇄하여 종내는 7년 임진왜란의 종지부를 찍고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곳이기도 하다. 나는 기회가 되면, 남해에서 이순신이 간 길을 따라 답사를 해 보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다.

남해 청년 거리, 남해에는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해의 중심 남해읍에는 젊은 청춘들이 즐길 만한 매력적인 레스토랑과 카페, 수제 맥주 전문점들이 있어, 남해 주민은 물론 외지인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네코나매 크래프트비어, 남해에 가게 되면 이곳의 수제 맥주를 꼭 마셔볼 생각이다. 벌써부터 입 안 가득, 시원한 맥주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듯 하다.(47면)

 

남해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금산 보리암이다.

나는 이 곳에 두 번 정도 갈 뻔한 기회가 있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아 두 번 모두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에게는 분명하게 남해에 갈 또다른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금산 보리암이다. 바다요리는 사실 제주 보다 남해가 더 푸짐하다. 남해물회, 멸치쌈밥, 멸치회, 갈치구이, 새우구이, 매운탕, 회, 남해한우까지 맛있는 건, 온갖 산해진미는 남해에 다 있다. 트립풀 남해를 보고 있으니, 남해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짧으면 한 달, 길면 한 1년 정도 살아보고 싶다.

육지의 제주, 남해, 남해는 보물섬이다.

남해에 가고 싶다.

 

 

동물농장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동물들은 자신들을 착취하고 학대하는 인간을 몰아내고 모두가 평등한 농장을 만들기 위해 혁명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들이 꿈꾸었던 계급 없는 사회에 대한 환상은 오래 가지 못하고 돼지 나폴레옹에 의한 또 다른 독재가 시작된다. 독재자를 몰아 내었더니, 또 다른 독재자가 등장한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힘과 권력이 어떻게 국민들을 탄압하고 세뇌시키며 또 억압하며 통제해서 독재로 나아가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이 책이 한 때 금서로 분류되어 출판이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마도 독재와 통제, 억압이라는 용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은 현재 우리의 삶과 비교해서 논의를 하면 여전히 열띤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지오웰 그는 정말 대단한 작가이다.

사회를 보는 시각과 통찰력 거기다 글재주까지 겸비한 타고난 작가임을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이 <동물농장>을 읽으면서 책을 혼자서 읽고 느끼고 사색하는 것도 좋지만, 독서 모임을 통해 여럿이 같은 책을 함께 읽으며 읽은 내용과 생각, 느낌들을 공유하면 보다 깊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책에 대해 아주 제대로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요즘 프로 중에 <책을 읽어 드립니다>라는 프로가 있는데, 독서의 정석, 독서 토론의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사실 학교에서 이런 형태로 독서나 문학 수업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입시인지 뭔지 때문에 토론 수업은 고사하고 도대체 <농물농장> 같은 명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은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되묻고 싶다.

 

사람처럼 사고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동물들...

돼지들은 실제 일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을 감독하고 지휘했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머리로 그들이 지휘자의 역할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37면)

 

나폴레옹이 입에 담배 파이프를 물고 농가 정원을 돌아다니는 게 보여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아니, 심지어 돼지들이 옷장에서 존스 씨의 옷을 꺼내 입어도, 나폴레옹 자신이 검은 코트를 입고 사냥복 바지에, 가죽 각반을 하고 나타나도, 한편 그의 총애를 받는 암퇘지가 존스 부인이 일요일이면 입곤 하던 물방울무늬 실크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147면)

 

동물농장은 풍자와 비유가 걸작인 고전문학의 백미인 작품이다.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궁금증과 호기심, 의문이다. 생각 없이 눈으로 문자만 읽는 것은 작품을 읽은 게 아니다. 고전 속에는 삶의 지혜와 교훈이 담겨 있고, 교양을 키울 수 있으며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준다. 문학을 읽고 생각을 공유하며 토론을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서양의 명문대학에서는 고전문학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이 있다고 하는 내용을 어느 책에서 본 것도 같다. 근래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방송 프로가 있는데, 한국은 처음이지? 인가 하는 프로인데, 그 프로를 보면서 저들의 말과 행동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조금은 짐작이 되는 듯 했다.

세기의 금서를 지금이라도 읽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정말 말이 없는 시대의 걸작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지금, 노자를 만날 시간

 

노자하면 무위자연이 생각난다.

노자는 도가 사상의 책이며, 이 책을 지은 지인이의 이름이기도 하다.

공자도 노자에게 배웠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제목은 익숙하지만, 노자의 원서나 번역서를 체계적으로 읽어보지는 못했다. 간혹 시내 큰 서점에 갔을 때 동양학 분야의 코너에 노자란 책 제목이 있는 여러 종류의 책을 본 적은 있다. 대략 20종 이상의 노자 관련 책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노자, 도대체 어떤 책이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꾸준히 새롭게 재해석되고 계속해서 새로운 번역서와 해설서들이 끊이지 않고 출간되는지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꽤 오래전이다.

노자를 읽다가 도통 무슨 소리인줄 몰라서 책을 덥은 적이 있는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너무 몰라서 노자의 글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노자는 ‘무위이치(無爲而治)’를 강조했다. 하지만 진실로 ‘무위이치’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무위이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인생의 지혜이다.

 

고전이 던지는 인문학적 사고의 힘, 이건 정말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고전을 읽으면 생각을 하지 않을래야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 라는 의문이 끈임 없이 제기되고, 이를 다시 나의 기준으로 해석하고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고전의 가치와 진면목이 온전히 나에게 흡수되기 때문이다.

정상은 황량하고 쓸쓸하다. 심지어 언제나 위태롭다. 정상은 잠시 올랐다가 내려가는 곳이지 오래 머무를 곳이 못 된다. 무엇보다 정상은 내려오기를 걱정해야 하는 곳이다. 서문의 글부터 마음에 와 닿는다. 나는 산을 좋아해서 등산을 자주 다닌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서너 시간의 공을 들여 정상에 오르지만 오르고 나면 이런저런 이유로 곧 내려와야 한다. 바람이 몹시 차서 자칫 저체온증에 걸릴 수도 있고, 또 금방 어두워지기 때문에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 지도자이고

그 다음은 친근하게 여기고 칭송받는 지도자이며

그 다음은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이고

그 다음은 백성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지도자이다.

신의가 부족하면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게 된다.(97면) <노자> 속에는 삶에 지침이 되는 나침판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여유와 느림의 미학,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어두면 바쁜 일상에서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 더 낫거나 못한 것은 없다. 마음을 비우면 살아나는 것들, 마음을 텅 비우는 법 등 세상을 살아가는데 알아 두면 유익한 이야기들이다. <노자>는 그저 고리타분하고 내용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지레 짐작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심하게 어렵거나 고리타분한 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법, 많이 소유하지 않고서도 만족하며 사는 법, 세상이 주는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 등을 이 책을 통해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 입에 회자되는 원문 속 노자의 내용을 현대적인 언어와 의미로 재해석하여 노자의 내용을 한층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통해 한문 원문과 번역을 나란히 읽을 수 있어 그 뜻을 음미하는데 더움이 되는 것 같다. 한문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한자, 한문도 익히고, 교양과 교훈까지도 아울러 배우고 익힐 수 있어 여러므로 유익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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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