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극 영화 한 편을 봤다.

대선을 앞두고 멋진 군주, 국민을 아끼고 위하는 대통령이 그리웠던지 극장가는 이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어 1200만 돌파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냈다. 이병헌, 한효주, 류승룡, 김인권이 주연해서 만들어 낸 작품 광해가 바로 그 영화다.

이 영화는 내용도 참신하고 좋았지만, 특히 인상적이던 것은 왕의 일상에 대해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보여 주었다는 사실이다. 하선이 맛있게 먹는 식사장면이라던가, 응가 후 뒤처리를 마친 광해에게 ‘경하 드리옵니다. 전하’하는 나인들의 장면, 임금이 신하들과 공부하는 경연 장면, 편전에서 국정을 논하는 장면, 왕의 개인적인 공간, 사관을 배제한 왕의 외출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한 왕의 일상을 보여 주었다. 이 영화의 여운이 미처 다 가시기 전에 만난 책이 바로 김영사에서 나온 <왕의 하루>였다. 이 책을 대하자 갑자기 왕의 일상과 일과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더 많아졌다.

 

왕! 군왕! 군주! 임금! 주상! 전하!

왕조시대에서 왕은 과연 어떤 존재, 의미, 이미지였을까? 왕의 몸을 玉體(옥체), 얼굴을 龍顔(용안), 왕의 밥상을 수라, 왕의 대변은 모양이 매화를 닮았다고 해서 매화라고 불렀다. 때로는 소변을 포함해서 매우틀이라고도 했다. 왕의 소변은 龍水(용수), 왕이 매화틀을 사용하고 나면 담당 상궁이 있어 명주로 깨끗이 닦아야 했다. 이 장면은 이병헌 주연의 영화 광해를 보면 아주 자세하게 나온다.

왕은 진정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유를 가진 존재였을까? 아님 궁이란 큰 새장에 갇힌 불쌍한 존재인가? 정조 생각이 났다. 정조 임금 같은 경우에는 어려서부터 암살의 위협 때문에 밤에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독서로 밤을 지새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종은 수불석권(手不釋卷)도 무색할 정도로 하도 책을 많이 봐서 눈이 실명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왕위에 오르자 4경이면 옷을 입고 날이 훤히 밝으면 조회를 받았으며 그 다음 정무를 보았다. 이어 윤대를 행하고, 경연에 나아갔는데, 한 번도 게으른 적이 없었다.

<세종실록>에서 세종에 일과에 대해서 언급한 대목이다. 4경은 밤 1시에서 3시 사이다. 새벽이 아니라 한밤중이다. 기가 막힌다. 한참 깊은 잠에 빠져있어야 할 시간에 일어나 날이 밝을 때까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 입는 등 하루 일과를 준비했다. 동이 트면 신하들의 출근 인사를 받고  중요한 정무를 처리한다. 이어 각 관청의 관원들이 올리는 보고를 받은 뒤 경연, 즉 공부하러 간다. 세종은 참 고달프게 살았던 임금인 것 같다. 이게 진정 임금의 일상이라면 손 번쩍 들고 할 사람 과연 몇 사람이나 될까? 그런데 소설, 드라마에서 보여준 세종은 내가 이제껏 알고 있었던 세종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과연 어느 것이 진짜 왕의 모습일까?

“임금왈: 경들은 들으시오”일까?

“임금왈: 우라질, 빌어먹을”일까?

 

왕의 하루를 찾아서... 침전은 왕의 은밀한 공간이자 유일한 사적영역이다. 침전에서 눈을 떠 침전의 문을 나서기까지는 왕이 아닌 사사로운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비교적 맘껏 누릴 수 있다. 즉 침전에서만큼은 데굴데굴 굴러다니던지, 기지개를 켠다던지, 하품을 한다던지, 방구를 맘껏 뀐다던지 암튼 누구의 구속도 없는 그나마 왕의 자유시간인 셈이다. 왕이 기침하는 순간 왕의 방 테두리에 있는 작은 방들에서 숙직을 섰던 지밀상궁들이 들어와서 이부자리를 정리한다. 그 사이 왕은 의관을 정제하고 왕실 어른들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간다. 문안 인사를 마치고서는 편전으로 나아가서 아침 경연, 즉 조강을 하고 나서 아침 수라를 먹는다. 수라 후에는 왕의 업무, 정사를 본다. <왕의 하루>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에서 시작해 태종, 세조, 연산군, 중종, 광해군, 소현세자, 정조에 이르기까지 정사(正史)와 실록(實錄)에서 미처 볼 수 없었던 왕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엿 볼 수 있게 해 준다. 왕과 관련된 왕실의 이야기까지도 덧 붙여 왕실, 궁안의 상식을 넓혀준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문득 대통령의 하루도 궁금해진다.   

난세기담, 제목만큼이나 책 표지가 대단히 마음에 든다.

요즘 같은 어지러운 시대, 혼란한 세상에 잘 어울리는 책 같다.

난세기담(亂世奇談).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해 보면 ‘어지러운 세상의 기이한 이야기’란 뜻이 된다.

사실 난세(亂世)의 기준은 잘 모르겠다. 얼마나 어지럽고 혼란스러워야 난세라 하는지?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지금도 충분히 난세인 것 같다. 이 혼란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려면, 사람을 잘 만나야 할 것 같다.

나쁜 사람들은 되도록이면 멀리 피하고, 좋은 사람, 착한 사람과는 가까이 지내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그런데 이와 같이 하려면, 역시 선인(善人)과 악인(惡人)을 구분하여 판단하고 가려내는 안목과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안목과 경험은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바로 난세기담 속에 여기에 대한 의문과 궁금증, 그리고 해답이 담겨 있을 듯 하다.

난세기담 속에는 도대체 어떤 악인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어떻게 해서 만세의 악인으로 낙인 찍혔는지 알아보며 이를 귀감으로 삼아 지금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보고자 한다.

 

난세기담에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간악한 악의 화신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이 악인들이 국가 요직에 있는 사대부(士大夫)의 옆에 딱 붙어 기생하게 되면, 그들의 주변을 서서히 오염시키면서 그들의 고혈을 빨다가 끝내는 파멸로 몰고가고, 임금 옆에 붙어 기생하게 되면 나라가 휘청거리다가 끝내는 망하게 된다. 그 좋은 예가 바로 간신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지록위마(指鹿爲馬)란 고사까지 만들어 낸 희대의 악마 조고다. 조고는 중국 최초로 거대한 통일제국을 이룬 진나라를 단 2대 망하게 해 버렸다. 만약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에 조고가 없었더라면, 진나라가 그렇게 허망하게 역사의 뒷무대도 퇴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간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1505년 어린 황제를 등에 업고 온갖 나쁜 짓을 일삼으며 종내는 자신이 직접 황제가 되고 싶은 욕심에 황제의 자리를 찬탈하고자 했던 유근은 장영에 의해 일이 발각되자, 4천2백번의 칼질을 당해 죽었다. 유근은 간신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 선거가 한창이다. 이제 3일 후면 대한민국의 통치자가 새로 바뀐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간에 국정 운영에 필요한 인재는 더이상 친한 사람, 아는 사람이 아닌 그 자리에 꼭 맞는 사람, 그 일을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 그리고 자질을 갖춘 사람을 발탁해서 적재적소에 등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라를 팔아먹은 황제의 처남 가사도, 진나라를 망하게 한 간신 조고, 권력을 득템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까지도 요리 재료로 이용하는 악마 역아 등 <난세기담>에 나올 법한 국가를 파탄 낼 악인이나 간신이 아닌 정말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인재들을 출신, 학벌, 당색을 넘어서 고루 뽑아서 국정 운영을 맡겨 국민이 잘 사는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다. <난세기담>은 청렴한 공무원, 정치인들은 더욱 더 청렴할 것을 위해 읽어야 필독서이며, 반대로 부정부패를 일삼는 정치인, 공무원들은 이 책을 통해 귀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싶은 책이다. 나쁜마음, 부정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난세기담의 악인들을 거울삼는다면, 아주 깨끗한 청렴한 정치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난세기담은 총 7장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삽화라든지, 그림 등이 있어서 글의 설명과 이해를 도와준다. 그리고 이 책에는 남자간신들 뿐만 아니라 여자 간신들도 제법 눈에 띠었는데 남자 간신과 여자 간신 중 어느 쪽이 더 죄질이 나쁘고 악할까? 궁금 하신 분들께서는 <난세기담>에서 한 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책을 펼친 순간 상을 찡그리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 것이다. 

원리를 이해하여 한자를 익히는 <자기 주도 한자>

한자는 중국에서 처음 유입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사용되어져 왔던 문자였다.

한자 공부를 시작하려는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한자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한자공부의 방법을 제대로 모르고 무턱대고, 무작정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자가 정말 어려운 글자였다면, 어떻게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문자가 되었고, 오랜 시간, 세월동안 중국, 한국, 일본 등의 여러 한자 문화권의 나라에서 사용되어져 올 수 있었겠는가?

사실 방법만 알면, 영어공부보다 몇 배나 더 쉬운 것이 한자 공부이다.

한자가 정확히 언제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와 보급되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대략 삼국시대 이전에 유입되어 삼국, 고려, 조선시대, 구한 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대략 2000여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우리의 문자로 사용되어져 왔다. 우리 조상들은 오랜 시간동안 자신들의 경험, 생각, 느낌 등을 대부분 한자를 빌어 한문으로 표현했는데, 조선, 세종임금시대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우리 고유의 한글이 만들어지고 나서도 오히려 한자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사용되어져 왔다. 이는 한자와 한글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때문이기도 한데, 즉 우리국어 어휘의 상당수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한자를 모르고서는 우리 국어 어휘의 정확한 뜻을 알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잘 알다시피 한자는 아주 오랜 세월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문자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 있는 문화유적지만 방문해 봐도 한자의 뿌리가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뿌리 박혀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옛 조상들은 한자를 어떻게 공부해서 그렇게 많은 한자들을 외울 수 있었고 글을 지을 수 있었는지 참 신기하기만 하다. 시대가 변했지만 한자의 중요성은 아직도 유효하다. 한자를 알면,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정신 문화유산마저도 아울려 통섭할 수 있다. 한자는 한자의 기본이 되는 부수글자와 그 다음 한자가 만들어지는 원리가 담긴 육서 가운데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상형자와 형성자의 의미만 제대로 파악하면 단 시간 내에 많은 한자들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자기 주도 한자> 이 책이 딱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다.

기존에 출간된 여타의 책들에서 억지로 끼어 맞춘 듯한 어불성설의 잡다한 설명 대신 한자의 형성 발전과 그 설명 및 쓰기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특히 자원 설명은 한자의 원모습인 은나라 갑골문자에 충실하여 설명하였다. 500자의 기초한자를 바탕으로 3천 한자에 나아갈 수 토대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한자 자체의 변천 모습이 글자마다 있어, 한자를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즉 한자의 뿌리를 통해 한자를 완벽하게 익힐 수 있도록 해 준다.

자기 주도로 스스로 한자를 학습하게끔 해 주는 이 책을 가지고 시간과 노력, 공만 들이면

어느 순간에 글자들이 머릿속에 속속들이 들어와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자의 달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