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친한 관계는 역시 부모와 자식의 관계일 것이다. 대개 어린 아이들의 경우, 특히 7세 미안은 대체로 혼자 자립하기 전까지는 오직 엄마가 있을 때는 엄마 꽁무니만 졸졸졸 따라 다니다가 혹시라도 엄마가 어떤 볼일로 인해 집을 비우거나 없을 때는 엄마를 대신해서 아빠의 뒤만 졸졸졸 따라다닌다.

사실 품 안의 자식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모와 자식의 교감과 친숙함, 돈독함은 거의 오랜시간 함께 하는 이때에 잘 형성시켜야 한다.

즉 아이가 어렸을 때 이 시간을 얼마나 잘 보내고, 제대로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서 부모 자식 사이가 오랫동안 돈독해 질 수도 반대로 그렇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 여기에는 어떤 특별한 방법이나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아이랑 함께 있을 때, 잘 놀아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아이와의 유대감을 최대로 높여야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거의 회복하기가 불가능하다.

<우리 아빠 최고>에 보면, 아빠가 아이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며

아이와 놀아 줄 때 간질간질 간지럼도 태워주고, 까르게 웃게도 만들어 주고, 또 아빠는 사자처럼 용감하고, 모르는 것을 물어봐도 척척 다 알고, 또 힘도 세고, 숨바꼭질 놀이도 하고, 무엇이든 아빠랑 함께 하면 정말 즐겁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그러면서 아빠가 아이에게 어떻게 해 줘야 되는지, 어떻게 놀면 아이가 좋아하는지, 아이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곰, 닭, 물고기, 사자, 코뿔소, 두더지, 양, 돼지, 동물 그림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책에 한참 관심을 쏟을 나이에 아이와 함께 보면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아이에게 아빠라는 존재의 소중함과 아빠가 아이들을 얼마나 좋아하고 아끼는지, 그리고 사랑하는지에 대해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에게 진정 최고의 아빠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의 공간은 어디에 있나요? 사람들은 저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의 추억의 공간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 미래에도 그렇듯이 우리는 수많은 공간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벽과 바닥, 천장뿐이라서 정작 공간이라는 존재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공간이라는 단어는 생각하면 할수록 참 모호하다.” 내가 머물고, 스치고, 살고 있는 곳을 제대로 아는 것이 ‘건축학 개론’의 시작이다. 2012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선정된 이 영화를 나는 왜 아직도 못 봤을까? 공간은 인간의, 아니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최초의 공간인 아마 동굴이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들은 동굴에서 공간에 대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고, 종내에는 이를 토대로 움집이라는 최초의 집의 형태를 만들어 내었고, 문명과 건축기술의 발달로 인해 점점 향상되는 과정에서 변하고 또 변하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건축, 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그래서 건축이야말로 문학, 문화재, 문명 못지 않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지난 해 봄 수지, 이제훈, 엄태웅, 한가인 등의 톱스타들이 열연을 펼쳐 400만이라는 흥행 신화를 일구어내었던 <건축한 개론>이란 영화가 있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나는 비록 이 400만 흥행 신화에 동참하지 못했지만, 좋은 영화라는 소리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건축학 개론 기억의 공간> 이 책은 영화 <건축학 개론>와 서로 자매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영화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하고 말해주지 못했던 것을 <건축학 개론, 기억의 공간>이 어느 정도 반영해서 보여주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속 ‘서연의 집’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뒷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건축은 사랑의 공간이며, 그 공간 속에서 아름다운 추억과 사랑을 담아내고 있다.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에게 반한다. 함께 숙제를 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툰 순진한 승민은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고백을 마음 속에 품은 채 작은 오해로 인해 서연과 멀어지게 된다. …15년 만 후 그녀를 다시 만났다

서른 다섯의 건축가가 된 승민 앞에 15년 만에 불쑥 나타난 서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승민에게 서연은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고 한다.

영화에서는 건축이라는 매개를 통해 과거의 연인이 현재에서 다시 만난다.

안타깝게도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 잘 만든 영화라는 호평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아직 볼 기회가 없었다. <건축학 개론 기억의 공간> 이 책을 받자마자 즐거운 마음으로 독서를 했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보지도 못한 영화 속의 장면을 상상해 보려고 애를 썼다.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감독과 건축가가 이야기는 하는 공간의 기억과 미학, 그리고 사람과 기억을 어루만지는 공간의 따스함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에 관계된 추억과 기억. 올 겨울 사랑의 감성을 자극하는 뭉클한 에세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서연의 집을 설계했던 건축가의 에세이다. 건축하면, 왠지 복잡하고 대단히 계산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건축과 공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한 건축가의 공간에 소소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글이 참 잔잔하고 차분하게 읽힌다. 추억이 깃들어 있는 멋진 카페에서 커피, 차와 함께 하면 딱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