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진관』이란 제목을 책 표지를 보고 가슴이 뭉클하였다. 이 책 속의 표지는 지금으로부터 20餘年 前, 내가 살았던 시골 우리 동네의 사진관을 다시 보는 듯했다. 지금은 최신 건물들이 들어서서 예전의 자취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한 우리 동네. 나는 잠시 읽으려던 책을 덮어두고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 크지 않은 단층짜리 건물에 3개의 점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락실이 있었고, 정육점이 있었고, 하나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 어린 시절이라 옆집에 누가 살았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부모님께서는 기억을 하시겠지만. 우리 부모님께서는 정육점을 하셨다. 한 지붕아래 세 가족이 모여 살았다. 뒷마당과 화장실, 그리고 옥상은 공동으로 사용했었다. 옥상에는 세 집 식구 총 12명의 각기 다른 옷들이 빨랫줄에 주렁주렁 매달려 항상 바람에 하늘하늘 거렸다. 아침에는 한 바탕 화장실 전쟁을 치러야 한다. 소변기 하나에 응가 하는 공간은 두 개였다. 지금처럼 수세식에 좌변기가 아닌 쭈그려 앉아서 볼 일을 봐야했고, 밑에는 묘한 냄새가 풀풀 올라왔으며 고개를 숙이면 내용물들이 훤히 다 보였다(푸세식). 간혹 옷을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12명의 식구들이 드나드니, 3달에 한 번꼴로 똥차가 와서 똥을 퍼 갔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 가구당 네 식구가 살았으니, 옛날로 치면 같은 공간에서 대가족이 모여 사는 격이었다.

(지금도 고향집의 화장실 위치는 그대로이다. 다만 구식(푸세식)에서 신식으로 변했다. 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다.)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문득, 나의 어린 시절이었던,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났다.

표지 속 그림에 정감이 있고 추억이 있었다. 그래서 유심히 한참동안 표지를 들여다보았다. 표지 아래쪽에 보면 ‘강아지인지?’ ‘개인지?’ 모를 두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놀고 있다. 내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이런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개와 고양이 등이 온 동네에 넘쳐 났었다. 집집마다 똥개(누렁이)없는 집이 없었고, 좀 산다하는 집은 백구를 길렀다. 그렇게 심한 시골은 아닌 읍 단위 동네였지만, 닭을 치는 집도 여럿 있었다. 아침에는 여기저기서 ‘꼬끼오’ 하는 소리가 많이 들려왔다. 우리 집도 개를 똥개를 키웠다. 나는 어린시절 화장실이 무서워서 마당에다가 그냥 ‘응가’를 하곤 했다. 그러면 ‘이놈시끼’가 와서 무슨 아이스크림 핥듯이 혓바닥으로 ‘냠냠냠’하고는 내 응가를 다 먹어치웠다. 이놈시끼는 나만 볼 때마다 꼬리를 살레살레 흔들며 좋아라 했고, 나는 내 응가를 먹는 이 놈이 너무 지저분하고 더러워서 발로 차고, 돌 던지고 했던 것이 나의 뇌리 한 켠에 선하다. 이 녀석 개줄에 목이 묶여 있어, 늘 상 개집 주변에서만 있어야 했기에, 너무나 심심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불쌍했던 것 같다. 친구가 그리워서, 나만 보면 반갑다고 꼬리치고, 같이 놀자고 한 것인데, 나는 저를 구박하고, 못살게 굴었으니, 참 미안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개들이 동네에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든 정도까지 되었다. 동물의 짓는 소리가 사라지더니, 그 대신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가 요란하다. 쓸쓸한 기분이 든다.

‘고향사진관’

참 정겨운 말인 듯하다. 읽어보면,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런 느낌은 실로 오랜만이다. ‘고향’과 ‘사진’ 그리고 ‘사진관’은 조화가 참 잘 되는 거 단어들인 것 같다. 초등학교(나는 국민학교를 다녔다.)5학년 때인가 처음으로 사진관에 가족사진을 찍으러 갔던 것이 생각난다. 이 사진은 지금 고향집 안방 벽 한 모퉁이에 걸려 있다. 이 때 이후로 한 번도 가족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었던 거 같다. 얼마 안 있으면 9월에 태어난 아이가 100일이 된다. 아기 100일 사진 찍는 김에 다시금 가족사진도 찍어둬야겠다. 원래 네 식구에서 지금 두 사람이 더 늘어나서 6식구가 되었다. 새로 가족사진을 찍을 때가 된 것도 같다.

‘고향’이란 말은 언제 들어도 참 좋다. 그리고 ‘사진’은 추억을 담아 남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자료이며, ‘사진관’은 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이자,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게 해 주는 보물창고와 같은 곳이다.

그래서 ‘고향’과 ‘사진’은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해 주는 단어로 썩 잘 어울린다.

이 책은 문득 나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해 준 책이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고향집을 떠난 이후로 이제까지 객지에서 생활한 것이 10여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 내 고향은 참 많이 변했다. ‘桑田碧海’라는 말을 몸소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집도 변했다. 우리 집 주변도 모든 것들도 함께 변했다. 물론 나도 어엿한 성인으로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 변했다.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부모님 곁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 이제 갓 서른을 넘긴 나이지만, 어울리지 않게 ‘흙에 살리라’라는 노래를 즐겨 듣는다. 들을수록 참 좋다. 부모님을 생각나게 해준다. 오늘은 하던 일 잠시 놓아두고 일찍 집에 들어가서 ‘흙에 살리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옛날 추억이 담긴 앨범을 꺼내 봐야겠다.

오로지 밥과 국이 주식이었던 우리의 밥상 문화도 이젠 유럽처럼 간편한 빵이 점점 그 자리를 대신 자치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 나의 경우도 일주일에 3일 이상 빵을 먹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식빵에 치즈, 딸기쨈과 우유를 먹고 나왔으니 말이다. 아침에는 자고 일어나면, 밥을 먹기에는 입이 껄껄하고, 그냥 나가면 허기가 져서 점심때에 폭식을 할 우려가 있어 가능하면, 밥 대신 꼭 뭐라고 먹고 나가는데 주로 우유와 빵, 또는 우유와 바나나, 선식 같은 것들을 주로 먹는데, 아무래도 아침으로 빵을 먹는 날이 많은 것 같다. 밥에 비해 빵은 간편하면서도 밥 못지않게 든든하기까지 해서 늘 먹을 때마다, 밥 못지 않은 참 위대한 발명이다 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삶도, 여행도, 음식도 빵도 결국은 사람 때문에 맛이 더해지는 것 같다.

 

 

물론 유럽에서는 이게 주식이었으니,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겠지만... 요즘은 특히 와플에도 맛을 들여서 커피숍에 갈 때면, 커피와 함께 꼭 먹게 되는 것 같다. 이 외에도 꼭 아침이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3~4일 이상은 비록 한 조각이라도 꼭 빵을 먹게 되는 것 같다. 동료가 사온 출출할 때 간식이나 후식으로 말이다. 하여 빵은 나에게 있어 주식이 되기도 하고 간식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껏 빵을 알고 먹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있으니깐 먹었지...

 

매일매일 만나도 좋은...

 

우린 맥주하면, 치킨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맥주와 잘 어울리는 빵이 있다. 바로 브레첼이다. 브레첼은 짭짤한 맛과 쫀득쫀득한 식감 때문에 맥주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빵이다. 독일 남부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 비어가르텐에 앉아 맥주 한 잔과 거대한 브레첼 하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었단다.

 

독일의 뮌헨에서 한 시간 거리의 도시 울름에는 1955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빵문화 박물관이 있는데, 이 박물관에는 빵과 관련 있는 소장품이 1만 8천여점이나 된다고 하고, 그 가운데 빵과 관련된 서적만 7천 여권이 넘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6천년 빵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유럽, 빵의 위로>는 빵에 대한 이런 궁금증과 갈증을 한 번에 해결해주었다.

그리고 참 신기한 게 모르고 먹을 때는 그냥 빵이었는데, 알고나서 먹으니, 그 맛이 달라지는 느낌이다. 예전에 드라마 대장금에서 수라간 궁녀들이 상을 차려 올리면, 임금이 한 입 맛을 보고는 “무엇이냐?”, “어찌 만들었느냐?”, “무슨 재료를 쓴 것이냐?” 등등 끊임없이 물으면서 맛을 음미하던 장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알고 먹는 것 하고 모르고 먹는 것 하고는 확실하게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알고서 먹으면 그 맛이 한 층 더 깊어지고 좋아진다는 점이다. <유럽, 빵의 위로>을 읽고서 빵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나면, 왠지 빵이랑 더 친해져서 빵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빵 매니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빵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맛있는 책이 될 것이다.

 

오늘 저녁에는 내일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프랑스 파리는 가지 못할 것 같고, 동네에 있는 파리바게트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1830년 혁명은 중단되었다. 진보는 중도에서 그쳤고 정의는 거의 실현될 단계까지 이르렀을 뿐이었다. 혁명을 누가 중단시켰는가? 그것은 바로 부르주아다.

 

“이제야 찾았군요. 마뵈프 할아버지 말씀대로 정말 여기 오니 만날 수 있게 됐어요. 6주 동안이나 찾아다녔어요.”

“마리우스씨! 제가 주소를 알아냈어요.”

“주소? 누구의 주소를 말하는 거지?”

“저에게 찾아 달라고 부탁하신 주소 말예요. 그 아가씨의 주소말이에요!”

마리우스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걸터앉았던 울타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미친 듯 그녀의 손을 움켜쥐며 말했다.

“날 그곳으로 데려다 줘! 뭐든지 갖고 싶은 걸 말해! 다 줄게.”

“그렇게 기쁜 신가요!”

그런데 순간 마리우스의 얼굴이 잠시 흐려지더니 에포닌의 팔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한 가지만 맹세해 줘!”

그녀는 그를 의아하게 쳐다보며 물었다.

“어떤 맹세요? 뭘 맹세해요?”

“나에게 약속해 주지 않겠어. 에포닌, 제발 부탁이야. 당신 아버지한테 주소를 가르쳐 주지 않겠다고!”

그녀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아는 것에 놀란 듯 마리우스를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정말 고마워요. 절 에포닌이라고 불러주셔서 정말 기뻐요.”

 

에포닌은 원래 코제트가 어렸을 적 잠시 종으로 머물렀던 적이 있는 그래서 코제트가 끔찍이도 싫어하는 여관의 주인인 테나르디에 부부의 딸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가족들과 그녀는 지금 거리의 도둑이자 부랑아가 되어 있었고, 코제트는 중산층의 아가씨로 변모 되어 있었다. 에포닌은 주인집 딸이었고, 코제트는 거저 어느 가난뱅이의 자식(2권, 150면)으로 거지 같은 계집애(2권, 153면)였다. 몇 년의 시간의 흐르는 동안 둘의 처지는 그야말로 360도로 뒤 바뀌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에서 성장한 에포닌은 아픈 사랑을 하는 불쌍한 캐릭터 변모 된다. 물론 조금 뒤의 일이긴 하지만, 결국 자신의 정인인 마리우스를 구하기 위해 대신 죽음을 맞는 비극의 인물이다. 사실 에포닌이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좋지 않은 감정과 함께 뒤에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코제트에게 행여 또 다른 나쁜 짓을 꾸미고 저지를까? 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너무나 순정적이고 순수한 그녀의 모습에 그녀가 점점 좋아졌다. 작품 속에서 에포닌은 또 다른 “레미제라블”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장발장의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준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코제트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코제트는 장발장의 도움에서 그 끔찍한 여관에서 탈출 한 후(이 이야기의 자세한 내용은 같은 책 2권, 162~179면에 상세하게 나온다.), 파리에 와서는 잠시 수도원에 숨어 살다가 얼마 뒤에 수도원을 나와서 플뤼메 거리에 집을 얻어서 생활했다. 하지만 이곳은 항상 도망자인 장발장과 어린 코제트에게는 대단히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어린 코제트는 이 집의 정원 가꾸는 것을 좋아했고 이 정원을 너무나 사랑했다. 정원의 덤불을 헤치고 돌을 옮겼으며, 나비를 따라다니며 놀았다.

 

 

“아버지, 여기는 무척 추워요. 왜 여기에는 양탄자를 깔고 난로를 들여놓지 않으세요?”

“나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도 지붕 없는 집에 사는 사람이 많단다.”

“그럼 왜 제 방엔 따뜻하게 해 주시고 뭐든지 필요한 건 다 갖추어 주셨어요?”

“그야 너는 여자고 어린애니까 그렇단다.”

“저는 왜 남자는 춥고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때때로 사람에 따라선 그래야 할 사람이 있는 것이란다.”

“그럼 좋아요. 제가 여기서 아버지랑 같이 있으면서 불을 피우시게 만들겠어요.”

코제트는 이런 말도 했다.

“아버지는 왜 그렇게 맛없는 검은 빵만 드세요?”

“그냥 단지 그러고 싶어서야.”

“아버지가 계속 그걸 잡수신다면 저도 그걸 먹겠어요.”

장발장은 코제트에게 검은 빵을 먹이지 않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흰빵을 먹었다. 코제트에게 어린 시절은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코제트는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를 위해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꿈 속에서 보았던 무서운 얼굴처럼 테나르디에 부부의 모습이 코제트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어느 캄캄한 날, 밤에’ 숲 속으로 물을 길러 갔었던 일이 기억났다. 코제트는 그곳이 파리에서 훨씬 떨어진 곳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 지옥 같은 생활에서 장발장이 자신을 구해 준 것도 어렴풋이 생각났다. 코제트는 어린 시절이 마치 지네와 거미와 뱀으로만 둘러싸인 때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잠이 들기 전 이런저런 공상에 빠질 때는 자기와 장발장이 아버지와 딸 사이라는 개념이 확실하지 않게 되어, 어머니의 영혼이 노인한테로 옮겨 가 자기 옆에 머물러 있게 된 것이라고 상상하곤 했다.

 

코제트는 정말 어머니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가끔 장발장에게 물어본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장발장은 입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되풀이해 물으면 그는 빙그레 웃었다. 한 번은 꼭 말해 달라고 조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미소 대신 눈물을 흘렸다. 장발장은 침묵으로 팡틴을 완전히 어둠 속에 꼭꼭 숨겨 놓았다.

 

코제트도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가슴 속에 지우지 못할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불쌍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엄마와 헤어진 후로 다시는 엄마를 만나지 못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는 아예 엄마의 이름조차도 기억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죽으면서 오직 자신의 어린 딸 코제트를 그리워하며 죽었다는 그 사실조차도 그녀는 몰랐다. 코제트는 엄마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자신의 위해 헌신하는 장발장 때문에,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어머니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 그에게 다그쳐서 물을 수도 없었다. 결국 그녀의 상처는 자주 꿈속에서 헛된 환상과 악몽으로 비춰질 뿐이었다.

 

장발장은 행복했다. 코제트는 그와 함께 외출 할 때 그의 팔에 매달려 걸으며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그와 함께 있는 것을 행복하고 즐거워했다. 자기만으로 만족하는 코제트를 바라보는 장발장의 마음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그는 천사 같은 순진한 환희에 젖어 몸을 떨었고 가엾게도 그러한 행복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는 이렇듯 행복의 은총을 받는 한 자신의 삶은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불쌍한 자신이 순결한 한 인간에게서 이토록 사랑받게 해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렸다.

 

하지만, 프랑스에 곧 거대한 폭풍이 불어 닥치려 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