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세상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마법같은 따스한 희망의 메시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스승이 있다고 흔히들 말한다.

책을 가르치는 經師와 삶의 문제를 일러주는 人師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經師는 易求요, 人師는 難求라고들 한다.

즉, 글을 가르치는 선생과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들은 많아서 구하기가 쉬운데,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는 스승은 도무지 구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저자분들은 모두 인사(人師)가 될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는 분들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삶의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는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박완서, 이해인, 윤구병, 김용택 선생님 등은 내가 특히 좋아하는 분들로 이분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밝아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낀다.

아직 인연의 끈 닿지 않아서 실제로는 단 한 번도 만나 뵙지 못했지만, 그분들의 진심이 담긴 글을 통해서 그분들의 마음과 정신과 철학 등을 배우며 교감하고 있다. 

지난 추운 겨울 마음이 스산해 질 무렵.

제목이 가슴에 와 닿는 책 한 권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유심히 책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더니,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띠였다.

신영복! 내 가슴을 뜨겁게 울리는 내 마음의 스승님이시다. 그런데 이 책에 우리 선생님의 평이 적혀있었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게 된 책이다.

공자이후 중국의 큰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는 지셴린 선생님의 100년 사색과 명상이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는 인생교과서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라는 말은 평상시에도 우리들이 일상에서 참 쉽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에는 심오한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지셴린 선생님의 100년 내공을 단 한 마디로 표현한 이 말은 이 시대의 ‘진리(眞理)’라고 할 수 있다.

다 지나간다. 어려운 일도, 하기 싫은 일도, 쓰라림도, 아픔도, 슬픔도, 절망도 때가 되면 언젠가는 모든 것이 다 지나가게 마련이다. 다만 우리는 그저 큰 탈 없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을 가꾸는 지혜와 세상과 소통하는 법 그리고 학문과 일에 대한 마음가짐 등이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곧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이라고 볼 수 있다. 지셴린 선생님의 오랜 지혜와 가르침이 이 책 속에 잔잔하게 녹아 있다. 위대한 스승의 목소리는 삶의 활력이 되고, 자양분이 된다. 씨앗이 물과 태양의 자양분으로 자라나듯이 사람은 훌륭한 스승의 말씀과 가르침으로 성장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한편

별 다섯 만점에 별 열 개를 주고 싶은 이야기책이다.

 

<창가의 토토>란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토토는 지극히 평범한 초등학교 1학년으로 호기심이 많은 아이다. 그런데 이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일주일 만에 퇴학을 당하게 된다. 이 때 토토의 부모는 정말 당황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겠는가?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얼마나 했기에 퇴학이라니? 토토가 퇴학을 당한 것은 순전히 다른 아이들보다 호기심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호기심이 좀 더 많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퇴학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아무튼 토토도 일주일간 학교에 가긴 했지만,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해 어떤 일을 하거나 선생님께 질문할 때마다 매번 벌을 받아야 했으니, 어린 마음에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토토가 처음 입학한 학교는 토토에게도 가고 싶지 않은 학교였다. 결국 일주일 만에 퇴학을 당하고, 다음날 엄마의 손에 이끌어 가게 된 새로운 학교! 이 학교가 바로 도모에 학교다. 이 학교에 처음 입학하던 날 토토는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교장선생님은 토토를 의자에 앉게 하고는 마주보고 앉아 무슨 이야기든지 좋으니까 선생님한테 하고 싶은 얘기를 전부 해 보라고 한다. 그러자 토토는 너무도 기뻐하며 금방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순서도 말투도 좀 뒤죽박죽이었지만, 아주 열심히. 이 날 토토는 약 4시간에 걸쳐 혼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

교장선생님은 그 오랜 시간 동안 단 한번도 하품을 하거나 지루한 표정을 짓지도 않고 토토의 진지하게 다 들어주었다. 나는 고바야시(토토의 교장선생님)선생님께 너무도 큰 감명을 받았다.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들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굳이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토토가 다니는 학교는 아침에 일어나면 정말 빨리 가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날마다 아이들을 즐겁게 하고 설레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지금 과연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가 좋아서 가는 아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도모에 학교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서로를 깊이 신뢰했으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시선을 맞추며 기다릴 줄을 알았다. 교육도 의도된 교육이 아니라,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움을 얻었다. 식사를 하며 식사 예절을 몸소 익히고, 산책을 하며 자연과 생물, 역사 등을 배웠다. 도모에 학교의 교육목표는 아이들이 조금씩 스스로 깨우치도록 인도하고 이끌어주는 것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도모에 학교는 아이들에게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빨리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학교는 학생들로 하여금 오고 싶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우리 학교는 절실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하는가? 부모와 교사는 또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공부는 학교 책상에 앉아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책에 열심히 필기를 하고, 그 필기한 것을 졸졸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어 마시고, 꽃을 보고, 여행을 하며, 아이들이 건전한 정신을 가지고 바르게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바로 참된 교육의 모습이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의도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앞서도 말했지만, 아이들로 하여금 병을 키우게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부모와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 스스로가 자연적으로 학습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믿음을 가지고서 꾸준히 기다리는 것이다. 숙성은 본인의 몫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의 몫인 숙성까지도 교사와 부모들의 다 해주고 있으니, 다시 아이들은 할 것이 없다. 교사와 부모는 아이들의 몫인 숙성만큼은 아이들 스스로가 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만들어 주고 묵묵히 지켜보면서 기다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