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한문학에 대한 개괄서로서 매우 좋은 책이다.

우리나라 삼국시대 한문학 부터 가야, 통일신라, 발해, 고려 500년, 조선시대 500년에 이르기까지 한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총체적으로 망라되어 있어 한문학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는데는에는 이만한 책이 없을 것 같다.

한자, 한문은 삼국시대 이전에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2000년이란 긴 세월동안 사용되어 왔던 문자답게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수많은 문인 학자들이 자신들의 생각, 사상, 느낌 등을 한문문장으로 표현함으로서 빼어난 문학작품을 창작해 내었다. 하지만 잘 알다시피, 단 시간에 그 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섭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바로 이 불가능 할 것 같은 한문학에 대한 역사적 흐름과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대략적으로 살펴보는데 이 한문학사만큼 요긴한 책이 없다. 

 

이 책은 크게

고대편, 중세편, 근대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대별로는 고려와 조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내용면에서는 시문학, 산문문학, 소설문학 등등 한문학과 관련된 가장 기초적이면서 가장 기본적인 논의들이 다양하게 실려 있다고 보면 된다. 

한문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일독을 해야할 책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이 양장본으로 되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다.

 

말이 필요없는 책이다.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노트에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보고 싶은 책을 만났다.

그 책이 바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제목이 책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느 쪽을 펴서 읽어도 참 좋을 책이다.

 

이런 조건, 저런 조건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사랑해야지, 하면

사랑이 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이 사랑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줄 사람이 아니고

나 자신이 없어지는 사랑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는 사랑

그런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을 할 때

조건을 보고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조건 때문에 나중에 헤어지게 됩니다.

사랑은 ‘無條件(무조건)’으로 하는 것입니다.(178면)

 

사랑은 다른 의도가 없습니다.

 

밀당도 사실 필요해요.

상대가 나에게 5를 주었는데

내가 상대를 더 사랑하여 15를 주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묻는 이들이 있어요.

하지만, 너무 주기만 하는 사랑은

처음에는 좋으나 시간이 갈수록

상대는 당연하다고 여기고 나는 지쳐가기 마련입니다.(180면)

 

스님 제가 그 젊은 교수님께 속으로 엄청 짜증을 냈거든요.

처음엔 그분이 싫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 교수님한테 관심을 받고 싶은데 못 받으니까 그런 거더라구요.

나는 오늘 배웠어요.

이유 없는 짜증은 짝사랑의 표현이구나.(181)

 

에세이에 울림과 감동, 뭉클함과 따뜻함 등이 느껴졌다.

법정 스님 이후 좋아하는 스님이 없었는데,

그 빈 자리를 이젠 혜민 스님이 채워 줄 것 같다.

 

한문학 중에 개인 서정을 읊어낸 한시 속의 서사시는 경이로움 자체다.

<이조시대 서사시>는 조선시대에 씌여진 서사시 부류의 작품들을 뽑아서 엮은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상편(1편)와 하편(2편)로 구성되어 있는데, 1편 1부에서 3부까지는 이조사회의 체제 모순과 삶의 갈등, 2편 4부에서 6부까지는 국난과 애국의 형상, 애정갈등과 여성, 예인 및 시정의 모습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 1편 2편을 통틀어 조선시대 여러 문인 학자들 가운데 성간, 김시습부터 시작하여 구한말의 영재 이건창, 매천 황현에 이르기까지 대략 104편 정도 되는 빼어난 작품들이 엄선하여 수록하였는데, 원문과 해석 그리고 작자 소개와 작품 해설까지 곁들여져 놓아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라면 비록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일반독자라도 해도 큰 어려움 없이 재밌게 읽으면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2편에서는 객지에서 늙은 여자의 원성, 김응하 장군을 추도하여, 이충무공의 거북선 노래,

향랑요, 산유화 여가, 최북가, 조령서 호랑이 때려잡은 사나이 등의 이야기들이 서사시의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이 작품의 성격이 어떤 잘 드러나는데 이 책에 실려 있는 여러 서사시 작품들을 꼼꼼하게 정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선시대 사회의 모순과 시대의 아픔, 민초들의 애환 등을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원래 1992년 1월에 창작과 비평사에서 출간된 책을 새롭게 편집하고 재구성하여 양장본으로 간행한 것이다. 근 2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같은 출판사에서 간행되었다. 최근 간행된 <한문서사의 영토>와 함께 봐도 참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