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중국인과 크리스천을 위한 한자 바이블” 이란 문구가 인상적이다.

한자가 언제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와 보급되었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삼국시대 이전에 유입되어 삼국시대,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략 2000여년의 세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우리의 문자로 사용되어져 왔던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 조상들은 오랜 시간동안 자신들의 경험, 생각, 느낌 등을 대부분 한자를 빌어 한문으로 표현했다. 조선, 세종임금시대 훈민정음이라는 한글이 만들어지고 나서도 오히려 한자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사용되어져 왔다.

한자로 기록된 한문 속에는 2000년 우리 조상들이 남긴 정신문화유산이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문자이다. 한자, 한문을 모르고서는 우리 선조들이 남긴 정신문화유산 속에 담겨 있는 의미, 지혜, 경험 등의 소산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 창힐이 새의 발자국을 보고 문자를 지어내어……동방의 문자인 한자에 대한 자원풀이는 성경이 아니면 명쾌하게 이해할 수 없는 비밀이 담겨 있다.(11~2면)”

물론 지금은 한문학 분야의 많은 학자들 도움으로 한글로 옮겨진 번역된 글들을 통해서나마 이해할 수 있지만 만약 한자, 한문을 공부해서 읽고 쓸 줄 알게 된다면, 옛 사람들이 남긴 글을 직접 대함으로써 그들과 소통하는 혜안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자는 배우기가 그리 만만한 글자가 아니다. 우선 글자 수가 워낙에 많고, 또 形, 音, 義 즉 모양과 발음, 뜻을 정확히 알고 쓸 줄 알아야 한자를 온전히 아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한자를 공부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자공부에 도전을 했다가 중도에 포기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신비한 성경 한자의 비밀”은 이 두 가지를 요소를 아주 적절하게 잘 버무려 놓은 것 같다.

특히 “창세기로 풀어낸 설문해자”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를, 허신의 <설문해자>에 근거를 두고 자원을 풀어내었다. 한자에 대한 자원설명과 풀이를 통해서 한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세세하게 가르쳐 줌으로써 한자공부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고, 또 전서체와 갑골의 모습도 함께 첨부하여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한자 상식과 지식에 대한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하지만, 한자해석을 지나치게 성경식으로 풀이한 한 해석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조(朝): 허신은 조(朝)를 ‘아침이다’라고 풀이하였다.

수(水)는 물이 끊임없이 흐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

해(海)는 물 수에 매양 매를 합친 글자로 모든 강물이 다 모이는 곳이 바다라는 뜻이 글자.

주는 배이다. 이는 "고페르 나무로 너를 위하여 방주를 만들되 그 안에 칸들을 막고 역청을 그 안팎에 칠하라(창 6:14)"라는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풀이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칸들을 막고'라는 내용이 한자의 글꼴에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허신은 누군가에게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라는 해석 같은 것이 성경식 해석의 무리로 비춰지는 것 같다.(179면)

허신의 자원에 근거한 풀이로 매일 하루에 한 서너 글자라도 꾸준히 쓰면서 익히다 보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자연스레 한자와 한문 공부에 친해지고, 또한 재미를 붙이는 효험을 볼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자을 공부하다 보면 교양도 쌓이고 우리말의 어휘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는 一石二鳥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려운 어휘, 낱말 들을 보다 깊이 있게 빨리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장식장을 뜻하는 캐비넛이라는 말은 본래 개인의 귀한 수집품을 두는 방을 의미했다.(212면)

 

앤티크, 장식은 집의 품격을 높여주고, 삶의 질을 향상 시켜주는 것 같다. 집을 꾸미고 집안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동서양, 과거, 현재 할 것이 없이 인류의 오랜 역사 문화의 한 부분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집에 누가 오기라도 하면, 청소와 정리부터 하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나는 동양의 골동품, 앤티크, 한옥. 한옥 인테리어 등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만약에 내가 한옥을 설계하고 짓는다면 외관, 즉 겉모습은 한옥으로 하되 집안의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은 서양식으로 꾸미서 동서양의 조화를 꾀하고 싶다.

앤티크는 장식미술. 미술사에서 회화와 조각은 순수미술로 대접을 받아왔다. 그러나 가구를 위시하여 도자기, 은 · 유리 공예품 따위는 소위 ‘응용미술’ 또는 ‘장식미술’ 아니면 ‘공예’라고 불리며 여전히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5면) 그렇다면 순수와 장식의 차이는 무엇인가? 중요한 잣대는 아름다움과 쓰임에 있다 할 것이다.(6면)

 

제프리 박물관은 1600년 무렵부터 현대까지 대략 400년 런던 중산층 가정의 거실을 보여준다. 1630년대 가정의 홀을 보면, 벽에는 참나무 판으로 된 징두리를 두르고, 바닥에는 골풀 엮어 만든 자리를 깔았다. 참나무식탁, 의자, 수납장 외에 벽난로가 인상적이다.(18~21면) 1790년 우리나라 정조 임금 때로 조선후기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이 때 거실을 보면, 150년 전과는 달리 벽에 나무판 대신 벽지를 발랐다는 사실이다.(27면) 그리고 1830년대 오면 거실이 휴식과 오락의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다.

 

1666년 런던 대화재 이후 런던 주택은 기존의 목조에서 벽돌집으로 크게 바뀌었다. 1층은 가게이고, 2층과 3층은 살림집 구조가 많았다. 우리도 지붕에는 화재에 강한 기와를 사용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조선에서는 상상도 못할 건축 설계가 서구에서는 보편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건축 문화를 좀 더 일찍 받아들였다면, 조선의 미래와 앞날이 지금보다는 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장식미술품의 메카, 유럽하면 제일 먼저 떠오는 것이 바로 천장의 조명등 샹들리에다. 그리고 옷을 보관하는 서랍장, 화병 촛대, 보석함, 그리고 옷장, 2층으로 올라가는 집안의 계단 또한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지구촌 하나 시대답게 세계 속의 한국을 빛내고 알리는 방법 중에 하나가 동서양의 조화, 과거와 현대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영국 장식미술 기행>은 내가 알고 있는 동양의 앤티크와 내가 잘 모르는 서양의 앤티크에 대해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서적이 됨과 동시에 럭셔리 한 집을 꾸미고 만드는데 여러므로 도움이 되는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다. 곧 집안의 구조와 인테리어 감각, 장식 수준과 앤티크 안목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유럽의 중심, 신사숙녀의 나라로 정평이 난 영국과 프랑스의 앤티크 문화에 대한 아주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여담 하나 한다면, 책도 이 정도인데, 실제로 가서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느낀다면 어떤 느낌일까? 얼마나 더 깜짝 놀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 장식미술 기행>은 유럽의 가구, 실내 장식 문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 준다.

 

곤충검색도감

봄이 오고 메마른 땅에서 싹이 올라오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덩달아 바빠진 것이 벌레, 곤충들이다. 곤충과 벌레, 곤충하면 매미, 풍덩이, 벌, 나비, 잠자리, 메뚜기 등으로 인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친근감이 느껴지는데, 벌레하면 인상이 찌푸려지고 저절로 바퀴벌레, 지렁이, 벼룩 등이 떠오르면서 징그러운 벌레를 연상하기 쉽다.

 

곤충은 종류에 따라 모양과 빛깔, 무늬 등이 각기 다르다. 이 책 속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쉽게 만날 수 있는 18목 212과 1004종의 곤충이 실려있다.

 

실제로 벌레들 중에서는 비호감으로 생긴 것들도 많다. 모기와 파리도 벌레이면서 곤충인데, 참 싫다.

파리는 웽웽거리며 여기저기 붙어서 싫고, 모기는 피를 빨아 먹어서 더더욱 싫다.

하지만, 곤충 중에는 깨끗하고 유익한 곤충도 많은데, 문제는 내가 아는 곤충의 종류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정말이지 아는 곤충이 드물다. 그러나 곤충도감을 보고 나서 곤충들이 다시 보였다. 이름은 몰랐지만, 한번씩 보았던 곤충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그리고 곤충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새삼 놀랐다.

 

이 책은 곤충의 사진과 크기, 활동시기, 사는 지역, 생김과 특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서술해 놓았다. 사이즈 또한 포켓북 정도의 크기여서 배낭이나 주머니 넣고 다니면서 활용해도 될 정도로 실용적이다. 다만, 곤충에 대한 설명이 너무 간략한 점이 아쉽다면 아쉽고, 사진 또한 딱 한 장 뿐이어서 이 점 또한 자못 아쉽다. 사실 책을 좀 크게 만들더라도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과 더불어 이 보다는 좀 더 상세한 설명, 예를 들자면, 무엇을 먹고, 성격은 어떠한지에 대한 설명이라든가, 세밀화 까지도 삽입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환경이 오염되며, 기계문명의 발달과 도시화로 인해서 예전에는 주변에서 쉽게 흔히 볼 수 있었던 곤충들도 지금은 참 찾아 보기가 참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곤충들은 보면, 예전에는 그 이름을 확실히 알았는데,지금은 긴가민가한 곤충들이 많다. 그리고 가끔 반딧불(개똥벌레), 매미, 벌, 물방개 등을 자세히 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적당한 책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곤충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들은 충분히 전달해 준다고 본다. 곤충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1000 마리의 곤충이 들어 있으니, 아이와 함께 곤충검색도감을 통해 다양한 곤충의 생김과 생태, 특징 등을 꼼꼼하게 학습한 다음, 지금보다 더 따뜻해지면, 들로 산으로 나가서 실제 곤충들을 만나고 접해 보고 관찰해 보고자 한다.